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글 한 편 쓰자는 얘기입니다
인생 전반전을 실패로 마무리했습니다. 감옥에 앉아 있을 때 허탈하고 막막했지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아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달라져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방법은 쉽게 느껴졌습니다. 이전까지 살아온 방식과 정반대로 하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욕심 내려놓고, 경청하고, 정리정돈 잘하고, 불평불만 없애고......
한 달쯤 시도해 보고는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변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자기계발 분야에서 말하는 변화와 성장이라는 게 사실은 엄청난 결심과 노력이 필요한 거였구나. 도저히 자신 없었습니다.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중에 문득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는 분노나 원망, 회한과 후회 따위를 모조리 쏟아붓겠다는 생각으로 썼거든요. 그런데, 자꾸만 그런 종류의 글을 쓰다 보니까 마음이 더 우울해지고 글도 별로 재미가 없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작가가 쓴 책을 많이 읽었는데요. 저는 항상 샤프를 들고 밑줄을 그으며 읽거든요. 자기계발서든 에세이든 제가 밑줄 그은 부분들을 보면, 한결 같이 제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작가들은 모두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썼던 것이지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붓고 있었고, 기성 작가들은 타인의 인생에 도움을 주는 글을 쓰고 있었던 겁니다. 당시에는 큰 깨달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글을 한 번 써 볼까 생각한 정도입니다.
시간이 흘렀고, 저는 꽤 많은 글을 썼습니다. 잠시도 펜과 종이를 놓은 적 없습니다. 출소 후에도 노트북을 끼고 살았거든요. 마치 글 쓰는 일에 미쳐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신기한 현상은요. 오랜 시간 글을 쓰면서, 그러니까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면서, 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게 되었고, 책도 많이 읽었으며, 욕심도 내려놓고,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였고, 주변 정리도 깔끔하게 했으며, 불평불만도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달라져야겠다는 결심으로 노력을 했을 때는 참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느꼈습니다만, 다른 사람 돕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더니 저절로 '좋은 인생'을 살게 되는 거였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제가 매일같이 했던 생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날 것인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거 아닙니다. 오직 한 가지! 어떻게 해야 우리 수강생들로 하여금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딱 이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자기계발 열풍의 시대란 말도 이제는 부족할 지경이지요.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노력하라!"
저는 위대한 성인도 아니고, 세계적인 명사도 아닙니다. 누군가를 돕는다고 하면 거창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경험을 바탕으로 보자면, 한 편의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을 돕는 충분한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과 전제가 필요합니다. 아무 글이나 막 쓴다고 해서 타인을 도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나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도 않은 내용을 가지고 공자님 말씀처럼 나열하는 정도로는 남을 도울 수 없습니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일과 사람과 사건을 통해 배우고 깨달은 바를 적고, 또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도 있다는 등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어야 비로소 '돕는 글'이라 할 수 있겠지요.
어렵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 많이 써 보았던 일기를 예로 들자면요. 경험한 내용을 쓰고 느낌을 적은 다음, 독자들에게 도움일 될 만한 메시지가 없을까 고민하는 습관만 들이면 됩니다. 처음에는 메시지가 잘 떠오르지 않거나 어설프게 나올 수도 있지만, 연습을 반복하면 누구나 그럴 듯한 메시지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삶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다들 한 번쯤 시도해 보아서 잘 알겠지만, 변화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잠시 변화한 것처럼 보여도 금세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 돕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제대로 된 변화 방법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제가 지금 심하게 아픕니다. 온몸의 통증 때문에 잠시도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매일 병원 가서 주사 맞습니다. 이렇게 아파 보니까요. 몸 아픈 사람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몸 아픈 사람들 위해서도 글을 쓰려 합니다. 제가 경험했기 때문에 쓸 수가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내용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글의 주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봉사나 헌신처럼 위대한 일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그저 매일 글 한 편 쓰자는 얘기지요. 자신의 이야기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존재 가치도 느끼고,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잘 살려는 노력도 기울이게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