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지 않으면 세차를 할 겁니다

미루다가 똥 됐다

by 글장이


열흘쯤 됐습니다. 비가 내릴 거라는 일기 예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지난 열흘 동안은 한 번도 예보 만큼 비가 쏟아진 적 없습니다. 그냥 비 온다, 비 온다 하면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지요.


세차를 해야 했습니다. 차가 너무 지저분합니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 하니 어쩔 수 없이 비 그치고 맑은 날 세차해야겠다 미루게 된 것이지요. 예보대로 비가 오지 않아서 세차를 하려 하면, 또 다시 오늘은 비가 내릴 거라는 예상 강우량을 접하게 됩니다.


비 내리고 나서 세차하겠다는 결심 열흘째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제 차는 구입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완전히 '똥차'가 되어 주차장에 세워져 있습니다. 누가 보면 수 년 동안 한 번도 세차하지 않은 차 같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동안이 아니라면, 그냥 세차하면 됩니다. 세차 후에 비가 내리면, 비 내린 후에 또 세차하면 됩니다. 주유소 자동세차 이용하면 2천 원 혹은 3천 원 정도 비용이 듭니다. 비 내리기 전에 마침 세차했다 하여 큰 손해를 볼 것도 없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으면,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스스로 타당하다 생각하는 이유를 자꾸 대는 동안 인생은 '똥차'가 되어가는 것이죠. 저도 당당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세차 좀 해라!"라고 말하면, 곧 비가 온다는데 세차하면 뭐하냐고 받아쳤습니다.


자기 합리화는 멋집니다. 그 누구도 나를 설득할 수 없지요. 오늘 비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세차하는 바보가 어딨어! 이렇게나 당당한 생각을 하면서 열흘 보냈고, 그 결과는 차만 지저분해진 겁니다. 결국 가장 찝찝한 사람은 저 자신이지요.


학창시절,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이 들 때마다 공부 계획을 세웠습니다.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공부 계획만 세웠지요. 제가 세운 계획을 보면, 전교 1등이 따로 없습니다. 잠은 5시간만 자고, 틈새 시간까지 이용해 문제집 풀고, 밤 늦게까지 교과서를 탐독하고, 친구들과 독서실에서도 공부하고....


그렇게 치밀하게 공부 계획을 다 세우고 나면, 일단 좀 쉬어야겠다며 음료수를 마시러 나가거나 잠을 청하곤 했었지요. 예상했겠지만, 저는 반에서도 중간 이하 성적이었습니다. 공부 계획만 세우고 공부를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즉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거나, 다른 무슨 이유가 있다거나,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다는 핑계와 변명으로 미루고 또 미루기만 하면, 절대로 공부할 수 없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등산하고 있습니다. 등산하면 할수록 느끼는 바가 큽니다. 신경과 척추에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주 살살 조금씩 걷기 연습이라도 꾸준히 했더라면 지금처럼 몸이 망가지지 않았을 거란 생각입니다.


운동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너무나도 당당한 변명이 있었지요. 의사가 "운동하지 말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세상은 다 압니다. 의사의 말은 "무리하거나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라는 뜻이지요. 가볍게 걷는 것조차 하지 말란 뜻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좋은 것에 대해서는 무언가 "하라!"라는 말에 대하여 크게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반면, 무언가 "하지 말라!"라는 말에 대하여는 상당한 의미를 두지요. 담배처럼 해로운 것에 대해서는 "끊어야 한다"라는 말에 별로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조금은 피워도 괜찮다"라는 말에 상당한 의미를 둡니다.


결국, 자신에게 편한 대로 해석하고 자기 생각에 유리한 쪽으로 세상과 인생을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그냥 세차하면 그만이고, 비 내리면 다음 날 또 세차하면 됩니다. "비 때문에" 세차하지 않는다는 핑계가 정당하다면, 아마 저는 일 년 내내 세차할 날 며칠 되지도 못할 겁니다.


글 쓰고 책 출간하겠다는 사람 중에는 "쓰지 못할 이유와 핑계와 변명"이 너무나도 치밀하고 철두철미해서 제가 더 이상 아무 말 못하는 경우 많습니다. 주목할 점은, 쓰지 못할 이유가 얼마나 대단한가 아닌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지요. 결국 아무 성과 내지 못한 것은 오직 자기 스스로 책임지고 받아들여야 할 테니까 말이죠.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즉시 글을 써야 합니다. 그 어떤 무엇도 내가 글을 쓰는 걸 방해하지 못한다는 결연한 다짐이 필요합니다. 나의 목표와 계획이 일상 모든 것들에 휘둘릴 때, 그것이 바로 주도적이지 못한 삶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비가 온다 해도 나는 무조건 세차를 할 것이다!

비가 쏟아져 세차한 게 엉망이 되면, 다시 세차하면 그만이다!

비가 올 때 세차하는 나를 가리키며 남들이 손가락질 하더라도, 나는 기꺼이 비 오는 날 세차하는 바보가 되어 내 차를 깨끗하게 만들 것이다!

나의 결단과 행동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실행하는 자다!


고작 세차 정도를 가지고도 이토록 의연하고 강인한 마음 가져야만 세상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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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지 맙시다. 미룰수록 자기만 손해입니다. 운동 미뤄서 살 푹푹 찌고, 글쓰기 미뤄서 수 년째 책도 못 내고, 공부 미뤄서 성적 엉망이고, 세차 미뤄서 똥차 되고.... 지긋지긋합니다. 이제,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즉시 실행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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