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고 괴로운 시간 이겨내는 법
그런 날 있습니다. 몸과 마음 엉망인 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누워서 조용히 있고 싶다는 생각만 들지요. 머리도 띵하고 속도 미슥거리고 혈압도 솟구쳐 컨디션 엉망입니다. 몸 상태가 망가져 기분도 엉망이 된 것인지, 기분을 잡쳐 몸까지 상한 것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최악이구나 싶을 따름이지요.
꾸역꾸역 책을 펼쳐 읽고 노트북 열어 글을 씁니다. 어떤 일을 무의식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에 비해 별 효과가 없습니다. 책도 읽고 글도 썼지만 몸과 마음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힘들고 몸 컨디션 좋지 않을 때, 그런 때조차 매일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포기하거나 건너뛰지 말라고 수강생들에게 당부합니다. 어떤 이유로 하지 않는 날 생기기 시작하면, 이후로 핑계와 변명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썩 좋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정한 루틴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2월도 벌써 열흘이 다 지나고 있습니다. 새해 목표와 계획. 지난 40일 동안 얼마나 잘 지키고 계신가요. 매일 열심히 실천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벌써 포기하고 되는 대로 하루하루 보내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겁니다.
자기와의 약속을 치열하게 지키는 사람과 금세 무너지는 사람. 이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첫째, 목표 자체를 장기적 만족에 두느냐 아니면 즉각적인 쾌락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책을 출간하고 작가가 되어 내 인생 경험으로 다른 사람 도우며 살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반면, 빨리 책 내고 작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우와!" 해주길 기대하는 사람은 작심삼일 뻔합니다.
둘째, 나의 목표인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목표인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정 내가 원하는 목표인 경우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기대에 부응하려는 목표인 경우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목표가 자신의 것인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셋째, 목표를 돈에 두느냐 정신적 가치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돈을 목표로 삼는 것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오직 돈만 바라보며 질주하는 삶에서는 만족과 행복을 누리기 힘들다는 사실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더 벌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기 때문입니다. 내 삶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 달성을 위해 돈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접근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절실함과 필요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공부와는 담 쌓고 살았던 '운동 선수' 중에서 영어 또는 다른 외국어 끝내주게 잘하는 사람 많습니다. 절실하기 때문이죠.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무엇이 절실하고 필요한가 깊이 생각한 후에 목표 정하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다섯째, 삶에 대한 애착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며 한 번뿐인 인생 멋지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품은 사람은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허나, 그냥 되는 대로 살아도 별 아쉬울 것 없다 여기는 사람은 치열한 도전 따위 하지 않겠지요.
몸과 마음 모두 엉망인 날 있습니다. 저는 오늘 그런 날에조차 자기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조금 다른 이야기 더하고자 합니다.
쉬어야 합니다. 휴식은 꼭 필요합니다. 몸과 마음이 망가졌다는 말은 뭔가 무리했거나 상처 혹은 아픔이 생겼다는 뜻이거든요. 이럴 때 지나치게 몸과 마음 혹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렇게 쉼의 필요성과 가치를 언급하다 보면 자칫 "그냥 계속 쉬면서도 자기 정당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사실입니다. 휴식은 적절할 때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지 마냥 쉬면서도 쉴 만하다 억지 부리는 것은 자기 방어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자 나름 쉼의 방식이 있겠지요. 음악을 듣거나, 낮잠을 청하거나, 목욕이나 샤워를 하거나, 명상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쉼은 좋은 생각을 하는 거지요. 과거에 있었던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좋고, 미래 꿈을 이룬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좋은 생각, 상상을 하면 실제로 뇌가 현실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은 몸도 마음도 괴롭지만, 기쁘고 행복한 상상을 많이 하면서 달라진 현실을 자주 누릴 수 있다면 컨디션도 우울함도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힘들고 피곤하고 우울하고 괴로울 때 있습니다. 사는 것이 마냥 즐겁고 평온할 수만은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편한 몸 상태를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는가 하는 겁니다. 피곤하고 기분 나쁘다는 사실을 아무것도 하지 않을 핑계로 삼아서는 곤란하겠지요.
몸도 마음도 엉망인 날 있습니다. 슬기롭고 현명한 태도로 잘 이겨내고, 소중한 내 인생 함부로 다루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