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맵을 다시 그리며 발견한 단 하나의 코어

글쓰기라는 강점과 나답게 일하기 주제 사이에서

by Onda

26년의 첫 글로, 오랫동안 헷갈려왔던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두려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할까.


주제가 커지며 그 주제를 직업으로 삼아야 하나 착각했던 시기. 코어는 여전히 글쓰기였던 것.

휴직할 때 <마음 단단히 일합시다>를 쓰고 나면 내 Next가 명확해질 거라 생각했다. 매번 글을 쓸 때마다 가닿는 주제가 나답게 일하고 사는 것이었고, <마음 단단히 일합시다>는 그 생각들의 결승점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 글을 완성하고 나면 마음 단단히 하는 것과 관련된 사업을 하거나 심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등 그쪽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글을 완성했는데도 그쪽 사업으로 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전히 글이 쓰고 싶었고, 사업을 선택하면 글 쓰는 나를 버리고 다른 역할로 옮겨가야 할 것 같아, 무언가 걸린 듯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0년간 나의 시간을 정리해 보자면, 마케터로 일을 시작했고 → 일을 하면서 만나는 질문/생각/깨달음 등을 글로 정리하면서 ‘글로 구조화하는’ 나의 강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 그리고 글쓰기를 계속하면서 새롭게 만난 키워드가 ‘나답게 일하기’, ‘나답게 살기’였다. → 그래서 이제 나답게 일하기/살기와 관련된 사업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마음 단단히가 커져서 심리 석사를 가는 등의 방향 전환을 할 줄 알았지만 → 여전히 글을 쓰고 싶어 하는 (특히 소설도) 나를 발견했고, 글쓰기는 여전히 중요하다 보니 스스로 방향이 흐릿하게 느껴졌다.


내 일이 어렵다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내 일에 대한 정리가 어려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내 일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한 발짝 떨어져 보면 쉽게 해결될 때가 많으니. 누군가 강점이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작사가/작곡가라면?이라는 질문을 했다. ‘음악’이 강점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푼다. 그런데 이 사람은 나답게 사는 삶에 관심이 많아서 만드는 노래들의 주제가 모두 ‘나다운 삶’과 관련 있다. 이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을 확장해 나가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갈까? 그리고 이 답을 내게도 똑같이 적용해 보기로 했다.


1. 첫 번째로 자신의 노래를 계속 만들기

2. 두 번째로는 사람들이 노래로 자신의 이야기를 찾도록, 노래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

사람들이 이 작사가/작곡가에게 기대하는 바는 명확할 것이다. 동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이 사람을 찾아가지는 않을 것. 뭔가 이 사람이 만드는 주제, 비트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 올 것이다. 이 사람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그 자체는 뾰족해야 할 것이다.

3.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사업하기. 예를 들어 노래로 늘 마음건강을 이야기한다면, 마음건강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는 것.


처음에 나오는 방법일수록 자신의 강점에 가깝고, 현재 자신의 모습과 가까워 전환 비용이 적게 드는 것 같았다. 특히 3번의 경우는 써놓고 보니 주제에만 너무 집중하느라 이미 가진 강점과는 멀어지는 선택처럼 느껴졌다.


음악을 글쓰기로 바꿔서 나를 본다면.

글로 구조화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나답게 일하고 살기를 주제로 가지고 있는 나를 보면.

1. 글을 계속 쓰면서 작품을 만들기 - 이건 의심할 여지없이 무조건 해야 한다고 정리됐다. 휴직하고 5개월간 글을 실컷 썼지만 그럼에도 글쓰기를 계속하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서 마케팅으로 돈을 벌면서 글 쓰는 자아를 지켜주자는 생각까지 하지 않았나. 이것만 계속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2.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일을 스스로 정의하고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돕기 (글쓰기 도구, 워크숍 등)

글쓰기를 알려준다면 내가 무얼 알려줄 수 있는지는 뾰족해야 한다. 동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내 워크숍을 들을 것도 아니고, 그림을 그리면서 나를 돌보고 싶은 사람이 이 워크숍을 들을게 아니니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글쓰기로 나다운 일을 찾는 법 같은 것 아닐까?

나는 ‘글쓰기’를 통해서 나답게 일하기를 찾고, 마음 단단히 일할 수 있도록 나를 돌본 사람이어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답게 일하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할게 아니라, ‘글을 이런 도구로 쓰셔야 합니다’를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답게 일한다는 것, 마음을 돌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인데, 나는 그중에서 글쓰기라는 방식을 찾은 사람이니. 그래서 그간 주제와 코어에 헷갈렸으나 나는 글쓰기가 코어였구나를 깨달았다.

3.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사업하기. 내가 마음 건강을 이야기하니 이와 관련된 무언가를 하는 것.

정리하다 보니, 2번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3번 마음건강 사업은 스펙트럼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글쓰기라는 강점과 마음건강이라는 주제의 비중에 따라 결정되는 스펙트럼. 그런데 최초에 내가 3번 사업을 생각할 때 거부감이 들었던 건 나의 고유한 강점인 글쓰기와 너무 멀어져서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2번 글 쓰는 법을 가르칠 때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뾰족하게 정리하는 것과, 2번 글 쓰는 법과 3번 마음건강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 중 택 1을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나는 뾰족해야 한다는 것에 꽂혀서 이 둘을 헷갈려하고 있었다.


이제 내가 갖고 있던 키워드의 위계질서를 정리하다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나답게 일하고 살기’ 맵을 정리 했었다.

https://brunch.co.kr/@236project/175

그리고 이번에는 ‘나답게 일하고 살기’라는 주제와 '글쓰기'라는 강점을 함께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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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나답게 일하기와 살기라는 주제를 찾았고, 이 주제로 글을 쓰는 건 무조건 1순위로 내가 지속해야 할 것이라는 게 명확했다. 그리고 이제는 글쓰기의 비중을 여전히 높게 가져가면서 내 주제를 살릴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글로 커리어를 정리하는 법과 관련된 도구를 만들거나 강연, 워크숍을 진행해 보는 것이 첫 번째 확장 방향이었다. 그래서 2월 내로 친구들을 모아 워크숍을 1회 해보자로 생각이 정리되고 있다. 워크숍을 한 번이라도 해보고 나면 내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내가 해야 할 것은 이 글쓰기 워크숍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더 뾰족하게 만드는 것뿐이다.


변화된 생각

그래서 몇 주전만 해도 마케팅으로 돈을 벌면서 글을 계속 쓰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글쓰기를 코어로 두고 나의 강점을 확장해볼 수 있겠다고 정리되었다. 살아가는 모습 자체는 겉으로 보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쓰는 것으로 겉모습은 비슷해 보이지만, 코어가 글쓰기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니 덜 흔들리며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5년 휴직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고도 정리했다. 한 번 멈춰보아야만 알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인생을 산다는 건 어두컴컴한 길을 손전등 하나 들고 나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두워 보이지만 갈 수 있는 갈래는 무궁무진하고, 내가 어느 방향으로 손전등을 비추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내 미래 중 한가닥이 보인다. 그리고 한 걸음 걸어야만 그다음에 걸어야 할 길이 보인다. 나는 수많은 갈래들 중에 글 쓰는 삶으로 손전등을 비춘 것이고, 아직도 주변은 어둡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느리지만 한 걸음씩 가고 있다고 믿어볼 수밖에. 그동안 쌓인 직장인 독립 실험 브런치북 글들을 보는데 내 생각이 확장되어 가는 것이 보인다. 이것 또한 신기할 뿐이다.


찬찬히 앞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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