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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da Sep 08. 2021

마케터 종류에 대해

마케터 채용공고 읽는 법

마케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직후 어려웠던 것은 '도대체 어떤 마케터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라고 깨달았던 때는, 이미 사회인이 된 선배에게 마케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 선배가 '어떤 마케터? 어떤 인더스트리의 마케터?'라고 물었을 때 내가 그 질문들을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그 질문을 받은 후부터 '어떤 마케터가 되어야 할지 알아보자'라고 결심은 했는데, 그 어느 곳에서도 딱 맞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도 있고, 일반 회사들에서도 마케터를 뽑는데 나는 어디를 가야 내가 좋아하는 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 감을 잡지 못했다. 어딜 가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드는데, '이게 정말 내게 딱 맞는 한 곳이 맞나?'라는 고민에 인더스트리 또한 좁히지 못했다. 사실 평생직장이 없는 시기에 첫 직장에 대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의도했던 것은 아닌데 일단 어디든 내가 좋아하는 인더스트리에 입사해놓고 방향을 찾는 것으로 커리어를 그려나가게 되었다. 이 방식도 괜찮았구나라고 깨닫는 것은 몇 년이 흐른 뒤, 내게 맞는 곳도 만나보고 맞지 않는 곳도 만나본 다음이었다. 그전까지는 불안하기도 많이 불안했다.

내가 3번의 이직을 통해서 내게 맞는 곳을 찾아가는, 마케터라는 업에 있어서 커리어의 기준을 세웠던 내용은 아래 글에서 볼 수 있다.

https://publy.co/set/1446?referrer=s6nmt1




이제는 너무 잘 알지만 취업 준비 시기에는 알 방법이 없던, 마케터의 종류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일단 첫 번째로, 같은 마케터라고 할지라도 인더스트리,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서 하는 일이 달라진다.


같은 마케터라고 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마케터도 인더스트리의 특성, 브랜드의 상황, 기업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진다. 가령 기업 라이프 사이클 측면에서, 생존기에는 매출액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마케터의 역할이 중요한데, 기업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고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돈을 써도 그만큼의 매출액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서 이보다는 이익의 증가가 더 중요해진다.

그런 곳일수록 마케팅 부서는 돈만 쓰는 부서라며 천방지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마케터 채용도 적게 하고, 하는 업무도 비즈니스를 리드하는 일보다는 SNS 채널 운영이나 브랜딩 차원의 행사 진행으로 영역이 줄어들 수도 있다.

취업준비를 하던 때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에서는 마케터를 그렇게 많이 뽑는데, 내가 가고 싶은 대기업들은 왜 마케터를 뽑지 않는지 늘 궁금했는데, 기업 라이프 사이클 개념을 이해하고 나서야 채용공고의 현황도 이해가 되었다. 이처럼 같은 마케터라고 불리더라도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 하는 일도, 놓인 상황도 다를 수 있다.


두 번째로 마케터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마케터는 개발처럼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처럼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 최선책이 달라지는 일을 한다. 그래서 마케터는 인더스트리의 특징에 따라,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진다. 같은 마케터라도 하는 일이 달라지듯, 세분화된 마케터 역할 역시도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처럼 마케터의 종류는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서,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계속 세분화되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마케터가 나오지만 가장 기본적인 구분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마케터의 종류는 계속해서 늘어난다. 현업을 하다가 비즈니스의 니즈에 따라서 새로운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면 그 역할이 하게 될 일의 이름을 붙여 새로운 마케터의 영역이 만들어지고, 그게 시대 흐름과 맞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하나의 마케터 종류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렇게 마케터는 비즈니스 상황을 읽고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도출하는 형태의 일을 하다 보니 이렇게 직무도 세분화되고, 같은 이름일지라도 회사마다 하는 일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선 인하우스와 대행사의 차이를 보자면, 아래 그림과 같다.


인하우스 마케터는 하나의 브랜드 소속이다. 특정 브랜드 소속으로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자신이 맡은 브랜드를 키워내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된다. 물건을 파는 이커머스 기준으로 브랜드 소속으로 일하는 마케터들은 브랜드 방향성 설정부터 KPI 설정, 상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어떻게 팔 것인지부터 모두 기획을 하게 된다. 그리고 물건을 잘 팔기 위해 광고비를 얼마를 써야 하고, 어떤 매체에 어떤 광고 소재로 광고를 돌릴 것인지까지 end to end로 보는 것이다. 광고 파트를 보기는 하지만 대행사가 매체 선정, 광고 소재 기획을 제안하면 이에 대해 컨펌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된다.


