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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힘들 때 믿어준 사람들

시련과 고난에서 배우다

by 글장이


제가 잘나갈 때 곁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었던 사람들 많았는데요. 지금은 그 사람들 별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때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해 주었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냥 막연히 좋아겠지 뭐 생각 나는 정도입니다.


"은대 니가 뭐 계속 힘들 것도 아니고."

입사 동기 중 한 명인 H가 제게 했던 말입니다. 벌써 15년 다 되었네요. 사업 실패하고 완전히 무너졌을 때, H에게 가시오가피 한 박스 판매한 적 있습니다. 입사 동기 찾아가서 뭘 판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H는 즉석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해주었습니다. 제가 너무 고맙다고 인사를 거듭했더니, "우리 사이에 인사는 무슨. 은대 니가 계속 힘들 것도 아니고. 곧 좋아질 테니 너무 심려 마라."라고 어깨를 툭툭 쳤지요.


승승장구할 때는 곁에 사람 많습니다. 듣기 좋은 말도 많이 해 줍니다.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 새겨듣지 않아도 기분이 좋은 상태라서 금방 잊곤 하지요. 그렇게 모든 것이 잘 풀릴 때는 사람 귀한 줄 모릅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꽃길만 계속 되는 일은 잘 없거든요. 항상 위기가 닥치고, 시련과 고난을 마주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내가 힘들 때,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 때, 그럴 때 곁에 있어주고 힘이 되는 말을 전해주는 사람이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 믿어주는 사람들. 그들은 '현재의 무너진 나'를 믿는 게 아닙니다. '내 안에 깃든 가능성'을 믿어주는 겁니다. 그래서 더 고맙고,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죠.


인생 망가질 때는, 나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하거든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고, 또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거란 기대를 갖지 못합니다. 실망하고 좌절하며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나조차도 나를 믿지 못하는데, 그런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자 축복입니다. 잘나갈 때 비위 맞추는 사람들보다 힘들고 어려울 때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들을 진짜 내 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H가 그 말을 해주던 때의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 납니다.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않을 테고요. H의 한 마디 덕분에, 저도 잊고 살았던 저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참혹했던 시간을 딛고 새로운 삶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다들 자기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내게 도움 된다 싶으면 친하게 지내고, 나한테 별 도움 되지 않겠다 싶으면 금세 외면합니다. 이런 식으로 살아가면, 외롭고 힘든 인생 버티기 힘듭니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그의 가능성을 믿어주어야 합니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만났다면, 반드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희망을 전해주어야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의 한 마디가 그의 삶을 다시 일으키기도 하고, 영원히 절망 속에 빠트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혹시 자기 주변에 힘든 사람 있다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어야 하고요. 내 주변에 나의 가능성을 믿어줄 만한 사람 누구인가 사람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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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 고비를 만나 봐야 배우고 깨닫게 됩니다. 마냥 좋은 시절만 보내는 사람도 없지만, 설령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있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배우질 못하니 부러워할 것도 없지요. 시련과 고난을 거쳐야만 진짜 내 사람도 찾을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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