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칠 곳이 없다

인생, 정면으로 마주하다

by 글장이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를 좀 제대로 열심히 해 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저와 비슷한 말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이 말을 조금 다른 의미로 하고 있습니다. 공부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는 게 아니고요. 제게 주어진 몫의 삶을 회피했다는 사실을 후회하는 겁니다.


학창 시절 공부는 딱 학창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학생의 신분은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고요. 물론, 여러 가지 다른 일 찾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딱히 다른 분야 관심 없었기 때문에 학생으로서 학생에 맞는 공부를 했어야 합니다.


공부하기 싫었습니다. 매일 매 순간 공부를 피해 도망다녔지요. 학원 간다는 핑계로 오락실에 갔고, 독서실 간다는 핑계로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학교에서 야간 자습 한다는 핑계로 당구장에서 시간 보냈습니다. 그렇게 주어진 삶을 회피한 결과, 당연히 성적은 엉망이었지요.


사업에 실패했을 때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채무 관계 정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자들을 설득했어야 합니다. 엉망이 된 상황에서도 분명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뭔가 달라질 거라 기대하면서 술마 퍼마셨습니다.


회피하고 도망친 곳에 길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결국 제게 닥친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요. 피하지 말고 맞서야 합니다. 자꾸 도망치려 하지 말고, 문제가 무엇이고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인가 비명을 지르면서도 기어이 자기 삶과 마주해야 합니다.


공부 피해서 성적 엉망이었듯이, 삶을 피했더니 인생 점수가 엉망이 되어버렸죠. 결국 저는 전과자 파산자라는 최악의 수식어를 달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되든 안 되든 제게 주어진 삶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후회없는 인생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인생 절반쯤 살아 본 사람이라면 다들 잘 알겠지만, 삶에는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어떤 일이 닥치든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도 없고요.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고통스럽고 어렵고 힘들어도, 내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오직 내가 맞서야만 해결 가능합니다.


도망가고 피하기만 하면 자신감 자존감 다 잃게 되어서 이후로 다른 일을 할 때도 조금만 문제 생기면 도망 갈 궁리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했다"라는 식의 말을 입에 달고 살지요. 삶이 좋아질 리 만무합니다.


물론,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수치스럽기도 하고 모멸감 느끼기도 하고 조롱 당한다는 생각도 들 겁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참고 견디며 극복하는 동안 우리가 점점 강해진다는 사실이지요. 남은 인생에서 비슷한 일 생기면 훨씬 슬기롭고 현명하게 이겨낼 힘을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도망다니고 회피하기만 하면 어찌 될까요? 이후로 남은 인생 모든 순간에 절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초등 공부를 옳게 하지 않았으니, 중등 고등 시험 문제 볼 때마다 깜깜할 수밖에 없겠지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사소한 문제부터 인생 중대한 결정까지, 더 이상 피하거나 도망 다니지 말고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아플 만한 일은 아파해야 하고, 슬플 만한 일은 슬퍼해야 합니다. 벽이 생길 때마다 뛰어넘거나 부셔야 내가 더 강해지는 것이지요.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이 안 되는 그런 문제나 고민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래도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무책임한 말 같지만, 그렇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무언가를 배우게 되고 결국 성장하게 되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 돌아보면, 제가 아무리 발버둥을 쳤어도 해결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 큽니다. 그러나, 회피하고 도망치는 바람에 무려 6년 넘는 시간을 제 삶에서 잃어버렸습니다. 만약 제가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더라면, 저는 지금 훨씬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에서 어떤 시간을 허공에 날려버린 것은 참말로 가슴 아프고 후회 되는 일이거든요. 지금 저한테 그 잃어버린 6년을 다시 준다면, 저는 완전히 다른 삶을 구축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인생을 회피한 자의 성적표입니다. 평생을 후회를 품고 살아가는 그런 낙제 성적표 말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 인생에서 도망치지 말길 바랍니다. 승부를 걸다가 넘어진 사람과 도망치다 넘어진 사람. 내 인생에 어떤 이름표를 붙이고 싶은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제 저는 모든 순간에 부딪칩니다. 싸울 때도 있고, 제가 이길 때도 있고, 제가 져서 무너질 때도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릴 때도 있으며, 결국은 해결하지 못하는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내 인생 똑바로 마주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에 늘 가슴 뿌듯합니다. 인생, 도망치고 회피할 곳 없습니다. 숨지 말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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