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중독을 권합니다
돈 중독에 걸린 적 있습니다. 다 필요없고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앞에서는 가족도 친구도 뒤로 밀쳐버렸지요. 삶은 피폐했습니다. 결국 저는 실패했습니다.
이후로 불평과 불만 중독에 걸렸지요. 세상 탓, 남 탓, 환경 탓, 상황 탓, 내 인생 탓만 하면서 살았습니다. 내 인생이 곤두박질 친 것에 대해 어떻게든 화풀이를 하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매 순간 불행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알코올 중독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매일 술을 퍼부었습니다. 맨정신으로 지내는 시간보다 술에 절어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사고도 많이 치고, 싸움도 많이 하고,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많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중독이 있습니다. 술, 담배, 커피, 마약, 알코올 등 몸에 해로운 독성물질 중독이 대표적이고요. 도박, 강박, 도벽, 섹스, 거짓말, 쇼핑 등 말과 행위에 관한 중독도 셀 수 없습니다.
이미 '중독'이란 말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 저 모든 행위는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다줍니다. 반주 한 잔 걸치는 정도와 매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소주 서너병을 퍼마시는 상태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단순히 즐기는 행위를 넘어설 때 우리는 그것을 중독이라 부르며, 중독은 삶에 큰 피해와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먼저이고요. 이미 중독에 걸렸다면, 최대한 빨리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중독된 사람은 판단과 선택의 능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절실히 필요하겠지요.
저는 지금도 중독에 걸려 있습니다. 글쓰기 중독입니다. 아침에 눈 뜨면 글 한 편 씁니다. 이후로 종일 틈만 나면 글을 씁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반드시 글 한 편 쓰고 잡니다.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마음 불편합니다. 지난 번에 입원해서 수술 받을 때, 고작 하루 글을 쓰지 않았는데도 퇴원할 때까지 찝찝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입원하고 수술 받을 때도 곁에 앉아 글 썼습니다. 여행 가서도 글 쓰고, 버스나 열차 안에서도 글 씁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무슨 김 훈 작가님이나 하루키처럼 대단한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니고 글을 수려하게 잘 쓰는 것도 아닙니다. 중독이라 틈만 나면 글을 쓰는데도 실력이 보통 정도밖에 되지 못하니 저도 참 머리 나쁘고 둔한 모양입니다. 중요한 것은, 잘 쓰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매 순간 글을 쓰고 있으니 확실히 중독은 중독인 모양인 점이죠.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려 합니다. 글쓰기 중독으로 피해 본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정신이 피폐해진 적도 없고, 건강 망친 것도 아니고, 삶에 악영향을 준 것도 없습니다.
이번에 척추와 신경 문제로 엄청난 통증과 함께 고생 많이 했는데요.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글쓰기 중독의 폐해가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전혀 아닙니다. 글쓰기 폐해가 아니라, 자세 불량으로 비롯된 결과지요. 글을 썼기 때문에 자세가 불량했다? 이건 논리의 비약일 뿐입니다.
아무튼 저는,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있지만, 글쓰기 중독에 빠져 있지만, 안 좋은 영향은 커녕 인생이 점점 좋아지기만 했습니다. 수많은 '악중독'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고, 인생 바닥까지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끝에 만난 글쓰기 중독 덕분에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되었지요.
글을 쓰면, 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었던 제가 글을 씀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거든요. 맨날 자살만 생각하며 살았던 제가, 이제는 매일 매 순간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생각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머리 복잡한 채로 살았거든요. 걱정 근심도 많았고, 불평 불만도 많았습니다. 문제 하나 생기면, 몇 날 며칠 그것에만 빠져 잠도 설치고 밥도 못 먹었습니다. 글을 쓴 다음부터는 문제와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보는 힘이 생겼지요. 문제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 적극적인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 지난 삶의 모든 순간들이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후회 많이 했습니다. 눈물도 많이 흘렸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과 좌절 하기도 했습니다. 글을 쓴 다음부터는, 제가 살아낸 모든 순간들이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한 마디로, 그때 그 일이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는 신념과 확신을 갖게 된 겁니다.
불광불급. 미쳐야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쳐야 이를 수 있다는 의미지요. 살면서 한 번은 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술, 담배, 마약 등 해악을 끼치는 악습관에 미치라는 게 아니라, 글쓰기나 독서 등 자신을 계발하고 거듭날 수 있는 행위에 빠져 보자는 말입니다.
IMF 시절보다 더 힘든 시대인 것 같습니다. 대구 동성로에 간판 내린 상점이 이렇게 많은 모습 처음 봅니다. 뭔가 문제가 심각하게 번져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아마도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질 겁니다.
이런 때일수록 자기중심 견고하게 잡아야 합니다. 남의 인생 쳐다보면서 부러워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입방아 찧는 데에만 여념이 없는 것도 망조입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건전한 가치를 생산해야 하며, 다른 사람 돕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계발해야 할 때입니다.
건전한 중독을 권합니다. 그것이 글쓰기라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무언가에 빠져들지 못하면 온갖 것에 휘둘리게 됩니다. 다른 사람 인생 보며 눈물 짓지 말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에 세상을 실을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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