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매일 글을 쓴다
글 쓰면서 얻게 된 기쁨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글쓰기에 관심 없다는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두 가지만큼은 항상 강조합니다. 하나는, 저 자신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고요. 다른 하나는, 저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업 실패 후,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세상으로 돌아왔을 때, 저를 알아보는 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나 다름없었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누군가 저를 알아야만, 제가 파는 물건도 사 주고 저와 소통도 할 것이며 저를 응원도 해 줄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이 넓은 세상에 저 혼자 뚝 떨어져 있다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길거리 걸어다니며 아무나 붙잡고 제 소개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인생 절반 가까이 살아온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어떻게든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이웃들, 독자들, 그리고 수강생들이 저를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수고했다 어깨를 토닥거려 주기도 하고, 잘했다 칭찬도 해 주고, 더 잘할 수 있다 응원도 해 주었습니다.
사람을 잃어 본 적 없는 이들은 아마 이 기분을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외롭고 쓸쓸했던 저는,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인정과 축복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 삶의 동력은 모두 '사람'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시에 누가 저한테 "왜 사느냐"라고 물었다면, 저는 대답할 게 아무것도 없었을 겁니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사느냐를 모른다는 건 참으로 허탈하고 허무한 일이었지요.
첫 책을 출간한 후, 제 책을 읽고 도움 받았다는 독자들의 후기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을 지경이었습니다. 사업 실패 후 모든 걸 잃고 전과자 파산자가 된 제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지요.
대단하고 거창한 인생이 아니어도, 그저 솔직하고 진솔한 글을 쓰기만 하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무되었습니다. 이후로 저는, 매 순간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에 메세지를 연결해 글을 썼습니다. 10년 넘게 매일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제 글이 사람들에게 도움 줄 수 있다는 확신 덕분이었지요.
글을 쓸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 있다면, 글을 잘쓰지 못해 주저하는 사람 있다면, 지금 당장 키보드에 손을 얹고 마구 써내려 가라 전하고 싶습니다. 글을 '잘쓰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자신을 드러내고 존재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드러낸다는 말이 잘난 척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선한 일을 하는 존재로서 이름을 알린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 라는 사실을 세상이 아는 것은 중요한 의미입니다. 어느 한 개인이 살아가는 중요한 근원이 되는 일이죠.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홀로 살아가는 건 끔찍한 일 아니겠습니까.
존재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도 무슨 독재자가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경험이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는 가치가 된다는 건, 내가 제법 잘 살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모든 경험이 가치를 가지는 순간, 지금을 살아갈 힘도 갖게 됩니다. 존재 가치는, 그 어떤 순간에도 쓰러지지 않게 만들어 주는 힘입니다.
출판사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책이 얼마나 팔렸느냐 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 책을 구입하고 읽은 독자들은, 뭐가 됐어도 한 가지 이상 도움을 받았다고 말해 줍니다. 비록 베스트셀러 작가는 되지 못했지만, 제 책을 통해 도움 받은 독자들을 생각하면 글쓰기를 멈출 수가 없는 것이죠.
글쓰기/책쓰기를 돈과 연결짓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돈 많이 버는 것도 충분히 좋은 일이죠. 하지만, 돈은 어느 한 가지 일만 잘한다고 해서 쌓이는 게 아닙니다. 글쓰기, 책쓰기, 마케팅, 강연, 강연 내용, 강연 스타일, 작가와 강연가의 일상 말과 행동들....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연결되어 수익을 창출합니다.
더 크게 번져 나갈 수 있는 글을 쓰려면, "자신을 드러내고, 존재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데에 정성을 다해야 하겠지요. '돈이 되는 글쓰기'에 집중할 게 아니라, '글다운 글을 쓰는 데' 먼저 몰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본질과 가치에 집중하고, 바른 태도로 살아갈 때, 글쓰기뿐 아니라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겁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주저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쓰는 글로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 준다는 생각 절대로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매일 꾸준히 글을 쓰면, 내 삶도 타인의 삶도 분명 좋아질 테지요. 이렇게 사는 사람 인생이 나빠질 리 있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