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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26. 2024

행복한 작가가 행복한 독자를 만든다

세상과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

아버지와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내가 행복해지는 겁니다. 아내와 아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내가 행복해지는 겁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은 내가 행복해지는 겁니다.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겁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내가 행복해야, 그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내가 먼저 행복해야, 서비스를 받는 고객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글 쓰는 작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상 팍팍 쓰고, 우울하고, 화 나고, 짜증 나고, 불평하고, 불만 가득하고, 속상하고, 폭발할 것 같은 심정으로 쓴 글을 독자가 행복하게 읽을 리 없습니다. 독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작가 본인이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한 상태에서 쓴 글이 독자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책 출간하고 작가가 되길 바란다는 사람 중에는, 글 쓰는 모습이 아주 염려 되는 경우 많습니다. 쓰는 과정을 지켜보면, "쓰기 싫어 죽겠다!"는 모습이 역력히 보이거든요. 그럴 거면 뭐하러 작가 되겠다고 했는가 되려 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설마 작가 되는 게 쉽고 편안하기만 할 거라고 기대했던 건 아니겠지요.

모든 일에는 과정과 결과라는 게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 한 번쯤 보았을 겁니다. 행복해 보이지요. 근사하고 멋져 보입니다. 42킬로미터 뛰는 과정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목숨 걸고 뛰었을 겁니다.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책 출간하고 사인회를 열고 무대에 서서 강의하는 모습은 근사하고 멋져 보이지요. 그러나, 한 줄 한 꼭지 집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근사하고 멋진 순간도 누리는 법이지요.

과정이 힘들고 어렵다는 걸 알았다면, 이제 그 시간을 기꺼이 즐기고 누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즐겁고 기쁜 시간 누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금메달도 손에 쥐고 무대에도 오를 수 있는 것이지요.

글쓰기가 어렵고 힘들다 해서 세상 모든 작가가 인상 팍팍 쓰고 욕을 하면서 억지로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글 쓰는 과정에는 두 가지 감정이 얽혀 있습니다. 하나는, 쓰는 행위 자체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작가가 쓰는 글이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거라는 희망과 기쁨입니다.

글 쓰는 작가가 기쁘고 행복한 상태에서 써야 나중에 글을 읽는 독자도 기쁘고 행복하겠지요. 쓰는 동안 작가가 어떤 마음 품는가에 따라 독자도 같은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글쓰기 공명입니다.

사람들은 세상과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이 위해 노력하는데요. 사실은 그보다 먼저 해야 할 게 있습니다.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노력입니다. 대학에 들어가야만 부모님 행복하게 해드리는 게 아닙니다. 행복하게 공부하면 매 순간 부모님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돈 많이 벌어 성공해야만 가족 행복하게 해주는 게 아닙니다. 돈 버는 모든 과정을 행복하고 기쁘게 즐기면, 매 순간 가족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성과나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주변 사람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만약 누군가 그런 성과나 결과만 바란다면, 굳이 그런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필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글 잘 쓰면 좋겠지요. 노벨 문학상 받으면 좋겠지요. 그러나, 그런 대단한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글 쓰는 내내 행복한 겁니다. 엄청난 수준의 글을 쓰면서 내내 불행하게 사는 작가? 글쎄요. 그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