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시도를 가로막는 지식이라면
책은 전문가 정도 되어야 쓰는 거야
책 쓰려면 문법은 기본이지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해
팔리는 책을 쓰려면 글쓰기 말고도 필요한 게 많아
제목과 목차가 책의 50퍼센트를 차지하지
위와 같은 말을 다부지게 하는 사람 종종 만납니다. 그들의 눈빛은 흔들림 없고, 심지어 강렬한 의지마저 엿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글쓰기나 책쓰기에 대해 나름의 철학과 주관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문제는, 그들 중 누구도 실제로 "글을 쓰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는 게 너무 많은 사람은 바로 그 아는 것들 때문에 움직이지 못합니다. 전문가가 되어야만 책을 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경우, 스스로 전문가라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는 한 줄도 쓰지 못하는 거지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전문가가 되어야만 책을 쓸 수 있다"는 확고한 앎이 과연 나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 걸까요? 그렇다고 해서 저 말을 한 사람이 전문가가 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거든요.
자신이 알고 있다는 바로 그 앎이 앎 자체로만 끝나버린다는 뜻입니다. 알고 있으니 스스로 똑똑하다는 느낌이 들 테고, 주변 사람들은 그가 뭔가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탄성을 질러댈 겁니다. 점점 더 자신의 앎에 대한 벽이 두터워지고, 그는 자신의 지식과 관념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집니다.
잘 모르는 사람은 다릅니다. 아니, 스스로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우선,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지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일단 경청합니다. 자신은 잘 모르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습니다.
다음으로, 겸손합니다. 잘난 척하지 않습니다. 좀 안다 싶은 사람은 기고만장하거든요.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머리를 숙이고 배우고 익히려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또한, 연습하고 훈련합니다. 자신이 아직 잘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숙달할 때까지 노력하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완벽이나 끝을 모르기 때문에 지속성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도전하고 시도하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습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이 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놓지 않는 것이죠. 실행하면서 배웁니다. 잘 모르니까, 혹시 실수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거부감 없습니다.
끝으로,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습니다. 상대는 틀렸다고 확신하지요. 때문에 문제와 갈등이 멈추지 않습니다.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신중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주변에 사람이 많습니다.
많이 아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많이 알든 잘 모르든, 그 사람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죠. 많이 알면서도 겸손한 태도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 있다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앎이라 했습니다. 고작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우리가 알아 봤자 뭘 얼마나 알겠습니까. 죽는 순간까지 배우고 공부하는 태도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책 읽습니다. 9년째 작가수업 운영하면서 619명 작가를 배출했습니다. 제법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쓰면 쓸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아직 멀었다는 확신만 더 갖게 됩니다. 때로 잘난 척 수강생들에게 코칭하고 강의하지만, 절대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도 함께 품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나 지식이 새로운 도전과 모험과 시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코끼리 귀만 만지면서 "이것은 날개가 있으니 새가 분명해!"라고 단정짓고 사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살펴 볼 문제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