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옹도 번역이 되나요?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는 방법

by 고양이수의사

우리는 답답하다. 고양이들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자꾸 우리를 무는지, 대체 무슨 음식이 먹고 싶은 건지, 왜 나를 빤히 바라보는지 고양이에게 직접 듣고 싶다. 우리는 그저 꿈꿀 뿐이다. 고양이가 우리에게 사람의 언어로 나긋나긋하게 속마음을 말해주는 그날을 말이다. 귀여운 상상을 하다 보면 이내 끔찍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넌 또 늦니?”

“화장실 좀 제때제때 치워라.”

“물 좀 자주 갈아 놓을 순 없겠니?”


보나 마나 이런 잔소리 지옥이 펼쳐질 것이 뻔하다. 차라리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말지 내 옆에서 끊임없이 말로 핀잔을 주는 고양이는 상상만 해도 무섭다. 그동안 쌓인 게 많은 우리 고양이의 불만을 우리가 견딜 수 있을까? 집사들이 고양이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탓에 답답하게 살아온 고양이들은 이때다 싶어 그동안 쌓아둔 속마음을 끝도 없이 풀어놓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의 말이 듣고 싶다. 고양이에게 호되게 혼나거나 비난받더라도 상관없다. 우리는 간절하게 알고 싶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아픈 데는 없는지, 아프면 어디가 아픈지, 그리고 나랑 사는 지금이 행복한지. 이런 것들을 고양이에게서 들을 수만 있다면 고양이의 잔소리쯤은 견딜 각오가 되어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언젠가는 고양이 말을 번역하는 기계 하나쯤은 나올 거라는 기대도 하게 된다. 우리가 고양이 번역기를 손에 넣는 그날은 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불가능하다. 애석하게도 언어는 인간만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뇌를 가지고 있다. 언어 능력에 지대한 능력을 미치는 ‘전전두피질’이 인간 뇌의 30%를 차지하는 반면 고양이는 이 영역이 뇌의 3%밖에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인간은 언어를 받아들이는 베르니케 영역과 언어를 구사하는 브로카 영역이 크게 발달되어 있고 이 두 장소가 궁상섬유라는 10차선 고속도로로 이어져 있어 복잡한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언어적 사고가 발달한 인간은 문장으로 생각하고 표현한다. 사랑이나 정의 같은 추상적 개념도 사용하고 과거를 추억하거나 미래를 계획하기도 한다. 거짓말에 능숙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럴 수 없다. 지금 눈앞의 상황과 자극에 반응하고 행동할 뿐이다. 혹시 운이 좋아 굉장히 성능 좋은 ‘고양이 번역기’가 나오더라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말은, “불안!” 또는 “편안해!”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는 지능이 높으니 말 몇 마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양이를 흔히 3살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존재로 표현하기도 한다. 워낙 고양이의 인지 능력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정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하다. 고양이는 여러 대상 중에 다른 하나를 찾아내기도 하고 어떤 것을 숨겼을 때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이토록 영리한 고양이들도 인간의 언어만큼은 가지지 못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 덕분에 고양이들은 ‘지금, 여기’에 머무를 줄 안다. 인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다. 사람은 과거를 후회하고 다가오지 않은 일을 불안해하느라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해 행복을 놓친다. 하지만 고양이는 지금을 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양이의 행복은 우리가 걱정할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따사로운 햇볕과 몸 누일 곳만 있으면 그들은 이미 충분히 행복할 테니 말이다. 인간은 필요 이상으로 고사양의 옵션을 획득한 탓에 만족 없이 힘들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양이의 마음을 끝내 알 수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다행이면서도 불행한 사실은 고양이들이 우리에게 이미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고양이는 소리와 몸짓, 행동으로 끊임없이 사람에게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단지 그들이 인간의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것을 놓치고 있다. 우리도 답답하지만 매번 오해받는 삶을 사는 그들은 더 힘들지도 모른다.


“나는 반갑다고 발라당 누웠는데 그놈의 배는 왜 이렇게 만져대는 거야?”

