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이고 싶은 바람에 저항해야 한다

꽃길 따위 없다

by 글장이


세상은 혹독합니다. 대기업에서 사회생활 시작했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가 저를 지켜주었지요. 지켜주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그 울타리가 제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습니다. 10년 다닌 직장 그만두고 세상으로 나왔을 때, 생각지도 못했던 찬바람에 몸이 시렸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단 한 번의 꽃길도 만난 적 없습니다. 제가 운이 없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는 원래 꽃길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 누구도 꽃길을 걷지 않았습니다.


인생에 꽃길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이 "꽃길만 걷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없는 걸 바라는 마음을 허상이라 합니다. 환영을 좇는 것이지요. 그 끝에는 불행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꽃길을 바라는 게 아니라 삶에 닥치는 모든 고난과 역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인생에서 뭔가 배우고 깨닫고 성장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성공하거나 일이 잘 풀릴 때는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습니다. 실패, 고난, 역경, 시련, 고통, 갈등, 좌절, 절망 등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겪을 때 비로소 삶을 직시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문제와 고민을 만납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만 해결하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인생이라 여기고 즐깁니다. 발등의 불만 끄려 하는 사람이 잊고 있는 게 있습니다. 그 불을 끄고 나면 또 다른 불이 붙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무 문제도 없이 평온한 삶이면 좋겠지요. 허나, 그런 인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그 누가 아무런 어려움이나 고민 겪지 않고 살아가겠습니까.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인물일수록 더 큰 상처와 아픔을 가진 경우 허다합니다.


부모 잘 만나 어린 시절부터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사람도 그 속에는 나름의 고통과 갈등과 외로움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남을 보면 꽃길 걷는 것 같고 나만 맨날 가시밭길 걷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의 비교일 뿐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전국 수많은 예비 작가들과 함께 글 쓰고 이야기 나눴는데요. 그들 중 단 한 명도 삶이 평탄했다 말하는 사람 없었습니다. 우리는 꽃길을 만나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거친 황야를 걸으며 성장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죠.


그렇게 험난한 과정 거치며 배우고 익힌 지식과 정보와 지혜를 가지고 다른 사람 인생 도우며 살아야 합니다. 존재 가치란 이런 것이죠. 내 앞에 닥친 문제 하나 해결하고, 그래서 꽃길 만나길 바라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다른 사람 돌아볼 여력조차 없을 겁니다.


사람 마음은 자꾸만 편하고 쉬운 삶을 바라는데요. 인생 제대로 살고 싶으면 그런 안일한 마음에 저항하는 정신을 키워야 합니다. 눕고 싶고, 먹고 싶고, 취하고 싶고, 편하고 싶고, 칭찬과 인정만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땀 흘리고 싶지 않고, 좋은 옷에 좋은 차 타고 싶고, 아무 불편함 없는 사람들과만 수다 떨며 편하게 만나고 싶고......


계속 그렇게 비닐하우스 속 안전한 인생만 추구하다간 봄비 한 방울에도 쓰러지고 말 겁니다.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겪은 삶의 풍파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우여곡절 겪은 탓에 세상과 인생을 더 많이 알고 있지요. 그래서 존중해야 마땅한 것이죠.


하나뿐인 아들에게,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아들에게 매일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살다 보면 별 일 다 생길 것이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고 절망하며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마저 들 수 있다, 삶이란 마땅히 그런 거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대신 반드시 다시 일어서라! 꽃길 바라다간 아빠한테 혼날 줄 알아라!


온라인이나 SNS를 보고 있자면, 무슨 일이든 "쉽고, 빠르고, 편하다"는 식의 광고가 넘쳐납니다. 꽃길 바라는 사람 심리를 이용하는 마케팅입니다. 이런 광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뚜껑 열어 보면, 정말로 쉽고 빠르고 편한 방법은 없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살아 봐서 알지 않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내리막길 수월하게 내려가려면 반드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눈에 뭐가 씌인다 하지요. 뭔가 꽃길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착각이 사기 당하기 쉬운 마음 상태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내게 닥치는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을 테고, 나는 그 모든 일들을 거뜬히 겪고 버티고 이겨낼 거라고 다짐해야 합니다. 혹여 잠시라도 꽃길을 만난다면, 거기에 취하지 말고 꽃길 깔아준 사람들의 수고와 애를 기억하는 품격을 갖추는 게 도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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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없습니다. 바라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마세요. 매 순간 마음 속에 스물거리는 허영과 망상에 저항하는 곧은 심지를 키우시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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