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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작가가 꼭 알아야 할 문장 단축 노하우

짧고 간결하게

by 글장이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문장으로 말하는 일입니다. 글을 잘 쓴다는 건 문장을 잘 다루는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특히 요즘처럼 독자의 집중력이 짧아진 시대엔 더 그렇습니다. 복잡한 문장보다 간결한 문장, 두 번 읽지 않아도 한 번에 이해되는 문장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많은 초보 작가가 이 부분에서 오해합니다. 좋은 글은 긴 문장, 고급 단어, 문학적인 표현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 허다합니다. 현실은 다릅니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독자 마음을 멀어지게 만들 뿐입니다. 초보 작가가 꼭 알아야 할 문장 단축의 노하우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합니다.


제가 글쓰기 수업을 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문장은 짧게, 의미는 명확하게."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독자를 향한 태도입니다. 작가는 혼자서 글을 쓰지만, 그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존재합니다. 독자가 쉽게 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장이 길어진다는 건 대부분 불필요한 말을 포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의미를 강조하려고 길게 늘어놓지만, 돌아보면 반복하거나 군더더기 말이 많을 때가 많습니다. 문장을 단축하는 일은 단순히 문장을 짧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핵심만 남기고 덜어내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이 있다고 칩시다.

"그는 매우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로 아침부터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일을 했다."


위 문장은 길기도 하고, 정보가 반복되며, 분위기를 과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그는 종일 무표정으로 말없이 일했다."


문장 길이는 줄었지만, 느낌은 오히려 더 강하게 전달됩니다. 초보 작가들이 자주 하는 실수는 문장을 꾸미려는 데서 시작됩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떠오르지 않으면 일단 단어를 늘립니다. 상황을 자세히 쓰려다 보니 구절이 길어지고 끝없는 설명이 붙기도 하지요. 그럴수록 독자의 피로도는 높아집니다. 문장은 전달의 도구입니다. 아름다움은 명확함 위에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문장을 단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써놓고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입니다. 특히 ‘숨이 차는 문장’은 줄여야 합니다. 한 번에 읽히지 않고, 중간에 멈춰야 하는 문장이라면 분명 어딘가 잘못된 것이지요. 문장을 나누거나, 필요 없는 수식어를 줄여야 합니다.


‘~하는 것이 좋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 많은데, 이것도 ‘~하라’ 혹은 ‘~하자’로 줄이면 훨씬 간결해집니다. ‘~것 같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 없는 문장은 독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합니다. ‘보는 것 같다’보다는 ‘보였다’, ‘느껴지는 것 같다’보다는 ‘느껴졌다’로 쓰면 더 단단한 문장이 됩니다.


초보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즉’, ‘결국’ 같은 접속 부사들이 그렇습니다. 물론 흐름상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너무 자주 쓰이면 문장의 긴장감을 흐립니다. 문장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잘라주는 것이 더 좋은 리듬을 만듭니다.


"그는 힘들었다. 그래서 자리를 떠났다."라는 문장은 "그는 힘들어 자리를 떠났다."로 줄일 수 있습니다. 간결한 문장은 문장의 연결 고리 없이도 논리를 잘 담아낼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하려 하지 말고, 독자가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것이 몰입도를 높여주는 방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팁은 ‘명사화’된 표현을 피하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때 동작을 명사로 바꾸면 문장이 길어지고 무거워집니다.


"그는 설명을 시작했다"보다는 "그는 설명했다"가 훨씬 직관적입니다. "그는 대화를 나누었다"보다는 "그는 말했다"가 더 간결하지요. 때로 글을 점잖게 보이려고 단어를 바꾸지만, 그럴수록 거리감이 생깁니다. 글은 눈으로 읽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단어 하나에도 생동감이 있어야 독자가 감정을 따라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짧기만 하면 안 됩니다. 단문도 적절하게 조합되어야 리듬이 살아납니다. 짧은 문장만 이어지면 너무 단조롭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호흡의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길고 짧은 문장을 적절히 배치하여 말하듯 쓰는 글. 읽는 리듬이 자연스러운 글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건 연습을 통해 체득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을 베껴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좋은 문장은 호흡이 다릅니다. 그 호흡을 체험해보는 것이 문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문장을 단축하는 가장 큰 목적은 ‘독자의 몰입’을 돕기 위함입니다. 과하게 많은 정보, 지나치게 긴 설명은 독자를 지치게 만들고 급기야는 읽기를 중단하게 만듭니다. 반면, 한 문장 한 문장이 명확하고 눈앞에 그림처럼 그려지면 독자는 끝까지 읽고 싶어집니다. 늘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이 문장을 꼭 이렇게 길게 써야만 했을까?” 거기서부터 글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초보 작가라고 해서 시작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계속 쓰고 계속 고쳐보는 것입니다. 첫 문장은 길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다듬어갈 때는 꼭 문장을 단축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작은 반복이 쌓이면 어느 순간부터 문장이 달라지고 글 전체가 달라지게 됩니다.


문장은 짧아질수록 더 강력해지고 작가로서의 힘도 거기서 자라납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문장을 멋지게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의미만 남기고 덜어낼 수 있는 용기입니다. 문장이 짧아질수록 작가의 목소리는 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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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짧게 쓰는 연습을 하면 글쓰기 재미도 붙일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손끝을 타고 흘러나올 때, 그 순간의 쾌감은 더 없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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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 열 번째 신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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