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성찰이 되는 순간
나는 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가 돌아보았습니다.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품었습니다. 원칙을 세우면 절대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신념도 가지고 살았습니다. 나태하고 핑계 많은 사람을 증오했습니다.
무너진 삶을 바로세우기 위해 잠시도 딴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내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험한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뒤통수를 친 이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품고 살았습니다.
실패한 삶을 다시 재건했다는 뿌듯함에 다소 건방진 마음도 갖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았고, 이 만큼 해냈으니 남 부러울 것 없다고 생각하며 고집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옳다고 믿는 생각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여겨지는 생각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뭐라고 표현하든 제가 주로 하는 생각들에는 사랑과 다정과 순수와 관대 등이 빠져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건조하고 딱딱했습니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통증이 심합니다. 어쩌면 제가 그 동안 해왔던 수많은 생각들이 너무 날카로와서 저 스스로를 찌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의 경향이 인생 방향을 결정합니다. 내 생각이 따뜻하고 부드러우면 삶도 다정하게 흘러갑니다. 내 생각이 날카롭고 치명적이면 인생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사리사욕의 좁은 한계에 마음을 가두어 물질적인 성공만 앞세웠습니다. 내 몸, 내 영혼, 내 가족, 내 주변 사람들 챙기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알아차렸으니 다행입니다. 육체적인 고통을 계기로 생각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깨달았으니 고통의 가치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마음을 좀 너그럽게 가져 보려 합니다. 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까지 다 품을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채찍보다는 응원과 격려를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증오와 분노의 감정보다는 따뜻하고 다정한 생각을 더 많이 하려 합니다. 인자하고 너그러운 남자 어른이 되기는 힘들겠지요. 그러나, 이런 생각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이전과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지금에 만족하고 감사한 생각도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사실 저는 더 이상 가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풍요롭고 넘치는 삶을 누리고 있거든요.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기를 쓰고 살았는데, 이제는 고삐를 조금 늦추려 합니다.
아무 일 없이 멀쩡하게 잘 살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할 기회조차 없었을 겁니다. 나 잘났소 하고는 독불장군처럼 살았을 테지요. 끔찍합니다. 몸과 마음의 고통은 계기가 됩니다. 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몸이 아픈 만큼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겁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만, 호흡을 크게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고통의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때 내가 많이 아팠던 덕분에 삶의 방향이 달라지고 생각도 더 깊어졌다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한 고난으로 넘어가지 않고, 내 삶을 지탱하고 확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지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돈 벌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닐 때,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자기 인생을 소홀히 여길 때, 눈앞에 닥친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느라 급급할 때. 이런 때에는 생각이란 걸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주로 어떤 성향의 생각을 하는지 가늠할 틈조차 내기가 힘들지요.
사업 실패하고 감옥에 있을 때 처음으로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매 순간 생각하며 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스쳐지나는 생각, 부정적인 생각, 이익만을 추구하는 생각 등은 진정한 생각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생각해야 하고, 내가 어떤 말을 하는가,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 나는 어떤 인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생각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타인과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궁리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들이야말로 삶을 건실하게 만들고 행복한 성공을 추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가치라 할 수 있겠지요.
마음이 힘들 때는 괴롭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몸이 아플 때는 고통스럽다는 생각만 듭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몸이든 마음이든 영원한 고통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세월이 흐른 후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을 때, 지금의 이 순간들이 그저 괴롭고 고통스럽기만 한 시간으로 남아서는 안 되겠지요.
많이 아팠었다. 그런 말 말고, 뭔가 하나라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 사는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해 보려 합니다. 자꾸 아프다 아프다 해 봤자 나을 것도 아니고, 어차피 시간이 경과해야만 해결 될 문제라면 지금의 이 고통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약대로 삼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부질없는 생각들로 보냈던 세월을 수습하려 합니다. 바람직한 생각들로 제 삶을 다시 채워 보려 합니다. 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생각의 성향을 바로잡고, 고통을 성찰로 바꾸는 결단을 내려 봅니다.
잡생각하는 시간들만 잘 추스려 방향 수정해도 인생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겁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