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 인생에 집중하기 위해서
꼭 그렇게 고소를 하고 나를 감옥에 처넣었어야만 했는가. 기회를 줄 수는 없었는가. 내 인생을 이렇게 망쳐야만 속이 시원했는가. 처음 감옥에 들어갔을 때, 나를 고소한 한 사람을 대상으로 분노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 끝장났으니, 나도 반드시 너와 너의 가정을 망치고야 말겠다! 잔혹한 생각마저 여사로 했었지요.
감옥이라는 환경도, 내 인생 무너진 현실도, 가족의 불행도, 저를 힘들게 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한 가지. 나를 고소한 인간을 향한 증오뿐이었습니다. 바로 그 분노와 증오가 그야말로 저의 '감옥살이'였던 것이죠.
분노와 증오는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그 인간이 미웠고, 밤에 잠들 때는 그 인간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기만 했습니다. 정작 당사자는 밖에서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저 혼자서만 분노와 증오심으로 괴롭고 힘들게 살았던 거지요.
용서란, 모든 걸 잊고 다시 그와 잘 지내는 걸 뜻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런 건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우리 같은 일반인이 분노와 증오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떠나보내는 겁니다.
상대방을 용서하는 게 아닙니다. 내 마음속에 가득한 분노와 증오심을 용서하는 거지요. 과거에 일어난 일로 현실을 살지 못하는 인생. 분노와 증오심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일상. 저 자신을 시궁창에서 건져올리는 행위가 바로 용서입니다.
살아야 했습니다. 감옥에서 제 인생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용서하기로 말이죠. 그를 잊기로 한 겁니다. 그가 나를 고소한 일, 내가 그토록 빌고 또 빌어도 매몰차게 내 인생을 뒤엎은 일, 내가 망가지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바람이라고 판사 앞에서 당당하게 말했던 일, 그리고 그와의 모든 인연까지.
더 이상 그를 향한 분노와 증오심으로 괴롭게 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제 소중한 에너지의 낭비를, 이제 더 이상 허용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서서히, 하나씩, 내게서 떠나보냈지요.
저와 제 인생을 그와 아무 상관없는 관계로 만들었을 때, 저는 비로소 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을 살게 된 거지요. 마음이 평온해지니까, 글도 쓰고 책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저는 감옥에서 글도 제일 많이 썼고 책도 엄청나게 읽었습니다. 그 모든 성장(?)이 모두 용서 덕분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용서'를 어떤 대상자를 향해 베푸는 마음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를 용서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용서하는 겁니다.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 내가 내 인생을 살기 위해서, 내가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그래서 용서를 택하는 것이죠.
사람은 한 번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면, 꼬리를 물고 그 생각에 빠져드는 경향 있습니다. 다들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나쁜 생각, 불편한 생각, 부정적인 생각은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 하게 되지요. 마음이 불편해지는 생각이라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분노와 증오심은 부정적인 생각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감정입니다. 자칫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인생 낭비만 하게 됩니다. 적절한 방법을 강구해서 분노와 증오심을 멈출 필요가 있는데요. 용서가 바로 그 가장 마땅한 방법입니다.
상대가 아무리 죽일 놈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를 용서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 사람 때문에 괴롭고 힘든 내 마음을 용서하는 겁니다. 더 이상 자기 인생에 그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가 아무리 죽일 놈이라 하더라도,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 인생 아니겠습니까.
괜찮다 하지도 말고, 다 잊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없었던 일로 할 필요도 없고, 웃으며 다시 그를 만날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마음에서 훌훌 털어 보내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나와 전혀 무관한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내 마음에서 내보내야 합니다.
용서는 떠나보내는 행위입니다. 다시는 돌아보지 않게 아주 멀리 떠나보내는 거지요. 그런 다음, 내 마음에 고요와 평안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기 인생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더 없이 소중한 나와 내 인생 지키는 일인데, 어렵고 힘들어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최근에도 다양한 일들로 분노와 증오심 들끓었습니다. 이해하자니 도저히 그 행위가 못됐고 괘씸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미워하자니 내 마음이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었지요. 역시나 떠나보내는 게 최고였습니다. 마음 훌훌 털고,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존재라 여겼습니다. 감정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방법이야 각자 선택하는 거겠지만, 분노와 증오심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줄 압니다. 감정에 휘둘리며 인생 망치지 말고, 떠나보냄으로써 자기 삶을 되찾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