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한 마음 내려놓고 책 읽기를 권합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TV 토론처럼 시간을 갖고 서로 대화할 수 있으면 그나마 낫겠지만, 대부분 일상에서는 그럴 만한 기회가 잘 없지요.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싸우거나, 아니면 아예 대화를 멈추고 돌아서버리기 일쑤입니다.
영영 안 볼 사람 같으면 상관없지만, 매일 혹은 자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사람이라면 껄끄러운 관계가 곤혹스러울 때 많습니다. 불협화음을 자연스럽게 풀 수 있으면 좋겠지만,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삐딱선을 타면 제법 오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삐걱거리면 일상생활에 지장 많습니다. 계속 신경 쓰입니다. 그 사람이 같이 있어도 피곤하고, 따로 있을 때에도 그와 그 사건이 생각 나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와 잘 지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인간관계 참 피곤합니다.
관계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들에게 저는 늘 독서를 권합니다. 관계 자체를 잘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내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음이 좋아야 관계를 풀든 말든 할 것 아니겠습니까.
독서라는 행위는 의도적인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과정입니다. 문장을 읽고, 연결을 파악하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이치에 맞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생각하는 시간이 왜 필요한가. 번잡한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폭발할 때는 생각하기가 불가능합니다.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하거나 짜증이 날 때, 차분하게 생각한다는 어려운 일이지요. 책을 읽으면, 불과 몇 분만에 호흡이 안정됩니다.
평생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사업 실패 후 감옥에 가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읽기 시작했지요. 그것이 제 인생 첫 독서의 시작입니다.
감옥에 있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습니까? 가 보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르겠지요. 처참합니다. 이건 뭐 어떤 감정이라고 표현하기조차 힘듭니다. 나 자신이 쓰레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세상과 타인을 향한 분노가 잠시도 멈추질 않습니다. 그야말로 최악의 기분이지요.
그런 곳에 도서관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다니진 못하고요. 창살 사이로 도서목록표를 넘겨받아 대출 희망 도서를 번호와 함께 적어 내면, 일주일 뒤에 신청한 책을 받게 됩니다. 2주 동안 읽고, 다시 반납하는 거지요.
밖에 있는 가족이 책을 구입해서 택배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당연히 엄격한 검사를 통과해야 하지만요. 어쨌든 그 안에서도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독서를 할 수가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시작한 독서를 통해 제가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후회와 한탄이었습니다. 왜 진작 책을 읽지 않았을까. 책 속에는 제가 이전에 느꼈던 참담한 심정과 실패와 고뇌와 분노가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그런 비참한 상황과 심정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사례도 가득했습니다.
온세상 책이 모두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지요. 속도도 느리고, 이해도 잘 안 되고, 졸리고, 집중하기 힘들고, 다 읽어도 기억도 나질 않았습니다. 독서법? 그런 건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냥 꾸역꾸역 페이지를 넘기며 내가 다시 살아갈 방법은 독서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옥이란 곳은, 개인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험을 하게 되는 장소입니다. 몸은 갇혀 있고, 마음은 괴롭습니다. 이 세상에서 시간이 제일 느리게 흐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런 곳에서의 1년 6개월은 16년보다도 길게 느껴집니다.
저는, 독서 덕분에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감옥에서 독서가 금지되었더라면, 저는 일주일도 참지 못한 채 미쳐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그 만큼 정신 상태가 나약했을 때이기도 했으니까요. 어쨌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저는 살았습니다.
번잡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책 읽는 동안에는 차분하게 가라앉았습니다. 생각이 내 현실을 떠나 책 속 이야기로 옮겨간 덕분에, 전혀 다른 존재로서 사고할 수 있었던 거지요.
현실의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개인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 받은 정도도 다릅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 뜻을 맞추려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습니까. 감옥에서의 심정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인간관계도 정답이 없으니 괴롭기는 매한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정신이 사방팔방 날뛰지 않고, 책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책에는 나쁜 이야기가 없습니다. 책에는 나에게 해꼬지하려는 음해가 없습니다. 책은 뒤에서 내 험담을 하지 않습니다. 책은 내 의견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책은 혼자서 멋대로 우기지 않습니다. 내가 덮으면 입을 다물고, 다시 내가 펼치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 사무실에는 약 2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얼마 전 4백 권 정리해서 바이백으로 정리했음에도 아직 사방 가득합니다. 오늘도 책 한 권을 주문했습니다. 장르도 다양합니다. 에세이, 소설, 인문학, 사회과학, 철학, 심리학, 과학, 정치, 경제/경영, 자기계발서, 종교 서적, 국어 사전까지. 이 모든 책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는데요. '나쁜 말'이 단 한 줄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쏜살같이 흐르는 강물에 실려 떠내려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으면, 세상 모두 떠내려가는데 나만 혼자 중심 잡고 높은 곳에 멈춰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몇 년간 전화 통화 확 줄였습니다. 사적인 만남도 거의 다 없앴습니다. 술 끊은 후로 관계 정리도 많이 했습니다. [자이언트 북 컨설팅] 모임도 한 달에 딱 한 번으로 정리했습니다. 사무실도 집앞이라 이동 시간 5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모든 시간과 관계를 정리하고, 오직 독서와 글쓰기에만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때로 어떤 사람들은 저한테 너무 고독한 삶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요. 설명 복잡하니 딱 한 마디로 정리하겠습니다. 소모적인 관계를 정리한 후로 제 삶은 과거에 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습니다.
창 밖으로 비가 내리고, 저 멀리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사무실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씁니다. 이토록 '고요한' 삶이라 좋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번잡함에 시달리며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있다면, 그것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있다면, 오늘 밤에는 '불금' 술자리에서 흥청이지 말고 책 읽기를 권합니다.
어쩔 수 없는 삶은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삶에 대한 반응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 <요약 독서법> 심화 과정 : 9/13(토) 오후 1~5시[4H], 온라인 줌(ZOOM)
- 신청서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988965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