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성보다는 습관처럼 읽기를 권합니다
'무엇을 위해서' 읽으면, 단기적인 목적성을 갖게 됩니다. 단기적 목적성을 갖게 되면 '끝'을 생각하게 되지요. 독서라는 행위는 끝이 없어야 마땅합니다. 노화로 인해 더 이상 읽기가 힘들어지는 순간이 온다면 모를까, 그 전까지는 매일 읽는 행위가 이어져야 합니다.
목적이나 목표를 갖는 것은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이유로 권할 만합니다. 허나, 그것을 마치 종착역처럼 느낀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 한 권 출간을 끝으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가 알면 놀랄 지경입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 한 권 내는 것이 그저 목적이었을 뿐, 쓰는 삶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 따위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아무나 글 쓰는 삶을 이어갈 수는 없습니다. 상당한 애착과 노력과 자기 인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죠.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돈에 관한 집착 보이는 것을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오직 힘들면 그러겠습니까. 다만, 책을 읽는 목적마저 돈이나 수익화에만 고정시킨다면, 놓치는 게 너무 많아서 하는 소리입니다.
평소에 외면하고 살던 친구를 돈 필요하다고 찾으면 그 친구가 도와줄까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읽는 삶을 외면한 채 살아가다가, 꼭 뭐 필요할 때만 책을 찾는 사람 많습니다. 책이 유용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저는 목적을 위한 읽기보다는 그냥 읽기를 권하는 것이죠.
첫째, 쫓기지 않습니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급할 것도 없고 부담스러울 일도 없습니다.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마음이 편안해야 그 효과가 최대에 이르는데요. 독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적절한 긴장을 하되, 그런 긴장마저 기분 좋은 감정이어야 읽는 순간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과정에만 몰입할 수 있습니다. 목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읽어도 소용없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마치 자신이 저지른 인생 문제를 책이 다 해결해 주어야만 마땅하다고 착각하는 듯합니다.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읽는 과정에 빠질 수 있을 때 진정한 몰입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셋째, 읽는 행위가 자유롭습니다. 읽다가 덮어도 그만이고, 다 읽고 기억나지 않아도 그만이고, 빨리 읽지 않아도 됩니다. 자유롭다는 건 즐길 수 있다는 뜻이고요. 즐기는 순간 머리는 맑아집니다. 이 악물고 읽었을 때보다 더 많은 이해와 기억이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넷째, 삶이 좋아집니다. 인생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고, 지혜는 경험으로 쌓입니다. 경험에는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있는데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리 삶의 여러 제약들을 고려할 때, 독서 만한 간접 경험이 없지요.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삶이 좋아진다는 걸 느끼는 순간, 책을 놓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다섯째, 지속할 수 있습니다. 목적이나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달리던 사람 중에는 그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허탈하고 공허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 많습니다. '그냥 읽기'는 매 순간 감정적인 평온함과 자유로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나 상황 따위 관계 없이 지속할 수 있습니다.
하루 세 끼 밥 먹으면서 굳이 목적성을 따지지 않습니다. 허기를 채우고 몸의 영양을 균형 있게 이루며 맛이라는 쾌락을 즐기는 등 여러 가지 목적이 분명 있음에도 우리는 '그냥' 먹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생명을 지금껏 보존해 온 동력이지요.
책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목적과 유용함과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고 명확합니다. 하지만,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의미와 가치를 일일이 염두에 둘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읽으면 됩니다. 매일 밥 먹는 것처럼 매일 책을 먹는 것이죠.
그냥 먹는 밥이 내 몸을 살찌우듯, 그냥 읽는 책이 나의 정신을 살찌우는 겁니다. 형편없고 무가치한 인생을 살던 제가, 지난 10년간 지독하게 책 읽은 덕분에 이제 겨우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제 인생은 더 가치 있게 바뀔 거라 믿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SNS 시대가 도래하면서 독서의 가치와 필요성을 허투루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합니다. 분명한 것은, 개인의 중심을 확고히 하고 살아가는 태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며 고난과 시련을 만날 때마다 헤쳐나갈 지혜와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은 단연코 독서라는 사실이지요.
지금이야말로 책을 가까이 하고, 오직 책 속에 파묻혀야 할 때입니다. 순간적인 반응과 쾌감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남는 것은 후회뿐입니다. 잠시의 짜릿한 감정 때문에 머리를 텅 비게 만드는 오류를 하루빨리 수정해야 합니다.
짓지도 않은 옷에 단추를 달고, 생선도 없는데 소금을 뿌리는 행위. 말을 해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생각을 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며, 자신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해 일체의 판단을 하지 않는, 그런 거죽 같은 삶을 살아서는 안 되겠지요.
책을 읽는다고 해서 무조건 다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큰 성공을 거둔 이들 중에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돈이나 성공, 또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억지로 읽기보다는, 그냥 매일 읽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반복하는 것이 독서 습관 잡는 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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