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을 흔들지 마라
도널드 트럼프가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 대상으로 지목한 조치는 단순한 중남미 지역 이슈를 넘어, 미국의 전 세계적 대외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베네수엘라는 마약 거래, 불법 금융, 제재 회피, 부정선거 논란이 복합적으로 얽힌 권위주의 체제 국가로서, 미국은 이 고리를 통해 반미 진영의 체제 정당성과 도덕적·제도적 취약성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의 마두로에 대한 체포 압박과 사법 절차는 단순한 법 집행이라기보다 정치·지정학적 압박 수단에 가깝다. 이는 베네수엘라 한 나라에 국한된 조치가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축으로 한 반미 성향 권위주의 정권 전반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이는 미·중 패권 경쟁이 군사·무역을 넘어 선거의 공정성, 제도 신뢰, 정권의 정통성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동북아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신호를 보낸다. 미국이 선거의 공정성, 사법·언론을 포함한 제도적 정당성을 외교적 압박의 명분으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압박인 동시에, 미국과 밀접한 동맹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도 일정한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은 미·중 경쟁의 새로운 국면 속에서 더욱 복잡하고 명확한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이 한미동맹과 미·중 경쟁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권력의 정당성과 제도 신뢰, 그리고 동맹의 일관성이 외교·안보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어정쩡한 균형 외교나 방향성 없는 태도는 오히려 국가적 혼란과 전략적 취약성을 키울 위험이 있다.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시기에 한국의 선택은 단순한 외교 노선이 아니라 생존 전략의 문제로 다가온다.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하다. 한미동맹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생존을 떠받치는 필수 조건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