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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03. 2024

행복, 전체를 보는 습관

작은 일에 연연하지 말기

첫 번째 책을 쓰는 동안 머리를 백 번쯤 쥐어뜯은 것 같습니다. 한 꼭지를 쓰는 데 4~5시간씩 걸렸습니다. 그나마 잘 써지는 날에도 2~3시간은 족히 걸렸고요. 아예 첫 줄도 쓰지 못해 고민하고 근심했던 날도 많습니다.

두 번째 책도, 세 번째 책도, 이후로 아홉 권의 책을 쓰는 동안 줄곧 답답하고 막막한 시간 보냈습니다.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요.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아홉 권의 책을 출간한 지금, 저는 첫 번째 책을 쓰면서 왜 그렇게 골치가 아팠고 스트레스 받았는지 기억조차 하질 못합니다. 두 번째 책도, 세 번째 책을 쓸 때도, 왜 그렇게 고민하고 갑갑해 했는가 하나도 기억 나지 않습니다.

한 줄의 문장을 쓸 때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고 정성 다해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러나, 잘 써지지 않는다 하여 글을 쓸 때마다 스트레스 받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여러 권의 책을 쓰고 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집필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는 기억조차 못하니까요.

만약 제가 글을 쓸 때마다 "아홉 권의 책을 출간한 뒤의 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심란해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 멀리, 크게, 넓게, 높게 보았더라면, 매 순간에 얽매여 머리를 쥐어뜯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지금 열 번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막힐 때마다, 답답할 때마다, 스무 권쯤 쓰고 난 후의 제 모습을 떠올립니다. 지금 골치 썩고 있는 한 줄 문장에 대해 그 때가 되면 기억조차 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마음을 좀 편안하게 가지고 글을 쓰려 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일어난 속상하고 짜증 나는 일 때문에 어쩌면 지금까지 스트레스 받고 있는 사람 많을 겁니다. 10년쯤 지나고 나면, 오늘 일은 아마 기억조차 나질 않을 텐데요. 머릿속에서 아예 사라질 사건과 경험 때문에 소중한 오늘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짜증, 화, 속상한 마음. 이런 것들은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아주 사소하고 미비한 감정에 불과합니다. 그런 일들에 건강과 에너지 낭비하면 나만 손해입니다. 세상 어리석은 짓입니다.

몸을 일으켜 크게 기지개를 켜고, 자기 인생 저 멀리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더 큰 일을 하고, 더 큰 성장을 이루고, 더 큰 행복을 만날 겁니다. 작은 감정에 매달려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은 세 살 먹은 아기와 다를 바 없는 행동입니다.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마땅한 얘기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과연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인가 생각해 보면 조금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나를 미워하는 인간들 때문에 귀한 시간 낭비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입니다.

크게 생각해야 합니다. 인생 전체를 보는 습관 길러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 마주하는 작은 일들을 우습게 여기는 배포를 키울 수 있습니다. 쫀쫀한 인생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행복은 마음을 키우는 사람에게만 다가옵니다.

삶의 목적은 행복입니다. 불행하게 살기 위해 이 땅에 온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행복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연습해야 합니다. 마음먹는 걸 노력해야 하고, 더 크게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제게도 오늘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습니다. 속도 상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일도 생겼습니다. 오늘 일어난 일에만 매달려 걱정하고 근심하고 화를 내기만 한다면, 오늘 제가 해야 할 중대한 일 다 소홀히 했겠지요. 기분 때문에 소중한 오늘을 망친다는 뜻입니다.

예순쯤 되었을 때의 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24년 12월 2일이 기억 날까요? 글쎄요. 아마 오늘 있었던 일 중에 단 한 가지도 떠올리지 못할 겁니다. 모조리 연기처럼 사라질 일들 때문에 종일 근심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쓰고 책 읽고 강의자료 준비하고, 그리고 이따가 밤 9시부터 강의도 합니다.

주어진 오늘을 열심히 살아냈습니다. 덕분에 예순쯤 되었을 때 후회할 일 한 가지는 줄일 수 있었네요. 인생 크게 보고 사는 연습을 하면 하루하루 좋아집니다. 오늘이 좋아지면 내일과 인생 모두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속상하고 화 나는 일이 아예 생기지 않으면 제일 좋겠지만, 그런 인생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나쁜 일'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나쁜 일' 때문에 오늘 하루를 다 망쳐버리고요. 또 다른 사람은 그 '나쁜 일'과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멋지게 살아냅니다.

인생은 결국 하루가 모여 만들어지는데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가 하는 것이 삶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오늘 불행하면 인생도 불행하고, 오늘 행복하면 인생도 행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두 팔을 높이 치켜들고 "아! 오늘도 행복한 하루! 감사한 하루!"라고 외치는 것은 결국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외침이 되는 것이죠.

노력해야 합니다. 연습해야 합니다. 돈과 성공을 위해서만 노력하고 연습할 게 아니라, 행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행복하겠다고 결심하고 노력하고 연습하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