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by 글장이


어머니는 아버지가 매일 복용하시는 심장약을 통째로 버렸습니다. 약 올려두는 선반이 지저분하다는 것이 이유였고, 분명히 아버지한테 물어 봤는데, "버려도 된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약을 버린 건 이미 벌어진 상황이고, 대학병원에 가서 다음 예약 날까지 복용할 약을 다시 타와야 하는 게 문제였습니다. 약을 분실했을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약값을 다시 치뤄야 합니다.


제가 직접 가서 비싼 돈 주고 77일치 약을 다시 타왔습니다. 문제는 제가 다 해결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돈 십 원도 안 쓰면서 계속 다투기만 하십니다. 내 잘못 네 잘못만 따지고 계신 거지요. 해결책이 막막할 땐 원인 찾는 게 먼저이지만, 해결책이 뻔할 땐 해결부터 하는 게 순서입니다.


부산에 살고 있는 사촌 동생이 또 사고를 쳤나 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늘 그렇듯, 이번에도 술과 조폭과 폭행 관련 사건인 모양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주 사건 사고에 휘말린 녀석이라 이젠 아주 지겹기까지 합니다. 몸 크게 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저한테 연락한 이유는 다름아닌 돈 문제였습니다. 어찌 됐든 사고를 수습해야 하니까 돈이 필요했던 거지요. 생각보다 큰 금액입니다. 어찌할까 고민중입니다. 쉽게 돈을 내주면, 반성 없이 또 원래대로 살 게 뻔합니다.


도와주지 않으려니 마음에 걸립니다. 어릴 적부터 사촌 동생네 집은 힘들게 살았습니다. 어찌 그리도 작은아버지 인생이 풀리질 않는지 답답할 지경이었지요. 돈을 빌려줄 것인가 모른 척할 것인가. 마음이 심란합니다.


외사촌 형님은 도박 중독입니다. 계속 쓰다 보니 저희 집안이 마치 콩가루 집안인 듯하여 부끄럽지만, 뭐 그래도 이 정도 문제 없는 집이 있을까 하여 계속 쓰기로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영재, 천재, 수재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 정도로 머리가 좋았습니다. 공부도 잘했고요. 과학고등학교에 카이스트 졸업에 박사 학위까지. 일사천리로 '잘나가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랬던 형님이 해외에 나가 이런 저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도박에 빠진 모양입니다. 전재산 탕진하고 거지꼴이 되어 국내로 들어왔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채 여기저기 돈 빌려 도박을 하는 모양입니다. 삶의 막바지에 이른 외삼촌이 저한테 전화해서 힘없는 목소리로 하소연을 합니다.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단 하루도 온전히 평온하기만 한 날이 없습니다. 힘들지 않은 인생도 없습니다. 이것이 팩트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살아야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운을 잃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 걸까요?


첫째, 꽃길을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날만 기대하는 습성은, 나쁜 날들에 대한 좌절과 절망만 키울 뿐입니다. 인생이란 원래 시련과 고통의 연속임을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에서도 주어진 몫의 하루를 살아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둘째, 하향 비교를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세상에는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위만 쳐다보고 살면 상대적 박탈감에 실망하게 되지만, 아래를 보면서 살면 감사와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셋째,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옛날에 임금을 했든 말든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먼 훗날에 부자가 되든 말든 헛된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오직 오늘과 지금 뿐입니다. 오늘에 집중하며 오늘을 잘사는 것만이 인생 제대로 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온전히 평온한 날 없습니다. 꽃길만 걷는 인생 없습니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고, 모든 순간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확장합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이 모든 과정을, 삶이라 부릅니다.


쉽고 편안한 인생을 기대하는 만큼 괴로운 법이고, 어렵고 힘든 인생 극복하며 성장하겠다 마음먹는 만큼 의미와 가치를 찾게 됩니다. 의미와 가치를 찾는 순간부터 인생은 괴롭다 여겨지지 않고 충분히 살 만하다 행복한 여정으로 인식되는 것이지요.


몸도 마음도 지극히 편안했다 싶었던 시절을 돌아보면, 그때는 배운 것도 깨달은 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코 행복하지 않았지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온몸이 땀에 젖도록 등산하고, 글 쓰고 책 읽고 강의 자료 만들면서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저는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행복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소한 일로 아웅다웅하시는 것도, 아직은 그럴 만한 에너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고요. 사고를 치는 동생도, 도박 중독에 빠진 형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찾을 거라 믿습니다.


그 모든 과정들이 또 하나의 성장과 확장의 받침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과 시련의 순간 중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힘들고 괴로울 수는 있겠지만, 그 시간을 관통해 더 나은 나로 거듭날 수 있다면, 고통도 다 의미가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남아 있는 제 인생에서도 폭풍우가 몇 차례 더 몰려올 테지요. 이번에는 기꺼이 맞아 줄 작정입니다. 과거처럼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정면으로 마주하고,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할 겁니다. 그리고, 또 다시 일어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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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평온할 날이 없습니다. 불평과 불만, 내 인생 왜 이 모양이냐고 푸념만 쏟아낼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로부터 배울 점과 깨달을 점 찾아 성장하고 확장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란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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