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와 낙서부터
책쓰기는 크게 6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획, 초고, 퇴고, 투고, 계약, 출간입니다. 모든 단계가 다 중요합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하면 문제 생깁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기획 단계에 관해 정리해 보려 합니다.
기획은 한 마디로 어떤 책을 쓸 것인가 정의하고 계획하는 단계입니다. '어떤 책'이란 말에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요. 결국은 작가 본인의 경험과 지식, 노하우, 철학, 가치관 등을 녹여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하나씩 정돈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하면 못할 일도 없고요. 책쓰기 기획 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에 관해 하나씩 알아 봅니다.
첫째, 프리 라이팅입니다. 머리로만 기획하는 사람 많습니다. 아이디어 하나 떠올랐다 하여 그걸로 마구 책 쓰겠다고 덤비는 경우인데요. 이렇게 하면 중도 포기할 가능성 매우 큽니다. 빈 종이에 생각 나는 모든 걸 적어 보는 것이 1단계입니다.
단어도 좋고 구절도 좋고 이미지도 좋습니다. 한 번만에 끝내려 하지 말고, 며칠 시간을 두고 틈날 때마다 낙서하고 메모합니다. 말이 되도록 만들려고 하지 말고, 생각 나는 대로 마구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브레인 스토밍이라고 하는데요. 혼자서 하는 브레인 스토밍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이건 아니야" 절대 하지 말고, 떠오르는 모든 말과 기억을 죄다 쏟아내는 겁니다.
둘째, 마인드맵입니다. 그림 그려가며 예쁘고 참하게 정리하는 마인드맵 말고요. 좀 전에 마구 쏟아냈던 단어와 구절들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서로 관계가 있다 싶은 것들을 다시 적고 선으로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프리 라이팅에서는 아무 의미도 개연성도 없는 단어와 구절을 마구 쏟아냈지만, 마인드맵 단계에서는 어떻게든 연관성을 갖다 붙여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다, 어머니, 짜증, 식사, 파도, 연애, 사랑.... 예를 들어 이런 단어들을 마구 적었다면, 마인드맵 단계에서는 이 단어들 중에서 '말이 되는 것들만' 골라내는 것이죠. "바다, 어머니, 식사, 사랑" 일단 이렇게만 골라 선으로 연결합니다. 그러면 대략 "어머니와 바다에 가서 함께 식사한 적 있는데, 그때 어머니 사랑을 느꼈다"와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겠지요.
셋째, 메시지입니다. 프리 라이팅 단계에서는 아무 생각 없었다가, 마인드맵 단계에서는 문장을 만들게 됩니다. 이제, 메시지 단계에서는 그렇게 만들어낸 문장들을 보면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궁리하는 것이죠.
조금 전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문장에서, "부모는 살아 계실 때 정성 다해 사랑해드려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뽑을 수 있겠지요. 바다에 가서 함께 식사도 하고 행복했던 시간 기억나지만, 지금은 세상 떠나시고 곁에 없습니다. 이런 마음을 담아 책을 쓰게 되면, 독자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전할 수 있겠지요.
메시지란, 내 인생 경험과 지식과 노하우와 철학과 가치관으로 독자 인생에 뭐라도 도움 한 가지를 전하는 도구입니다. 책을 읽는 독자는 뭐라도 한 가지 얻어가려고 하겠지요. 그러니, 작가는 글을 쓸 때마다 독자들에게 뭔가 한 가지라도 선물을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 선물이 바로 메시지입니다.
넷째, 뒷받침 근거입니다. 책으로 쓸 만한 메시지를 정했다면, 이제 그 메시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삶의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뽑아내야 합니다.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머니 사랑'을 떠올릴 만한 경험 얼마나 많겠습니까. 차분하게 기억 떠올리며 하나씩 정리합니다.
독자는 메시지를 가져갑니다. 그러나, 그냥 메시지만 달랑 있다고 해서 가져가지는 않습니다. 독자도 이 메시지가 가져갈 만한 것인가 탐구합니다. 메시지의 의미와 가치는 작가가 얼마나 뒷받침 근거를 명확하고 정성껏 담아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쓸 만한 경험 없다는 말 자주 듣는데요. 사람이 딱 일 년만 살아도 무궁무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이 처음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합니다.
다섯째, 목차(구성)입니다. 지금까지 작업한 메시지와 뒷받침 근거들을 어떤 순서로 배열할 것인가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이나 독자들이 사전에 알아야 할 내용 등을 앞 부분에 배치하고요.
독자들이 꼭 가져갔으면 하는 핵심 메시지를 가운데 배치하면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초보 작가라 하더라도, 목차는 다른 수많은 책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책을 몇 권 출간한 주변 다른 작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직 집필도 하기 전인데, 기획 단계가 너무 많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기획 단계에 얼마나 정성을 쏟느냐에 따라 책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책쓰기는 모든 단계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내가 쓴 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말은, 내 이야기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뜻이지요.
이왕에 도와줄 거면 제대로 도와주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다 책쓰기 기획 단계에 관해 글을 쓰는 저도,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알려드려야겠다는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몇 명이 방문하는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제 글을 읽고 도움 받는다면, 이 글을 쓰는 보람과 가치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기획도 부단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선, 수첩에다 수시로 메모하고 낙서하는 습관부터 갖춰 보는 게 어떨까요? 참하게 기획해서 멋진 책 출간하길 응원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요약 독서법> 심화 과정 : 9/13(토) 오후 1~5시[4H], 온라인 줌(Z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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