나만 모르는 모두가 침묵하는 이유

뇌정지 오는 리더의 말투

by UNLEAD

‘의견 없으신가요?’


회의실엔 정적이 흘렀다.

김 팀장이 세 차례나 질문했지만, 박대리는 바닥만 바라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대리도, 다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김 팀장은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가슴 한가운데, 마치 가스레인지 위에 올린 냄비처럼, 무언가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집중을 안 하는 건가?’

‘업무 태만? 책임 회피?’

갖가지 의심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일 아침이었다.

보고 준비 때문에 상황을 파악해야 했고, 박대리에게 원인을 물었다


“발주 수량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 몇 달 동안 잘못 나갔습니다. “


예상 밖의 답이었다.

김 팀장은 너무 당황해 이렇게 되물었다


“아니, 왜 체크가 안 된 거죠? 누가 담당한 거예요? 수량 관리는 누가 하는 건가요? “


너무 황당했다

이미 본사 보고가 들어간 사안이고, 단순 전산 오류가 아니라 담당자의 실수라니.

말투가 부드럽게 나올 리 없었다.

이건 명백한 업무 미흡이었고, 기본 중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분노가 올라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


재차 되물었지만 박대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대신 옆의 동료가 나섰다

“박대리, 이날 우리가 메일 보냈잖아요. 답장받았죠?”

“네, 그날 이런 식으로 답장이 왔어요. “

박대리는 겨우 동료에게 대답했다. 그러나 김 팀장의 질문에는 끝내 침묵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직장에서 상사는 단순한 윗사람이 아니다

그는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고, 승진과 보상, 미래를 결정짓는 사람이다

또한, 그 평가는 인사기록으로 남고, 이직이나 업계 평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직장인은 무의식적으로 상사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받아들인다


이게 바로 뇌과학에서 말하는 편도체 과활성화 상태이다


고대 시대에는 곰이나 호랑이를 만났을 때 편도체가 즉각 반응해 ‘도망쳐!’를 외쳤다.

지금은 리더의 말투 하나가 뇌에 같은 경보를 울린다

회피하고 싶은 감정, 얼어붙는 몸,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

바로 뇌정지 상태다.


[당신이 문제예요!]


상사의 말투는 단순한 지적이 아니다.

직원의 뇌는 그것을 사회적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왜 안 했어요?’

‘누가 이걸 빠뜨린 거죠?’


직원 입장에선 신뢰받지 못한다는 느낌, 공격당한다는 공포, 그리고 내가 이 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동시에 올라온다


편도체가 긴급 상황으로 판단하면, 합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은 억제되고, 신체는 본능적 방어반응 모드에 돌입한다

그래서 무서운 것을 보았을 때처럼 얼어붙고 리더의 말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게 된다


[리더의 눈빛 하나로 창의성을 죽일 수 있다]


인산은 본능적으로 집단에서 배척당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다.

과거엔 무리에서 이탈하는 순간 생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사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게 된다.


신뢰가 깨진 조직에선 창의성과 협업이 마비된다.

심지어 눈빛 하나, 말투, 억양, 숨소리만으로도 직원의 뇌는 위협을 감지하고 생존모드로 들어간다


[머리까지 나빠진다고?]


리더의 공격적 언행은 단지 기분 나쁜 것을 넘어서 직원의 인지 기능 자체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큰 실수가 반복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비판, 비난이 여러 사람 앞에서 벌어졌다면?

그건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공격에 또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리더의 감정은 조직의 퍼포먼스다.

감정 조절을 못하는 리더는, 결국 성과도 낼 수 없는 리더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문제 제기는 필요하지만, 말투는 조절할 수 있다

‘왜 안 했어요?’는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요?”

’그게 잘한 거예요?‘ 는 ”이번 판단에서 어떤 기준을 고려하셨나요?‘

‘아니 그건 아니잖아요’는 “제가 생각한 방향과 조금 달랐어요. 다시 정리해 보시죠”

‘그냥 시킨 대로만 하세요’는 “‘일단 이 방식으로 해보고, 결과를 함께 확인해 봅시다. “

‘그것 밖에 못 하나요?’는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이건 단순히 말을 예쁘게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원의 편도체를 자극하지 않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라는 이야기다


[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의 ‘누가’를 담당하진 말자]


리더의 역할은 원인을 규명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말투가 어렵다면 말을 줄이고 먼저 들어보자.

듣는 태도만으로도, 이미 뇌는 위협보다 신뢰를 인식한다.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질문하면 리더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뇌를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팽팽 돌아가게 하는 스위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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