“나는 지금 형아랑 노는 중인데 왜 자꾸 엄마는 뜯어말리고 혼내는 거야?”


고양이들이 이런 문장형의 독백을 할 수는 없을 테지만 굳이 우리 식으로 의역해 보자면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의사 표현을 해도 무시당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우리는 큰 ‘좌절’을 겪는다. 그것이 계속되면 무기력해지고 결국 소통을 포기하게 된다. 고양이들도 그렇다. 그 결과 자기가 원래 사용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기 시작한다. 우리를 깨물고 할퀴거나 목놓아 우는 방식으로 말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다른 행동 문제를 보이거나 몸이 아프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양이들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바로 고양이의 언어를 공부하고 그들의 의사 표현을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사람의 입장에서 고양이를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을 함부로 넘겨짚지 않는 것이 좋다. 나도 모르게 내 감정을 고양이에게 투영하는 일도 멈춰야 한다. 고양이들을 의인화하지 않고 그들의 신체 언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고양이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나오지도 않을 고양이 번역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고양이에게 애정을 가진 누구나 훌륭한 고양이 통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생각을 번역하려면 고양이들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들은 표정과 몸짓, 자세 그리고 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냄새와 페로몬도 중요한 소통 방식 중 하나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고양이의 언어를 해석할 때는 두 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다. 첫 번째,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 두 번째, 맥락을 같이 해석할 것.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고양이를 또다시 오해할 수 있다. 마치 책을 단 한 권만 읽은 사람처럼 고양이를 편협하게 바라보게 될 위험이 있다. 두 가지를 잊지 말자. 종합적 판단과 맥락 읽기.




우선 눈부터 살펴보자. 빛에 민감한 고양이는 효율적으로 빛을 조절하기 위해 동공이 세로로 길게 되어 있다. 편안한 상태의 고양이는 동공이 살짝 커져 있기도 하고 완전히 닫혀 있기도 한다. 눈을 게슴츠레 뜬 상태로 있기도 하고 완전히 감고 쉬기도 한다. 고양이가 겁을 먹거나 흥분해서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동공이 완전히 열린다. 얼핏 보면 귀여워 보일 수도 있겠으나 고양이 입장에서는 매우 두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물론 고양이가 있는 공간이 어둡다면 동공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지만 빛이 충분한 상황에서 고양이의 눈이 완전히 산동 되어 있다면 고양이가 무척 놀래거나 겁먹은 상황일 수 있다.


고양이는 눈을 꿈뻑꿈뻑 천천히 감았다 뜨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안전한 공간에서 보호자에게 그러한 신호를 보낼 때는 친근감의 표현이자 현재 편안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고양이끼리의 갈등 상황에서 한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면 상대를 달래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고양이는 사회적 관계가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기술이 부족하다. 화해를 하기 위한 행동이 고작 눈을 깜빡거리는 것, 혀로 윗입술을 핥는 것, 고개를 피하는 것 정도밖에 없다. 다묘 가정에서의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쫑긋 솟아 있는 고양이의 귀도 많은 것을 말해준다. 심신이 안녕한 고양이는 귀가 앞을 향해 똑바로 서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귀여운 고양이의 귀모양 그 자체다. 귀가 점점 옆으로 눕기 시작한다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고양이가 혼란스럽거나 불안한 상황일 수 있다. 한술 더 떠서 귀가 완전히 뒤로 젖혀지고 몸에 바짝 붙었다면 고양이가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때 고양이에게 계속해서 접근하거나 고양이를 자극하면 방어적으로 공격성을 보일 위험이 있다. 겁에 질린 고양이는 죽기 살기로 싸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안정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양이의 꼬리는 평소에는 편안하게 늘어져 있기도 하고 기분 좋게 살랑거리기도 한다. 자신감이 넘치고 호기심을 보일 때는 꼬리를 수직으로 세우고 돌아다닌다. 사이좋은 고양이들끼리는 꼬리를 서로 휘감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다가 위협을 느끼거나 두려운 상황에 처하면 꼬리를 몸에 붙이거나 배 아래로 숨긴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복종한다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저 무서워하고 있을 뿐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양이가 크게 놀라거나 공포를 느끼면 꼬리를 크게 부풀리기도 한다. 고양이는 불쾌감을 느낄 때 꼬리를 채찍처럼 신경질적으로 휘두른다. 혹시 고양이를 만지다가 자주 물리는 집사들은 우리 고양이가 물기 전에 이런 신호를 보내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행동은 고양이가 그만하라고 우리에게 보내는 거절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대개 고양이의 동공이 커지고 귀도 자꾸 눕고 우리 손을 향해 자꾸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고양이가 물기 전에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지 말자.


