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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Mar 26. 2024

글 쓰고 책 읽으면 인생 바뀝니까?

우문현답


"글 쓰고 책 읽으면 인생 바뀝니까?"

지난 8년 동안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입니다. 질문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일수록 변화와 성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지요. 만약 제가 위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렇다!"고 단호하게 답했다면, 아마 지금 자이언트 수강생은 열 배로 불어나 있을 겁니다. 


"운동하면 인생 바뀝니까?"

이 질문은 어떻습니까? 아마 많은 사람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대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요. 운동하면 인생 바뀝니다. 하지만, 긍정의 대답을 한 사람들 모두가 놓치고 있는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운동해야 하는가. 기간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습니다. 


하루이틀 운동한다고 해서 인생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 달 두 달 운동한다고 해서 인생 바뀌지도 않습니다. 네, 맞습니다. 오랜 시간, 평생 운동하면서 살아야 인생 바뀌는 것이지요. 프로필 사진 한 장 멋지게 찍었다고 해서 인생역전 이룰 수 없습니다. 요요현상으로 예전 살찐 모습으로 돌아가버리면 잠깐의 변화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글쓰기와 독서도 이와 같습니다. 글 한 편 쓴다고 해서 인생 바뀌지 않습니다. 책 한두 권 출간한다 해서 삶이 확 바뀌지도 않습니다. 책 몇 줄 읽는다고 해서 변화와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수십 권 책 읽는다 해서 벼락부자가 되는 일도 없습니다. 글쓰기와 독서로 '빠른 시간에' 인생 바꾸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전부 허풍이고 과장입니다. 


다만 한 가지, 제가 단언할 수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면, 적어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을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글 한 편 쓰는 거야 어떻게든 가능하겠지요. 그러나, 매일 글을 쓰려면 상당한 생각과 고민과 연구를 해야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 보는 눈 키울 수 있습니다.


책 한 권 읽는 정도로는 아무런 변화 느낄 수 없습니다. 허나, 매일 꾸준히 책을 읽으면 다양한 삶과 타인의 생각을 간접 체험함으로써 통찰력과 사고력 등 삶에 필요한 지혜와 혜안을 키울 수가 있는 것이죠. 


변화와 성장에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시간이고, 둘째는 물리적 양입니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상 진리이며 인생 법칙입니다. SNS 세상이다 보니, 무엇이든 "쉽게, 빨리" 이룰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광고가 넘쳐나는데요. 조급한 마음으로 애쓰지 않고 결과를 만들고 싶어하는 많은 이들이 그런 광고에 혹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매일 묵묵히 실행해야 합니다. 돈 많고 빽 좋은 인간들이 원칙 무시하고 사는 모습 보면 힘 빠지겠지만, 그런 인간들 때문에 소중한 내 인생 망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허공에 동동 떠다니는 허상을 접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처참한 인생 살았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꾸준히 글 쓰고 책 읽었더니 결국은 달라졌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 지금은 누구도 저를 이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저는 작가이자 강연가입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의 대표입니다. 시간을 허락하고 매일 꾸준히 실행하면 누구나 '다른 인생'을 만날 수 있습니다. 


2016년. 제가 블로그도 시작하고 강의도 시작했던 해입니다. 당시 많은 이들이 제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블로그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너무 미련한 방법이다, 수강생 모집하는 방법도 너무 구닥다리다, 시간 오래 걸린다, 그러다 포기할 거다, 쉽고 빠른 비법을 배우도록 해라......


8년 지났습니다. 제게 조언했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단 한 번의 우하향 곡선 긋지 않고 지속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하루하루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행위들. 매일 글 쓰고, 매일 책 읽고, 매일 블로그 포스팅 발행하고, 매일 강의 준비하고. 당장은 아무런 성과도 나타나지 않는 지난하고 단조로운 일상. 바로 이것이 시간과 물리적 양의 힘입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삶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모습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기적도 아니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라진 인생도 아닙니다. 꾸역꾸역, 차근차근, 우직하게, 미련하게, 매일매일, 그렇게 완성한 삶입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 그래서 저는 남은 인생에서 또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얼마든지 이겨낼 자신이 있는 겁니다. 


비법 찾던 사람들, 아직도 비법 찾고 다닙니다. 하루하루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간 사람들 모두 상당한 변화와 성장을 이뤄내 웃으며 인생 즐기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인가. 각자의 선택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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