그와 반대로, 대행사 마케터들은 '광고' 파트에 더 전문화되어있다. 광고를 잘 만들고,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 자체가 과제가 된다. 인하우스가 제시한 광고비 내에서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방법에 대해서 제안하고, 매체 선정을 직접 리드한다. 광고 파트를 집중적으로 specialist처럼 보는 것이고, 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한 번에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특징들을 배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대행사 마케터로 근무하면 광고 메시지에 대해서는 더 잘 알지 몰라도, 지금 이 브랜드가 이 상품을 왜 이 금액대로 파는지, 몇 개를 팔아야 마진이 남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이렇게 큰 틀을 알고 나면 채용공고를 읽어나가기가 훨씬 쉬워진다.


그러면 인하우스부터 알아보자!

1) 브랜드 마케터

브랜드 마케터라고 불리기도 하고, 전략 마케터 등등 다양한 언어로 불리는데, 이들의 가장 큰 과제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다. 나 역시도 브랜드 마케터를 맡고 있는데, 전체 비즈니스 상황을 읽고, generalist로 크는 트랙이다. 그래서 이 역할의 채용공고를 보면 아래와 같이 브랜드 방향성 정립부터 광고 집행까지의 end to end의 큰 내용이 담겨있다.   

통합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 리딩

브랜드 맵 개발 및 아이덴티티 요소 개발

브랜드 자산 평가 및 STP 전략 수립

마케팅 전략, 예산 수립

마케팅 채널별 전략 수립 및 목표 설정

TV/옥외/디지털(웹, 모바일) 마케팅(캠페인, 광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을 기획, 실행

마케팅 효과 측정 및 최적화를 진행 및 KPI 수립 및 지표를 관리

대행사 운영, 관리

퍼포먼스 마케팅 팀과 연계하여 마케팅 효율과 효과 극대화


여기에 매출 목표라는 KPI를 갖고 있는 브랜드라면, 아래의 JD도 추가될 것이다.   

브랜드 매출 목표 리딩

프로모션, 기획전, 온라인 컨텐츠 등의 마케팅 활동 기획 및 운영

신규 제휴사 발굴 및 제휴 마케팅

프로모션 기획


회사가 브랜드 마케터에게 바라는 것은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를 읽고 이 비즈니스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말하는 것에 더 가깝다. 왜 지금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에 필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고, 이를 진행했을 때 매출 목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수치적으로 논의가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직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그다음 어떤 인더스트리를 가는지에 따라서 봐야 하는 뷰도 달라지고 해야 하는 액션도 달라진다. 브랜드 마케터는 숫자 또한 봐야 한다.


그리고 이 직무는 프리랜서화 하기가 쉽지 않다. 브랜드를 책임지고 키워내고, 매달 매출목표를 달성해야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나누기 어렵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달리는 기차에 올라탔다. 9월 목표 매출을 잘 마무리하면, 10월의 목표 매출이 기다리고 있다.


2) 퍼포먼스 마케터

두 번째는 인하우스 소속 퍼포먼스 마케터에 대해서. 대행사에도 퍼포먼스 마케터가 있지만, 인하우스 소속이라면 브랜드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만 한다.

브랜드 마케터보다는 상대적으로 '광고 집행'에 더 포커스를 두기는 하지만, 대행사의 퍼포먼스 마케터보다는 비즈니스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이 직무는 이런 JD를 가지고 있다.   

AARRR에 기반하여 KPI 제시

광고 데이터 기반 마케팅 컨텐츠 방향성 제시

각각의 매체 KPI 설정

각각의 매체 효율 분석

SA, DA 운영 및 최적화

Paid media 발굴 및 테스트

트랙킹 툴 (GA Firebase, appsFlyer, 광고 관리자 data) 등 활용하여 데이터 성과 측정 및 인사이트 도출, 신규 매체 발굴

캠페인 A/B 테스트 통한 가설 수립


이처럼 브랜드 마케터보다는 광고 효율 분석이라는 파트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는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첫 직장에서 퍼포먼스 마케터에 해당하는 일을 했었다. 지표를 높이기 위해, 광고를 몇 시에 트는 것이 좋은지, 네이버 검색광고를 집행한다면 키워드의 최대 CPC를 얼마로 설정할 것인지 전체 비즈니스를 보되 이처럼 광고 효율에 대한 분석을 더 깊게 했었다. 그 때의 나는 '린 분석' 책을 거의 달달 외우듯 보았고, 웹 베이스 서비스여서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GA, 각 매체 관리자 대시보드만 매일 봤던 기억이 난다.