평상시에 아주 편안하고 바른 자세로 사뿐사뿐 걷는 고양이들은 겁을 먹으면 쭈구리가 된다. 점점 머리가 어깨 아래로 내려오고 무게 중심이 뒤를 향한다. 너무 무서울 때는 완전히 바싹 엎드려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게 된다.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상태의 고양이들은 오히려 똑바로 서서 무게 중심이 약간 앞을 향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약간의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고양이들은 몸의 털이 서거나 꼬리가 부푼다. 크게 놀란 고양이들은 할로윈 캣(Halloween cat) 자세라는 독특한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등을 아치 형태로 만들고 꼬리를 비롯한 온몸의 털을 부풀리듯 세운다. 어린 고양이들이 놀이 중에 이러한 자세를 보이며 통통 사이드 스텝을 밟을 때는 그냥 놀이 중에 너무 흥분해서 그런 것이니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혹시 고양이들이 우리 옆에서 자꾸 발라당 눕는다면 그건 아주 편하다는 신호이니 기뻐하자. 다만 절대 배를 만지라는 신호는 아니기 때문에 굳이 만지다가 물리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고양이는 몸짓뿐만 아니라 소리도 사용하는데 크게 3가지로 나뉜다. murmur sound는 고양이가 입을 닿고 내는 소리다. 대표적으로 골골송, 즉 purring이 있다. 이것은 고양이들이 안정감을 느낄 때 주로 내는 소리이다. 하지만 매우 큰 위협을 느낄 때에도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소리이기도 하다. 골골송이 내는 소리의 주파수는 신체를 치유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vowel sound는 고양이들이 입을 벌렸다가 닫으며 내는 소리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야옹’이 가장 유명하다. 주로 사람과 소통할 때 쓰는 소리다. 옆집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의 야옹은 뜻도 목적도 다르다. 우리가 고양이의 야옹에 어떻게 반응해 왔느냐에 따라 명령어에 할당되는 기능이 달라지기도 한다. 좀 더 고통스러운 울음소리인 howling도 있다. 대개 편안한 야옹은 짧고 높은 소리이지만 스트레스 상태의 울음은 더 길고 끝이 내려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아우우웅’ 하듯 울고 다니는 고양이들은 어디가 아프거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open mouth sound는 말 그대로 입을 벌리고 내는 소리다. 대부분 상대방과의 거리를 넓히려는 ‘퇴치 행동’에 해당한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침을 뱉듯 캭하는 소리, 하악질, 싸우기 전에 격하게 소리를 지르는 yowling 등은 대부분 고양이들이 갈등 상황에 있거나 심각한 위협을 겪었을 때 낸다. 이런 소리들은 스스로 의도해서 내는 것이 아니다. 비자발적 소리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내는 소리라는 점을 기억하고 우리 고양이가 성격이 더럽다는 오해는 하지 말자. 대신 고양이가 아프거나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봐 주자.


