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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29. 2023

글 쓰기도 바쁜데 강의 준비까지 해야 한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늘 하는 말인데요. "글 쓰고 작가가 되고 싶은데, 직장을 그만둘 순 없으니 고민이다." 회사에 가면 글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주말에 글 쓰려고 하면 회사 업무가 자꾸 생각 나서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업무는 업무 대로 엉망이고 꿈은 꿈 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예전 막노동 현장에서 일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일꾼들 다 같이 힘을 합해야 할 일도 있었고, 한 쪽에서 각자 맡은 바 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둘 다 중요한 일입니다. 개별 작업을 하다가 호각 소리가 나면 얼른 모여 힘을 쓰곤 했지요. 일 잘하는 사람은 양 쪽을 오가면서 자기 몫을 다 했고요. 일 못하는 사람은 우왕좌왕했습니다. 모여서 일할 땐 자기 작업 걱정하고, 개별 작업을 할 때는 호각 소리에만 연연했던 겁니다. 


매일 글을 쓰고 강의 자료도 준비합니다. 둘 다 중요한 일입니다. 예전에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글을 쓸 때는 강의 자료 걱정하고, 강의 자료를 만들 때는 글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글 쓸 때는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강의 자료 만들 때는 자료 만드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정신없이 바쁜데도 어느 하나 펑크 내지 않고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재미' 때문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경우에는 한 가지 일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듭니다. 재미를 느끼며 일하면 둘 아니라 서너 가지 일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재미 있다는데 뭐가 더 문제가 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자신이 하는 일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저는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다고 여기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좋아하는 게임 하나 없고, 즐기는 취미도 하나 없겠습니까. 그랬던 제가, 지금은 무슨 일을 해도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이 잘 되어서 재미를 느끼는 게 아니라, 재미 있게 일해서 성과를 낸 것이지요.


제가 삶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방법을 공유합니다. 참고해서, 자기만의 재미를 만끽하시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만의 답을 찾아 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적어도 재미를 느끼기 위한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첫째, 재미 있게 살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재미'라는 것이 삶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재미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둘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비가 내리면, 그 비가 내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주는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모든 사물과 사건과 상황과 사람을 의미와 가치로 해석하면, 그 때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아무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는 일에 재미 느끼는 사람은 없겠지요. 의미와 가치는 '내'가 부여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하고요. 


셋째, '지금'에 집중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다음'을 걱정하며 살거나 '이전'을 후회하며 살아갑니다. 나의 통제권을 벗어난, 아무 쓸모없는 생각이지요. 우리는 언제나 '지금'을 살아갑니다. 지금 내가 버스를 타고 이동중이라면, 버스에 탑승한 채로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과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최대한 많이 담아내야 합니다. 


넷째, 결과보다는 과정에 몰입해야 합니다. 책 한 권 출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글 한 편 쓰면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재미는 항상 지금 하는 일에서 느껴야 합니다. 산에 오르는 동안 충분히 재미와 행복을 느낀 사람은 정상에 오르지 못해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잘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는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손에 땀이 나게 마련입니다. 긴장하면 재미 없습니다. 즐겨야 합니다. 신이 나야 합니다. 노래 좀 못 부르고 춤 좀 못 추면 어떻습니까. 무대에 올라 신나게 부르고 춤추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요. 


글 쓰기도 벅찬데 강의 자료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매일이 치열하고 바쁩니다. 그런데요. 쓰지 못한다는 생각, 강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면 당장 눈물이 쏟아지고 삶의 활력을 모조리 잃을 것만 같습니다. 제게는 글 쓰는 것도 재미이고 강의하는 것도 재미입니다. 재미 빼면 늙고 병드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재미가 있으니 글도 쓰고 강의 자료도 만드는 것이지요. 오늘도 '엄청' 재미 있는 하루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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