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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9. 2023

감정 잘 챙기면 글 쓰기 쉽다

작은 일에 느끼는 감정


어제 기분 좋았던 일 있었습니까? 어제 기분 나쁘거나 속상했던 일 있었습니까? 이렇게 물어 보면, 대부분 사람이 특별한 일 없었다고 대답합니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별 기대도 없었던 큰 선물을 받거나, 자녀가 대학에 입학했다거나, 집을 새로 사서 이사하는 등 뭔가 '큰' 일이 생겼을 때에만 기분 좋았다고 말합니다. 슬픔, 아픔, 고통, 좌절 등에 대해서만 속상했다고 하지요. 


조금만 더 자세히 질문하면, 금세 전혀 다른 답변이 돌아옵니다. 좋고 나쁨의 기준을 너무 크게 갖지 말고, 사소한 즐거움이나 실망도 괜찮으니 다시 말해 보라고 말이죠. 아침에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맞았을 때,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표정이 밝을 때, 모처럼 라면을 끓였는데 그 맛이 아주 좋았을 때. 이렇게 사소한 즐거움과 기쁨을 매일 누리면서도 그것이 즐거움이나 기쁨인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상하고 나쁜 일이야 그냥 지나쳐도 아무 문제될 것이 없지만, 행복한 일들은 단 한 순간만 놓쳐도 손해입니다. 모든 순간이 기쁨일 수는 없겠지만, 마땅히 누려야 할 유쾌한 시간마저 아무 느낌 없이 지나쳐버리면 언제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38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18기, 4주차" 함께 했습니다. 오늘은 감정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는데요. 글감에 관한 고민이 많은 우리 작가님들에게 감정을 소재로 글을 쓰면 한결 수월하다는 내용으로 강의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비만 내려도 좋아했고 짜장면만 시켜 먹어도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온갖 다양한 경험을 하는 바람에 작은 기쁨 작은 만족 작은 감사 작은 행복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남편에게 명품백을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아마 매일 쓸거리가 넘쳐나지 않을까요. 회사에서 승진한 것 같은 기분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글감에 대한 고민 따위 사라질 겁니다. 


사람은 이성적인 동물이긴 하지만,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마땅한 생각을 많이 한다 하더라도, 뭔가 결정하고 선택할 때는 감정이나 감성에 따르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동물은 감정이 없습니다.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느낄 수 있어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감정을 살펴야 합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떠한가.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가. 화가 난다고 해서 화만 낼 게 아니라, 지금 내가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 '감정'으로 살아가자는 의미입니다. 화를 내는 것보다, 화가 났다는 사실을 글로 쓰는 게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입니다.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면, 지금보다 열 배는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열 배는 더 글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금 기분은 어떻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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