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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Feb 23. 2024

메멘토 모리, 집착

가치에 집중하는 인생


다들 비슷한 생각이겠지만, 저도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했는데도, 사업 한 번 크게 실패하니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감옥에 앉아서 생각했지요. 다 헛일이구나. 


열심히 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란 뜻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지요. 평생을 전력질주 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까 "여기가 아닌가벼" 하면, 얼마나 허탈하겠습니까. 


감옥에 잠깐 들어간 정도만으로도 인생 무상을 느꼈는데, 삶의 끝에 이른다면 얼마나 많은 후회와 아쉬움을 남길지 상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듭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지요. 돈이나 성공 따위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지금 시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평생을 다투었습니다. 돈 때문에 싸우고, 자식들 때문에 싸우고,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 싸웠습니다. 오죽하면, 명절에 산소를 찾을 때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그럴 때마다 두 분 또 싸우고 있구나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그랬던 두 분이 지금은 나란히 땅 속에 묻혀 계십니다. 평생을 아옹다옹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셨는데, 저리 맥 없이 누워만 계신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두 분만 그런 걸까요. 돈만 좇으며 살았던 사람도 땅 속에 있고, 권력과 명예만 추구하던 사람도 땅 속에 있고, 누군가를 못살게 굴고 괴롭히던 사람도 땅 속에 있며, 시기와 질투로 괴롭게 살았던 사람들도 모두 땅 속에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모두 다시 깨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요. 먼저 살았던 인생처럼 또 그렇게 살까요.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살아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말로 들립니다. 삶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주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영혼이 있다면, 어쩌면 그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전생을 돌이키며 후회와 한탄을 쏟아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는, 그들이 그토록 후회하는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고요. 인생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가. 죽고 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할 것인가.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 소중한 것을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얼마만큼 했는가. 죽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떤 존재로 기억하길 바라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 나는 오늘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했는가. 


메멘토 모리는, 결국은 다 죽을 테니 대충 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라는 신호지요. 인생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저는 그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났는데요.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사람을 만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다들 "어쩔 수가 없다"는 말로 고개를 떨구었지요. 


글 쓰면서 살겠다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그건 돈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강연가가 되겠다 했더니 그건 아무나 하는 거냐고 코웃음을 쳤습니다. 책을 출간한다 했더니 그 책을 누가 읽겠냐고 조롱했습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한다 했더니 시간 낭비라고 하고, 작가가 되겠다는 사람 돕겠다 했더니 너나 잘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말을 하면, 세상은 언제나 "안 될 거다, 힘들 거다, 어려울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다 절반을 날려먹었으니 저도 양보하고 싶은 생각 없었습니다. 그냥 했습니다. 글도 쓰고 강연도 하고 SNS도 하고 책도 냈습니다. 


만약 제가 주변 사람들 말에 휘둘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삶의 끝에 이르렀을 때 얼마나 땅을 치며 후회를 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알려드릴까요? 사람들이 안 된다고 했던 수많은 일을 다 이룬 지금에, 제가 다시 한 번 물어 봤습니다. "글 쓰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이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사람들 반응이 어땠을까요? 네, 맞습니다. 저 보고 참으랍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 하고요. 너무 일을 크게 벌리지 말랍니다. 저,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신분으로 막노동판에서 삽질할 때도 사람들은 저를 말렸고, 지금 더 없이 풍요롭고 당당하게 살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저를 말립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항상 반대만 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발목을 잡기만 합니다. 딴지를 걸고 트집을 잡고 시비를 붙이고 길을 가로막습니다. 진실을 알고 나니 오기가 생겼지요. 너희들은 열심히 막아라! 나는 무조건 넘을 테니!


여기서 잠깐!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도 당장 멈춰 짚어야 할 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만, 이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며 내가 진정 바라는 인생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존재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건 바로 '나 자신'입니다. 


글을 쓰고 싶다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내고 싶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미라클 모닝에 도전하겠다 하면서 자꾸만 피곤하다 말하고, 다이어트 하겠다 선언해 놓고선 힘들다 어렵다는 말만 합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맨날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노릇입니까. 죽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얼마나 소중한 인생인데, 대충 살다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자기 인생에 미안한 줄 알아야지요.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는 전과자 파산자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제 인생 멋지게 다시 일으켜세웠는데, 감옥에도 안 갔다 온 사람이 뭐가 무서워서 망설이고 주저하고 있는 건가요. 


인생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가 결정해야 합니다. 삶의 마지막을 마음속에 분명하게 간직하면,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해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기준을 벗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오늘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 일을 한다면,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면 인생은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무언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말하면서도,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돈 많았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의 일과를 가만히 살펴보면, 돈을 버는 것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거든요. 글 쓰고 싶다는 사람이 하루에 글을 한 줄도 쓰지 않고, 다이어트 하고 싶다는 사람이 하루에 운동을 십 분도 하지 않습니다. 이건 뭐 아이러니도 아니고 나태도 아니고, 그냥 말이 안 되는 현상인 거죠. 


죽음을 눈앞에 떠올리면, 당장 하고 싶은 일들이 줄줄이 생각납니다. 하나씩 도전합니다. 그 끝이 성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인생을 '과정'이라 하는 거겠지요. 


이제 대학교 2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 하는 거 따라하지 말고, 너 하고 싶은 걸 해라. 뭘 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는 말만큼 얼빵한 소리는 없다. 하고 싶은 일, 즐기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무조건 찾아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만으로 이미 잘 사는 거다."


아들에게 진심 다해 하는 말이니까 우리 수강생들에게도 합니다. 저 자신, 그리고 저보다 더 소중한 제 아들에게 목에 핏대를 세우고 하는 말이라서 여기 블로그에도 자신 있게 쓰는 겁니다. 늘어져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요. 


총선을 앞둔 정치판은 세 살 먹은 애가 보기에도 엉망이고, 의사들이 사람 생명을 뒷전으로 여기고,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시합 전날 탁구를 치고, 성공팔이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사람들 꼬셔 돈벌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본질과 가치를 내다버리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세상이 된 것이지요.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는 게 아주 일상인 인간들이 넘쳐납니다. 온라인 댓글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고요. 좀 잘 나간다 싶은 사람 있으면 물고 뜯고 끄집어내리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감사 따위 안중에도 없고, 뒤통수 치고 배신 때리면서도 정당하다 주장하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지금 세상 정상이 아닙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정말로 진창이 될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 무엇이 소중한 가치인가 깊이 생각해야 하며, 자신이 정한 가치를 위해 매일 흔들림 없이 살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나와 내 인생에 대한 예의이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태도일 테지요. 


돈과 성공이 아니라, 가치에 집착해야 합니다. 하루하루 대충 살 게 아니라, 메멘토 모리를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감옥에서 심장을 긁어대며 오열했던 시간들. 다시는 그런 후회와 참담한 심정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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