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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Dec 05. 2024

첫 문장에 대한 두려움

오늘, 지금 시작하는 습관


'백지의 공포'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얀 종이 앞에 앉으면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단 시작이라도 하면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난감합니다. 


아무 말이나 씁니다. 이어서, 방금 쓴 말에 대한 이유나 배경 또는 취지를 씁니다. 다음으로 관련 있는 자신의 경험 세 가지를 덧붙입니다. 끝으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첫 문장으로 수정하고 다듬습니다. 


첫 문장을 아무렇게나 생각 나는 대로 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그건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러면서 자기 방식 대로 쓰겠다며 여전히 고민을 거듭합니다. "일단 시작하는" 사람이 몇 편의 글을 쓰는 동안, "고민만 하는" 사람은 한 줄도 쓰지 못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많이 써  본 사람의 실력은 늘고, 고민하는 사람은 고민만 합니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손으로 쓰는 겁니다. 머리로 고민을 다 한 다음에 쓰겠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는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손을 움직여 글을 쓰기 시작하면, 머리도 함께 움직여 줍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계속 쓸 수가 있고, 그러면 점점 더 나은 글을 쓸 수가 있게 되는 거지요.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이렇게 첫 줄을 시작해도 됩니다. 다음으로 이유를 쓰라고 했지요. 


"왜 아무 생각이 없을까? 책을 읽지 않아서이다. 평소 사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습관 때문이다."

이유를 다 쓰고 나면, 평소 자신의 일상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아침에 눈 뜨면 스마트폰부터 확인한다. 종일 스마트폰 보는 시간 많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스마트폰 붙잡고 있다. 중독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중독임에 분명하다. 내 소중한 하루, 내 소중한 시간을 스마트폰에 다 빼앗기고 있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 쓰고 나면, 마무리 부분에서 독자가 공감할 만한 정리를 해 줍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하루를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습관부터 기르는 것이 훨씬 중요하겠다."


이렇게 글을 쓰면 됩니다. 근사하고 멋진 글? 글쎄요. 그런 글의 정의가 무엇일까요?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쓰면 되는 것 아닐까요. 문법이나 문장력 등은 쓰면서 공부하고 키워 나가면 됩니다.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55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수업 158기, 1주차" 함께 했습니다. 주제 정하는 법, 첫 문장 시작하는 법, 독서와 글쓰기의 선순환 관계 등에 관해 집중 강의하였습니다.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많은 사람이 12월 한 달 동안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고 계획합니다.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하루까지 2024년이란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2월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사람이 새해도 멋지게 시작할 수 있는 법이죠. 


작가가 되겠다는 꿈, 새해가 아니라 오늘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1월 1일부터 시작하겠다는 수많은 꿈과 목표들이 얼마나 많이 무너졌습니까. 언제부터 시작하겠다는 바람, '나중에'라는 말은 모두 열정과 의지를 떨어뜨리거나 상실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첫 문장은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꿈과 목표를 향한 첫 걸음도 오늘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주저하고 망설이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재고 따지고 분석하고 가늠하는 모든 행위는 성취나 성공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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