3) 컨텐츠 마케터

컨텐츠 마케터는 상대적으로 숫자에 대한 이야기가 적은데, 이런 JD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 제품, 광고 컨텐츠 기획 및 제작 (사이트, 유튜브, 블로그, SNS 등)

상품 상세 페이지, 프로모션 이벤트 페이지 기획

이미지 배너 제안

SNS 운영

카피 라이팅

사진, 영상 촬영 및 편집


4) CRM 마케터

마지막으로 요새 강화되고 있는 파트인 CRM 마케터는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터로 고객이 유입된 후 재구매를 이끄는 활동을 리드하는 마케터이다. 가령 재구매율은 얼마인지, 몇 개월 단위로 우리 고객은 재구매를 하는지, 재구매를 할 때 구매하는 상품은 무엇인지, 어떤 메시지에 워킹하는지, 어떤 액션을 하다 고객이 멈추었을 때 몇 번 푸시를 해야 다시 그 액션을 다시 시작하는지 등등 고객의 '퍼널'에 대해서 분석하고 전환율을 높이는 일을 한다.   

마케팅 퍼널별 성과 분석 및 지표 개선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액션

고객 타겟별 캠페인 기획 및 운영

내부광고 (SMS, EDM, in-app message) 세팅


5) 그 외

그 외에는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서 다양해지는데, 가령 어떤 상품을 파는지 중요한 회사에서는 상품기획 역시도 마케팅팀 소속이다. 마케팅팀 소속으로 매출 목표를 가기 위해서 트렌드를 읽어내며 상품을 기획하고 price ladder를 짜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것도 마케터의 역할일 수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의 상황에 따라서 마케터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세분화된다.


이렇게 브랜드 소속에서 각각의 마케터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서 배워보았다.   


2. 대행사 마케터

대행사 마케터도 인하우스 마케터와 종류는 비슷하지만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광고 단을 더 집중적으로 본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니즈에 따라서 대행사 종류도 이렇게 디벨롭이 된다.   

IMC 종합대행사

퍼포먼스 마케팅만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

컨텐츠, 광고 같은 크리에이티브를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


그렇게 대행사가 맡고 있는 업무에 따라서 특화된 마케터들이 채용된다. 가령 퍼포먼스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에서는 당연히 퍼포먼스 마케터가 필요할 것이고, 클라이언트 (인하우스 마케터)가 유입 이후에 전환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 전환 단을 볼 수 있는 CRM 마케터라던지, 그로스 해커 등을 채용하면서 구조가 세분화될 것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퍼포먼스 마케터가 된다면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고, 자신이 맡고 있는 다양한 클라이언트 (인하우스)들의 광고 효율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추후 방향성이 페이스북 광고 파트의 전문가가 되는 형태로 성장할 수 있다.

광고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지만, 나는 인하우스에만 있다 보니 대행사에서 인하우스로 온 분들이 겪는 어려움만 알고 있는데 처음 겪는 어려움이 '큰 그림을 보는 것'에 대한 것이다. 가령 커뮤니케이션 소재라던지 광고 효율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몰라도, 이 광고를 통해서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를 직접 정하지 않았고 클라이언트가 준 숫자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기에, 목표부터 설정해야 하는 인하우스 업무를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이처럼 마케터의 종류, 마케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주니어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선택의 기회는 여러 번 오기 때문에 '처음'하는 선택을 너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퍼포먼스 마케터로 일하다가 회사의 상황에 따라서 전략을 그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브랜드 마케터가 되어보기도 하고 하면서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인하우스에 있다가 대행사로 가기도 하고 대행사에 있다가 인하우스로 갈 수도 있기에, 조금은 선택에서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이 글이 마케터로 첫 발을 내딛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m.yes24.com/Goods/Detail/11859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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