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Jan 29. 2024

철없는 어른 되기

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 앨런 클레인


어른이 어른답다는 건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안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부모나 선생이 대신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아이들인 거지요. 어른이라면, 자신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스스로와의 약속도 마찬가지고요. 


'책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가식과 위선입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 아무 생각 없이 빗속으로 뛰어들어 마구 소리를 지르고 웃고 춤을 추는 모습. 이렇게 한다고 해서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어른들이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며 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일. 기쁜 소식에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는 일. 분수대에 솟아오르는 물줄기 속으로 몸을 던지는 일.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라며 혀를 차곤 합니다. 


어젯밤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47명 작가님들과 제 46회 서평 쓰는 독서모임 "천무" 함께 했습니다. 이번 선정 도서는 앨런 클레인의 <아이처럼 놀고 배우고 사랑하라>입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내 안에 있는 작은 아이를 다시 찾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철없는 어른이 되기로요. 남의 눈치를 보면서 근엄한 표정과 자세로 힘겹게 살아가는 일,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기쁠 때는 기쁘다 말하고, 슬플 땐 눈물을 참지 않으며, 힘들 땐 어깨를 기대고, 지금은 어제와 내일을 생각지 않고 오직 이 순간에만 몰입할 수 있는 아이 같은 태도로 살기로 했습니다. 


과거 제 삶을 돌이켜보면, '무거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심각하고, 어둡고, 진지하고, 부담과 압박 심했습니다. 모두 제가 자초한 결과지요. 책 읽고 글 쓰고 강연하면서, 가볍게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가볍게 살아서 더 행복하고 풍요로워졌습니다. 인상 팍팍 쓴 채 쓴 글과 웃으면서 쓴 글, 아무 다를 게 없었습니다. 


사람이 불행한 이유는 "세상과 인생은 이러해야 한다"는 자기만의 기준 때문입니다. 어른이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내 안에 있는 아이의 순수함과 열정을 억누른 채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거죽을 벗어던지고, 더 가볍고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합니다. 


한 권의 책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또 한 번 경험하게 될 겁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이래서 책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독감, 뒤통수, 다시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