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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16. 2024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먼저다, '옹알이 글쓰기'

본능 활용하기


갓 태어난 아기는 며칠만 지나면 옹알이를 시작합니다.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옹알옹알거립니다. 어른들은 그 모습을 마주하며 "아이고, 우리 OO이가 그랬어요!" 하며 기특하게 여깁니다. 아기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 이름 세 글자 쓰는 데에만 몇 년 걸립니다. 그것도 부모나 유치원 선생님이 가르치고 또 가르쳐야만 겨우 가능한 일이죠.


이름 쓰는 데에만 몇 년이 걸린다는 얘기는, 제대로 글 한 편 쓰기까지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뜻입니다. 그림일기 하단에 들어가는 고작 3~4줄 쓰는 것도 다섯 살은 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A4용지 1.5매 채우는 건 어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말하기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가 혼자 알아서 옹알거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인간의 본능이 아닙니다. 유인원들이 동굴에 벽화를 그린 것으로 보아 인간이 표현의 욕구를 가졌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메시지를 정하고 뒷받침 근거를 들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식의 글쓰기는 결코 타고난 본능이라 할 수 없겠지요. 


말은 본능이니까 누구나 기본은 합니다. 의사 소통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논리와 구조면에서, 그리고 설득력과 표현력의 측면에서 다소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하기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본능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달된 겁니다. 


글은 본능이 아니라 했습니다. 배우고 익혀야 가능합니다. 부단히 연습하고 훈련하고 공부하고 반복해야 일정 수준 이상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글 쓰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어요!"라고 하소연하는 이들 많은데요. 네, 맞습니다. 당연한 현상입니다. 본능이 아닌 일을 새롭게 시작하여 익숙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니까 쉽지 않을 수밖에요.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본능이 아닌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본능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말부터 해야 합니다.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을 '옹알옹알'해 보는 것이죠. 말로 먼저 풀어낸 다음 글로 옮기면, 처음부터 글로 쓰는 것보다 한결 수월합니다. 


독서에 관한 글을 한 편 쓰기로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머리로 고민하기보다는 우선 말로 중얼중얼 뱉아 보는 겁니다. 


              뭐 쓰지?            

              독서 습관? 독서 방법? 독서 효과? 딱 부러지게 정리할 만한 게 없는데.            

              난 책을 얼마나 읽었지? 10년쯤 되겠네.             

              난 책을 어떻게 읽지? 좀 느린 편이지. 아니지. 많이 느린 편이지.            

              좀 빨리 읽는 게 좋지 않나? 아니야. 난 느리게 읽어도 충분히 좋아.왜? 그냥. 느긋하니까. 급할 게 뭐 있어. 편하게 즐기면서 읽으면 되는 거지.            

              슬로리딩에 대해 써 볼까? 느리게 읽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는 내용으로.             


위에 쓴 것은 글이 아닙니다. 제가 입으로 중얼중얼 뱉은 내용을 정리한 메모 혹은 낙서에 불과합니다. 말을 계속 하다 보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성향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말 그대로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것이죠. 


이렇게 먼저 말로 중얼거린 후에 글을 쓰면, 뇌는 그냥 막 쓸 때보다 생각의 체계를 잡습니다. 글 쓰는 데 한결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주제는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정도로 잡으면 될 테고요. 내용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책 읽은 경험담으로 채우면 됩니다. 마지막에는 독자들에게 "부담 내려놓고 편하게 읽자"고 권하면서 끝냅니다. 


인간이 가진 본능을 잘 생각해 보면 거의 모든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쾌락 추구와 위험 회피라는 본능으로 마케팅 언어를 구성하고요. 어렵고 복잡한 걸 싫어하는 본능을 감안해서 쉽고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명합니다. 호기심 본능을 자극해서 사람을 모으기도 하고, 보호 본능을 건드려 모금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무런 준비 없이 태어납니다. 일단 태어나고, 살기 시작하고, 계속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사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지요. 저는 이러한 인간 본능을 글쓰기에도 적용했습니다. 일단 씁니다. 계속 씁니다. 쓰면서 하나씩 배우고 익혔습니다. 글 쓰는 방법을 조금씩 알게 되었지요. 


말하기는 본능입니다. 글쓰기는 본능이 아닙니다. 말하기가 글쓰기보다 먼저입니다. 글 쓰는 것보다 말하는 게 쉽습니다. 그러니까, 말부터 먼저 하고 난 다음에 글을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강의 시간에도 몇 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수강생들이 실천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당장 글 한 편 쓰는 것에 급급해서 '말부터 해 본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게 힘들고 어렵다 하면서 쉬운 방법을 알려주는데도 연습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습관이라는 게 이처럼 무서운 거지요. 


연습하면 좋아집니다. 말부터 하고 난 다음에 그 내용을 글에 옮기면, 메시지와 논리와 맥락 등 다양한 초점이 한꺼번에 맞춰집니다. 말할 때 낙서나 메모를 병행하면 효과는 열 배로 커집니다. 빈 종이 한 장 꺼내 앞에 펼쳐 놓고,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중얼중얼하면서 마구 낙서해 보세요. 글 쓰는 건 어렵고 힘들지만 중얼거리며 낙서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말부터 먼저 한 후에 글 쓰는 연습을 반복하면 또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말하기 실력도 함께 향상 된다는 사실이죠. 일상 생활에서 즉흥적으로 주고 받는 말보다 한 가지 주제로 향하는 말하기 연습이 훨씬  논리와 체계를 갖습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입니까? 온라인 시대, SNS 시대, 개인 방송 시대, 비대면 시대. 그 어느 때보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중요성이 큰 세상입니다. 두 가지 도구의 실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방법! 옹알이부터 한 후에 글을 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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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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