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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Jan 29. 2024

작가, 영양 공급 끊어지면 안 됩니다

치열하게, 독서!


어느 정도 글을 쓸 줄 안다거나 책 몇 권 출간했다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하는 작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흘만 글을 쓰지 않아도 머리가 콱 막히고 손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는 태도가 가장 위험합니다. 글을 쓰든 강의를 하든 공부를 계속해야 마땅합니다. 


류시화의 글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앨런 클레인의 책을 읽으면서 웃음을 찾고 줄리아 카메룬의 <아티스트 웨이>를 펼쳐 루틴을 되찾습니다. 독감으로 열흘 넘게 식은땀을 흘리면서 멘탈 붕괴되었을 때 제가 읽은 세 권의 책입니다. 


작가에게 최고의 영양 공급원은 책입니다. 독서는 작가에게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읽지 않는 자 쓰기 힘들고요. 제법 읽었다는 건방이 글을 망칩니다. 차는 일정한 거리를 달리고 나면 기름을 넣어야 하고, 휴대전화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충전해야 합니다.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끝 없습니다. 매일 꾸준히 책 읽으며 영양을 공급해야만 참한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글쓰기/책쓰기 관련 도서를 읽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철학이나 심리학 또는 드라마 대본집이 큰 도움 되었습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심 있거나 재미를 느끼는 책이라면 가릴 이유가 없겠지요. 


글을 잘 쓰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부담이나 압박을 갖는 것은 오히려 독서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작가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완전히 빠져들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공부가 되는 것이지요.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그리고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 등을 오롯이 '체험'해 보는 것이 글쓰기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속독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문장 하나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태도가 글 쓰는 사람에게는 더 필요합니다. 책 읽는 속도가 원래 빠른 사람이 굳이 속도를 줄일 필요는 없겠지요. 마찬가지로, 느리게 읽는 사람이 애써 빨리 읽으려고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만의 속도로,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귀하게 여겨야 하겠습니다. 


독서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쉽고 가벼운 책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남 눈치 볼 것 없습니다. 동화책도 좋고, 초등 교과서도 좋습니다. 활자를 읽는 습관부터 들여야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습니다. 


그조차도 하기 쉽지 않다면, 대형서점 나들이라도 자주 다니면 좋겠습니다. 책을 가까이 하고, 이런 저런 책을 들추다 보면 서서히 관심을 갖게 됩니다. 당연히 도서관도 좋겠지요. 날씨도 춥고, 어디 마땅히 다닐 곳도 없습니다. 여행 일정 잡고 정식으로 떠날 게 아니라면, 일상에서 서점이나 도서관 나들이 습관 들이는 것도 책을 가까이 하는 좋은 방법이 될 테지요.


'그냥 읽기'보다는 독서노트를 쓰면 더 좋습니다. 많은 이들이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며 하소연하는데요.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데에서 그치기 때문입니다. 어떤 공부든 잊지 않으려면 '자기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이해한 후 자기 언어로 정리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말이지요. 


이왕이면 SNS에 서평이나 독후감을 발행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뭔가 가르치거나 전달하거나 설명할 때 비로소 온전한 나의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서평을 쓰면 책 내용을 자기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의미 있는 활동도 하는 셈이라 더욱 가치 있습니다.


독서에 관해 이쯤 얘기하면 어김없이 불만이 터져나오곤 합니다. 책 한 권 읽을 시간도 없는데 독서노트에 서평까지 쓰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는 볼멘 소리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딱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독서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저, 전과자 파산자입니다. 인생 완전히 박살나서 죽네 사네 했던 사람이지요. 그랬던 제가 지금은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은 인생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기적 같은 변화와 성장이 가능했던 도구가 바로 독서라면, 도전해 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사는 게 고만고만해서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 많은데요. 지금은 유례 없는 위기와 혼란의 시대입니다. 세상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서 그 속도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거나 분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간 결국 급물살에 떠내려가는 부목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얘기지요. 


자기 중심 갖는 최고의 수단은 독서입니다. 목숨 걸고 책 읽어야 합니다. 매일 읽어야 합니다. 모두가 치열하게 책을 읽어야 하는 시대인데 글 쓰는 작가라면 오죽하겠습니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영양 공급 끊어지면 끝장입니다. 한 페이지씩이라도 매일 책 읽기를 권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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