고양이는 냄새로 자신의 영역을 인지한다. 고양이에게 영역은 전재산과도 같다. 사이좋은 고양이들은 서로의 체취를 블렌딩 함으로써 집단의 냄새를 만들어 서로를 확인한다. 그만큼 냄새는 고양이에게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는 뇌의 후각망울이 아주 발달되어 있어 후각이 사람보다 10배 정도 더 예민하다. 고양이들은 자기의 영역에서 다른 냄새가 강해지면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강한 향수나 디퓨저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페로몬도 고양이의 의사소통에 큰 역할을 하며 고양이들끼리만 확인할 수 있는 제2의 냄새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는 앞니와 입천장 사이에 있는 구멍을 통해 서골코기관이라는 곳으로 페로몬을 빨아들여 이를 해석한다. 볼, 이마, 발바닥, 꼬리, 젖꼭지 주변 등 몸의 여러 부위에 페로몬을 분비하는 샘이 있다. 자신의 몸을 열심히 문질러 페로몬을 여기저기 묻힘으로써 다른 고양이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페로몬은 서로의 영역을 확인하는 역할도 하고 각자의 상태를 알려주기도 한다. 내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건강한지 아픈지, 생식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등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우리가 고양이를 위한 페로몬을 분비할 수는 없지만 안정감을 주는 합성 페로몬 제품을 제공해 주면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받는 고양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각각의 의미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 강조한 것처럼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우리말에도 뉘앙스가 있듯이 고양이의 언어에도 그만의 분위기가 있다. 평소 활력에 문제가 없고 쉴 때 편안하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들은 평화로운 상태다. 이 고양이들은 자세히 들어보면 골골송을 부르고 있을 때도 있다. 반면에 고양이가 경직되고 자세가 낮아지고 동공이 커지고 귀가 자꾸 멀어지며 눕는다면 고양이가 두렵거나 스트레스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으르렁거림과 하악질까지 보이고 있는 고양이들은 언제든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니 주의하자.


맥락 또한 중요하다. 고양이가 그럴만한 상황이어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뜬금없이 그랬는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편안하게 잘 지내는 고양이가 손님이 오면 숨어서 나오지 않거나 공격성을 보인다고 해보자. 이 고양이는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이런 경우 가급적 손님의 방문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꼭 와야 하는 손님이라면 미리 항불안제도 처방받아서 먹이고 혼자서 안전한 공간에 조용히 숨어 있게끔 해주면 된다. 이렇게 피할 수 있는 자극원에만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을 최대한 차단하거나 줄여주면 괜찮다. 다만 맥락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양이가 잘 지내다가 사소한 생활 소음에 갑자기 사람을 공격한다든지, 급발진하듯 달려들어 물고 할퀴는 상황이 그렇다. 이런 경우에는 고양이가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어 행동의학 진료를 거친 뒤 약물 처방이 필요하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다. 공격하는 고양이도, 다치는 사람이나 다른 고양이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특별히 공포스러운 상황이 아닌 일생 생활 속에서 고양이가 겁에 질린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평상시에 심한 불안을 겪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고양이의 언어를 해독하는 능력을 얻고 나면 보이지 않던 우리 고양이의 다양한 감정이 보인다. 고양이가 언제 불편한지 알고 미리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게 된다. 다만 그에 못지않은 큰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재밌기만 하던 SNS 속의 고양이들의 속마음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집사는 신나서 고양이를 카메라 앞에 두고 이리저리 흔드는 중인데 정작 고양이는 겁에 질려있는 것이 보인다. 고양이의 지능을 테스트하거나 나를 신뢰하는지 확인하는 등의 챌린지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예전처럼 마냥 귀엽다고 웃을 수만은 없게 된다. 물론 대부분의 집사들이 고양이를 괴롭히기 위해서 악의를 가지고 그런 영상을 올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만 보기 아까운 우리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을 공유하는 건 집사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이기도 하니까. 단지 안타까울 뿐이다. 즐거운 건 사람뿐이라는 사실이 말이다. 많은 보호자들이 고양이의 신체 언어를 읽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고양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사실 별다른 것이 없다. 우리가 그들만의 습성을 알고 존중해 주는 것. 끊임없이 우리에게 걸어오는 고양이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양이들은 이미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행복의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슬픔, 불안, 분노를 고양이에게 떠넘기지 말자. 죄책감이나 막연한 걱정대신 애정을 가지고 고양이들을 부지런히 관찰하자. 우리는 이미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훌륭한 번역기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