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보다 두려운 것

완벽주의, 그리고 비교

Apr 17. 2025

실패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우리나라처럼 과도한 경쟁과 비교가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성공을 목표로 삼기 십상이지요. 꿈과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은 바람직합니다. 허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정하거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태도와 다름 없습니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공은 돈이었고요. 그래서 앞뒤 분간하지 않고 오직 돈만을 위해 살았습니다. 제가 놓치는 모든 것들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얼마든지 다시 채울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제법 성공도 하고 돈도 벌었지만, 여전히 결핍에 시달렸습니다. 세상에는 항상 저보다 더 성공하고 돈도 더 많이 버는사람이 항상 존재했으니까요.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렸고, 늘 저보다 앞선 사람들과 비교하느라 스스로 초라하다는 생각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실패하면 어쩌나.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어쩌나. 돈 많이 벌지 못하면 어쩌나. 제 머릿속에는 항상 이런 생각들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저는, 실패 그 자체를 두려워했던 게 아닙니다. 제가 실패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더 무서워했지요.

실패보다 두려운 것은 남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실패보다 불안한 건 다른 사람들의 성공이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매 순간 남과 비교하면서 살았더니 결국 제 삶은 추락하고 말았지요.

인생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와 달랐습니다. 그들도 저와 같이 성공을 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크게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절망과 좌절 따위 없었지요. 열심히 일했고, 실패하면 실패에서 배웠습니다. 성장하고 발전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성취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았지요. 그야말로 성공적인 인생을 거둔 겁니다.

큰 실패를 겪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첫째, 큰 실패를 겪었음에도 오히려 과거보다 더 행복하게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고요. 둘째, 실패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남들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경우 거의 없었습니다. 셋째, 그런 이유로 더 이상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지요. 넷째, 이제 비교하지 않습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게 전부입니다. 다섯째, 오직 나의 길을 간다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나와 내 인생에만 집중하면서 살아 보니, 세상에 이보다 행복한 일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요.

돈도 좋고 성공도 좋습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면서까지 돈과 성공을 좇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짓입니다. 실패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진정한 성공을 이뤄내기 힘듭니다. 무조건 실패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실패를 배움의 기반으로 삼고,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할수록 삶이 더 좋아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비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태도입니다. 인간 존재의 가장 큰 특성은 '서로 다르다'라는 점에 있지요. 다름을 인정하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나보다 잘난 사람, 나보다 성공한 사람, 나보다 돈 많은 사람. 이런 사람 세상에 천지 널려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과 일일이 비교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완벽주의는 허상입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틈이 있고 상처가 있고 부족하고 모자란 점 있는 게 당연하고요. 그런 부분 채우기 위해 더 공부하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성장하고 깨닫게 되는 겁니다. 실패는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기회입니다.

만약,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그 무엇도 배우지 못한 채 고인물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스스로 완벽하다 생각할 텐데 무엇을 배우고 공부하겠습니까. 한 마디로 평생 바보로 살아갈 거란 말입니다.

자나깨나 다른 사람과 비교만 일삼는 사람은, 자기 안에 결핍을 떼내지 못한 채 평생 불행하게 살아갈 겁니다. 세상에는 늘 나보다 잘난 사람 존재하고 나보다 힘든 사람 있게 마련입니다. 잘난 사람한테서 배우기를 작정하고, 힘든 사람들 도우며 살겠다 뜻을 품으면, 인생 두려울 게 하나도 없겠지요.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실패해야 합니다. 실패 경험이 없는 사람은 상대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로 비교하지 말아야 하고,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틈만 나면 비교 일삼는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만의 목표를 세우고, 실패를 기꺼이 감수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태도. 이것이 삶을 대하는 최고의 방식일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