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싶을 때

오늘과 지금, 시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by 글장이


다른 친구들 다 좋은 대학 입학했는데, 저만 재수했습니다. 찬바람 부는 2월에 재수 학원 등록하고, 한 해 더 '고3 생활'을 해야 했지요. 제 인생 처음으로 맞았던 실패였습니다. 저 하나 때문에 집안 분위기도 엉망이었고,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과 비교되어 견딜 수가 없었지요.


학력고사에서 수학능력평가 시험으로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학력고사에서 받지 못했던 점수를 수학능력평가 시험에서 훨씬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같은 시기에 입학했더라면 C급 대학밖에 못 갔을 성적인데, 재수하면서 제도가 바뀐 덕분에 원래 제 실력보다 훨씬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 지나 사회생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 해 재수했다는 사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실패 경험 하나를 잘 장착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끈기와 인내 면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았습니다.


사업 실패하고 인생 몰락의 경험도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이 모두 끝난 것처럼 느껴졌으니까요. 10여년 지난 지금, 저는 그 시절의 실패 '덕분에' 제가 원하는 인생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 쓰고 강의합니다. 글감은 대부분 과거 실패로부터 얻고, 강의 내용도 주로 과거 상처와 아픔으로 빚어냅니다. 덕분에, 다른 작가들이 쓰지 못하는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었고, 다른 강사들이 하지 못하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때 큰 실패를 겪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면서 어딘가 있을지 모를 제 꿈을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기만 했을 겁니다.


인생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바라는 게 있어도 이루지 못할 때 많고, 기대한 만큼 성과 내지 못할 때도 있으며, 내가 준 만큼 받지 못하는 때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첫째, 배울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때보다, 뭔가 덜그덕거리고 삐죽삐죽할 때 뭔가 깨달음을 얻는 것이지요. 실패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입니다. 무조건 뜻대로 일이 잘 풀리기만을 바라지 않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둘째, 도전과 극복의 정신을 키울 수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시련과 고난 많이 겪어 본 사람이 강합니다. 지금 당장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남아 있는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야 하는데요. 이럴 때, 앞서 경험한 고난과 역경이 큰 재산이 되는 것이지요.


셋째, 내려놓음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인생에는 내 힘으로 통제 가능한 영역이 있는가 하면,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일도 있게 마련입니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내 힘으로 통제 불가한 영역을 받아들이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넷째, 겸손과 자신감을 동시에 키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겸손해지고요. 그럼에도 다시 도전하여 또 다른 성취를 하게 되니 자신감도 생깁니다. 무너지면서 겸손을, 다시 일어서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다섯째,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척척 해결되어서 예측한 대로 예외없이 다 이루어진다면, 과연 누가 노력이란 걸 하겠습니까. 짐작할 수조차 없는 일들이 매일 매 순간 벌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는 동시에 치열한 노력도 기울일 수 있는 겁니다.


사업 실패하고 파산하고 감옥에 갔을 때는, 정말이지 무슨 이런 엿같은 인생이 다 있나 별 생각 다 들었습니다. 글 쓰고 책 읽으면서, '반드시 다시 일어설 테다' 각오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또한 온갖 일이 다 벌어졌고, 저는 이제야 사는 게 원래 불확실성을 동반하는 거란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남은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제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오만 가지 일이 펼쳐질 테지요.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도 있을 수 있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지 못할 때도 많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성공도 예측하기 힘들지만, 실패도 예측할 수 없지요. 불확실한 미래! 그래서 한 번 해 볼만 한 겁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내려놓을 줄 아는 태도. 이것이 잘사는 비결이겠지요.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매일 씁니다. 어떤 날에는 글이 제법 괜찮게 느껴지고요. 또 어떤 날에는 영 아니다 싶을 때도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는 오늘 내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모릅니다. 각오도 하고 다짐도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쓰기 시작하는 거지요.


글을 잘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합니다. 형편없는 글을 쓰겠다고 작정하고 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잘쓸 수도 있고 못쓸 수도 있습니다.


꾸준히 오래, 그리고 실력 탄탄한 사람들은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음에도 매일 씁니다. 반면, 잘써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기분 내킬 때만 씁니다. 속된 말로 '필 받을 때에만' 글을 쓰는 거지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매일 쓰는 사람과 어쩌다 쓰는 사람, 누가 더 성공 가능성이 클까요?


인생도 똑같습니다.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 넘어졌다 하여 '끝'이 아니거든요. 다시 일어서 뛰면 됩니다. 결승점에 누가 어떻게 통과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학창시절 공부 잘해서 과학고등학교에 이러 카이스트 졸업하고 박사학위 취득한 친척이 있습니다. 해외 가서 살고, 돈도 잘벌고, 딸래미 유학도 시키고, 아주 승승장구하면서 살았지요. 지금 도박중독에 걸려 재산 다 탕진하고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로부터 허구한 날 폭행 당하면서 도망치듯 다른 지역으로 가서 엄마와 숨어 살다가 결국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사촌동생도 있습니다. 지금 경기도에서 규모 제법 큰 건설회사 차리고 아주 돈을 쓸어담으면서 대성공을 거뒀지요.


인생 함부로 장담할 것 못 됩니다. 제 인생만 봐도 그렇고요. 조금 잘나간다 하여 기고만장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실수하고 실패해서 힘든 시간 보낸다 하여 결코 절망하고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루는가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집니다.


인생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싶을 때는, 오늘과 지금에 집중하면서 살면 됩니다. 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로 오늘과 지금을 살아내고, 결과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버텨낼 힘이 생깁니다. 인생,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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