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지막을 위해 피가 흐른다

2023.12.31 - PM 09:56

by ByteWriter

내가 20대 초반 이후로 매년 연말, 연초마다 하는 것들이 있다.


연말에 하는 것은 친구들과 하는 송년회, 연초에 하는 것은 맥도날드에서 행운버거를 먹는 것이다. 송년회의 경우는 대학 종강을 하는 것과 시기가 맞았고, 이모가 하는 학원이 연말즈음에는 비어있기에 그 장소를 빌려 송년회를 하기에 좋아 매년 진행했다.


그러던 것이 작년말즈음해서는 학원이 팔리고 하면서 장소가 없기에 송년회를 못했는데 뭔가 연말이 연말답지 않다는 생각이 물씬 들어서 아쉬운 한 해의 마무리가 되었기에, 올해는 따로 방을 잡아서까지 송년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 정도로 송년회를 중하게 생각하다 보니 송년회를 하기 위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점점 회사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편한 마음으로 있고 싶어 세미나의 준비를 미리 끝내고 싶어 밤을 새 가며 준비를 했더니 3일 전쯤부터 잇몸이 완전히 부어서 피가 나더니만 2일 전부터는 턱이 부어서는 간지러워서 긁다가 터져버려 턱끝에서도 피가 주룩 하고 흘러버렸다. 그리고 그 직전날에는 관자놀이에도 뭐가 난 것이 하루만 더 무리하면 정말 피가 흐르는 것으로는 안 끝날 것 같았다.


다행히도 송년회 당일, 약속장소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직전까지 잠을 자니 어떻게 얼굴에 부어오른 것들은 가라앉고 잇몸도 덜 아프긴 하더라. 그래도 양치질을 할 때마다 새하얀 칫솔이 붉게 되는 것은 어서 빨리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다만, 그렇게라도 진행한 송년회는 만족스러웠다. 아마, 한해의 마지막 휴일에 내가 먹은 것들과 어지럽혀진 것들을 치울 걱정 없이 물리적으로 편한 장소에서 좋아하는 친구들과 정신적으로 편하게 있음이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송년회라고 하기에는 별달리 한 것도 없이 만나서 술이나 먹으며 게임을 한 것이 다이고,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이상하게 평소보다 만족스러웠다. 아마,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 풀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해의 마지막을 위해 피를 흘렸다.


그리고 그 피는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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