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바탕은 내 이야기다
경험, 그리고 스토리텔링
"절대 포기하지 마라!"
이런 메세지를 독자와 세상에 전하고 싶다 하여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 만나게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 도전해야 한다는 말 자체는 세 살 먹은 아이도 다 아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신념과 열정을 품어야 한다,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다른 사람 도우며 살아야 한다, 아이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세상 좋은 말은 이미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뻔히 다 알고 있는 말을 늘어놓는 그런 책은 쓸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새로운 메시지를 써야 하는 걸까요? 새로운 메시지라는 것이 있기나 한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경험'입니다. 똑같은 메시지를 전하더라도 작가 본인의 경험을 덧붙이면 새로운 가치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죠.
대학 입시에 여러 번 떨어졌으나, 매번 다시 도전하여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경험이 있다면, 바로 이 경험과 이야기가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가 되는 겁니다.
사업 실패하고 전과자 파산자가 되어 인생 모든 것을 잃었으나, 글 쓰고 책 읽고 강의하여 새로운 삶을 만나게 되었다면, 바로 이 경험과 이야기가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거겠지요.
나이 칠십 넘어 스마트폰과 SNS를 배우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매일 복지관에 가서 배우고 익히며 연습하여, 결국 자기만의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면, 바로 이 이야기가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메시지가 되는 겁니다.
목요일 밤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28명 예비 작가님들과 제 129회 "이은대 문장수업" 함께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어떤 메시지라도 자기 경험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경험 빠진 메시지는 공자님 말씀이나 다름 없습니다.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야말로 독자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위대한 작가라면, 그저 한 마디 툭 던지기만 해도 독자들이 밑줄 긋고 필사하고 달달 외우기까지 할 테지요. 초보 작가들의 경우에는 아무리 참한 메시지를 전하려 해도 독자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그 벽을 넘기가 힘들고 어렵습니다.
마음의 벽을 넘는 데에는 이야기만한 게 없습니다. 실제로 겪은 살아 있는 이야기! 작가가 바로 옆에 앉아 직접 들려주는 것 같은 생생한 경험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스토리텔링을 통해서만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쁘고 행복할 때도 있고, 슬프고 괴롭고 아플 때도 많습니다. 인생이란, 매일 매 순간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느라 급급한 탓에 소중한 경험들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 많습니다. 경험이 나를 만드는데, 경험을 다 잊고 살아가면 결국 정체성도 잃고 말겠지요.
인생이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면, 글쓰기는 그 경험을 기록하고 되새기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경험은 곧 배움으로 연결 됩니다. 배움은 성장의 바탕이라 할 수 있고요. 경험과 글쓰기라는 공부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이 오십이 넘었으니, 이제 저도 반 세기 분량의 경험을 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생각, 제가 하는 말, 제가 하는 행동들이 오십 년 경험을 가진 존재의 그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고개가 숙여지고, 그래서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당신의 경험이 궁금합니다. 당신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어떤 일을 겪었는지. 타인의 경험을 통해 나의 배움을 확장할 수 있겠지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읽고 쓰고, 쓰고 읽는 삶이 왜 중요한가 알게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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