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시대에 책을 펼쳐 읽는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럴수록 더 독서에 매진해야 한다. '우리의 성장을 저해하는' 자극적인 영상과 얕은 지식과 유통기한이 짧은 정보만으로 원하는 인생을 만들 수는 없다.
뇌과학자이며 인지과학자인 모기 겐이치로는 '인간력 향상'을 전제로 한 교육이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뇌과학자는 책을 이렇게 읽습니다>를 펴냈다. 책 전반에 걸쳐 '지금 시대 독서의 필요성'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안내한다.
뇌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독서법을 통해 독서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삶이 압도적으로 달라진다는 권위 있는 저자의 설명과 뒷받침 근거 덕분에 책 읽는 행위가 마땅하다는 속 시원한 통쾌함을 느낀다.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며 하소연하는 이들을 자주 만나는데, 모기 겐이치로는 "당장 기억나지 않아도 무의식에 고스란히 저장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독서는 "체험의 영역"이므로, 일상 생활을 하면서 적재적소에 무의식으로부터 선택과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이 도출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한 마디로, 잊어버려도 무의식에 남는다는 소리다. 물론, 꾸준한 독서를 전제로 하는 얘기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손쉽게 얻는 지식과 정보는 '외부'의 것인 반면, 독서을 통해 뇌에 축적하는 지식과 정보는 '내부'의 것이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내 안에 누적된 지식과 정보의 양과 질이 탄탄해야 함은 물론이다.
내 안에 저장된 정보와 지식이 나의 감정과 함께 버무려져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타인의 생각이나 철학 혹은 가치관 등을 책을 통해 섭렵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나가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다른 유형의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성장한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 만나 대화 나누고 서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실에서는 바쁜 일상 때문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책은 이러한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준다. 오랜 시간 경험과 학습을 통해 저자만의 이론과 논리를 누적시켰고, 그것을 세상에 펼쳐낸 것이 책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를 만나 대화하고 그의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 두 가지. '잡식성 독서'와 '양적 독서'. 가리지 말고 읽으라는 뜻이다. 많이 읽으라는 의미다. 속독을 비롯한 다양한 독서법이 셀 수 없이 많지만, 결국은 이도 저도 가리지 말고 많이 꾸준히 읽는 것이 최고라는 말이다.
"자신이 문장을 쓸 때 걸리는 시간과 비슷한 속도로 읽는 것이 이상적인 속도라 할 수 있다."
대충 훑어 읽거나 빨리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만의 속도로 제대로 읽어야 한다. 글 쓰는 속도로 읽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말이 눈에 쏙 들어온다.
예전에는 누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더 빨리 손에 쥐느냐 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었다. 지금은 정보와 지식이 손바닥 안에서 펼쳐지는 세상이므로, 그 많은 정보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재창조하고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는 것이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새해를 맞아 독서 한 번 제대로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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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