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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권의 책을 쓰며 깨달은 글쓰기의 진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by 글장이


지난 10년간 11권의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면서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맨 처음 책을 쓸 때만 해도, 글쓰기는 어렵고 복잡한 작업이라 여겼지요.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나야 한다거나, 인생 대단한 성공 또는 그에 준하는 스토리가 있어야만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10년간 매일 글을 쓰면서,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능도 엄청난 이야기도 아니란 걸 깨달았지요. 꼭 필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글쓰기 기술과 일상을 대하는 태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초보 작가들을 위해, 그리고 아직 쓰지 않고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10년간 11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제가 깨달은 세 가지 글쓰기 핵심 내용을 정리코자 합니다. 작가 지망생과 초보 작가들, 그리고 글쓰기 슬럼프에 빠진 이들에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첫째, 첫 문장과 초고는 초라해도 괜찮다는 사실입니다. 글 쓰기 시작했을 때, 백지 앞에서 첫 문장 근사하게 쓰려고 엄청 노력했습니다. 머리 쥐어짜고, 책 샅샅이 뒤지고, 별별 고민 다 해 가며 애를 썼지요. 그렇게 쓴 첫 문장, 나중에 퇴고할 때 싹 다 수정했습니다.


초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글 한 편 쓰는 데 4시간씩 걸렸습니다. 단어 하나라도, 문장 하나라도 엉성하고 이상하다 싶으면 죄다 지우고 다시 썼습니다. 맞춤법인자 띄어쓰기 틀렸다 싶으면 모조리 지우고 다 수정했습니다. 시간 엄청 걸렸지요. 그렇게 쓴 초고, 나중에 퇴고할 때 싹 다 고쳐야 했습니다.


우리에겐 12척의 퇴고가 남아 있습니다. 그 때 가서 고민하고 애쓰고 머리 쥐어짜도 늦지 않습니다. 첫 문장과 초고는 신호탄입니다. 본격적인 미사일 발포는 나중에 합니다. 신호탄과 진짜 폭탄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 모든 거장들도 초고는 대충 쓰고 나중에 공들여 퇴고합니다. 우리 초보 작가가 뭐라고 처음부터 잘 쓰기를 바랍니까. 첫 문장과 초고에서 힘 빼는 일 절대 없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난 10년간 매일 글 쓰면서 제가 깨달은 첫 번째 글쓰기 진실입니다.


둘째, 글쓰기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에만 빠져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에 휘둘리는 것이죠.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란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을 도울 겁니까? 어떻게 도울 건가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들의 마음과 행동에 어떤 변화를 심어줄 겁니까? 내가 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작부터 끝까지 이와 같은 내용만 고민하고 궁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글 쓰기도 수월하고, 자기만의 진짜 이야기를 쓸 수도 있습니다. 독자를 향해야 할, 사람을 향해야 할 작가의 마음이 자신의 돈벌이나 성공만을 바라며 흔들린다면, 차라리 글 쓰지 말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하는 게 낫겠지요.


10년간 11권 출간하면서 제가 깨달은 글쓰기 세 번째 진실은, 쓰는 만큼 읽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 비법을 찾아 고민하고 연구하지만, 사실 그 모든 방법들은 이미 책 속에 다 있습니다. '글쓰기 방법'을 다룬 책만 뜻하는 게 아닙니다. 소설을 비롯한 모든 책에 글을 쓰는 방법이 소상히 적혀 있는 셈이죠.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다른 가수의 노래를 많이 듣고 따라 불러야 하듯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른 작가들의 책을 열심히 읽고 그 구성과 방식과 문체를 체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읽지 않은 채 쓰기만 하려는 초보 작가가 많다는 사실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읽기는 글쓰기의 연료이자 나침반입니다.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어휘력과 문장력을 익히고, 작가마다 다른 고유의 사상과 관점을 두루 살피는 것이야말로 나다운 글을 쓸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 하겠습니다.


저한테는 소중한 깨달음이었습니다. 글쓰기 여정은 끝이 없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지요. 용기를 가지고 첫 걸음을 떼야 하며, 진심 다해 독자에게 다가서고, 꾸준히 책 읽으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같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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