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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생각 Nov 07. 2022

어떤 가치를 품고 계신가요

Next가 없는 삶도 있다

네? 재발이라고요?

지금 표적치료 끝난지 2달밖에  안됐는데요?
1년이나 됐으면 말이라도 안해요. 

왜 그 10%안에 저희 집사람이 들어간거죠? 하....



유방암은 보통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 전 항암치료로 종양의 size를 줄인 후 수술로 종양을 절제한다.

그리고 다시 본인의 암의 성향(HER2, HR, PD-L1)에 따라 표적치료나 호르몬 치료가 들어간다.


내가 담당한 임상연구는 HER2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표적치료 연구이다. 

그렇기에 환자분들은 6회의 항암치료와 수술을 거친 후 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연구에서 진행되는 14회의 표적치료까지 모두 마치게 되면 추후엔 6개월에 한번씩 체크하는 겸 병원에 방문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치료의 끝이 있다. 



하지만 재발한다면? 

이때부턴 끝이 없는 치료가 시작된다.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을 위한 치료가 된다.


나의 담당 환자분은 연구약을 모두 다 무사히 끝마쳤었다. 한시름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 약을 쓴 환자 중 단 10%만 1년이내 암이 재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비통하게도 그 10%엔 내 환자분이 들어갔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태까지 이 약을 쓴 환자 중에 이렇게 빨리 재발하신 분....
저도 처음입니다.



외래 진료 후  환자와 남편분이 의자에 앉아계신 뒷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그들에겐 Next가 있을까



언젠가부터 어떤 일을 하던 가치와 의미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돈은 어떠한 가치를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역으로 

20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그 때 돌아본 내 삶이 흐뭇한 미소가 아닌 공허함과 쓸쓸함만 남는다면.

어떤게 올바른 삶일까.




오늘은 암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신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듣는 외래였다.


아직 안오셨어요? 아직 채혈을 안하셨네요?
아..저 오늘 안가요. 남편이 대신갈거에요.

그리고 저 치료 안하려고요.



그리고 남편분과 같이 들어간 외래에선 나는 느낄 수 있었다.

환자분과 남편분은 아마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굳이 항암치료 하지 마시고 좋은 곳 많이 놀러다니세요.'

라고 교수님이 말해주길 바랬다는 것을. 그래야 그들의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의료진은 현실적으로 수명을 늘리는 길을 말해주는 수 밖에 없다. 



"지금 빨리 치료 시작하셔야 돼요. 이건 선택이 아니라 무조건 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릴게요."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할까?

그리고 나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고 싶은 사람인가?

단단하고 뿌리깊은, 나만의 가치가 있다면 어떤 일이던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난 꽤 오랜시간 고민해왔고 요즘들어 점점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요즘 간호사 일 외에 부동산에 관련된 컨텐츠를 만들고 내년에 출간될 책을 쓰고 있다.

최종 목표는 '돈 그 이상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선사해주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것이다.


First step은 부동산. 

돈과 관련된 컨텐츠들을 더욱 쉽게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 자본을 바탕으로 '돈 그 이상, 삶의 가치'를 쌓아올리는 여러 아이템들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리고 이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선생님, 여태까지 감사했어요.
제가 우선 안사람 설득해보긴 할게요.



내가 Next step을 꿈꾸듯이 


환자와 남편분께도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봤을 때 미소가 지어지시길,

그리고 Next가 있길, 정말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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