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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법

소중한 내 인생을 위하여

by 글장이


요즘은 그런 일이 드물지만, 제가 블로그를 막 시작했을 무렵에는 이상한(?) 댓글이 종종 달리곤 했습니다. 글을 쓰자고 하면, 그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비꼽니다. 책 읽자고 하면, 굳이 그렇게 읽어야 하냐고, 그런 것도 전부 강박이라며 삐딱한 소리를 남겼지요.


세상에는 별 종류의 사람이 다 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경이 쓰이고 속상했습니다. 제가 쓴 글을 아무리 다시 읽어 봐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만한 내용은 없었거든요. 왜 그럴까? 왜 내가 글만 썼다 하면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달려들고 물어뜯지 못해 안달일까? 신경 쇠약에 걸릴 지경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강의를 시작하지 않은 때였습니다. 주변에 아군이 전혀 없었지요. 온라인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저를 향한 공격을 상대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좋은 말로 답글도 달아 보고, 모른 척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짜증과 분노를 삭힐 수는 없었지요.


소음에 민감했습니다. 집에서 글을 쓰고 있으면, 꼭 어딘가 공사판 기계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습니다. 트럭에서 자재를 내리는 소리, 드릴로 구멍 뚫는 소리, 콘크리트 가설 공사 소리, 일꾼들의 고함 소리 등 끝도 없는 소음이 발생했습니다.


저도 '노가다판'에서 일해 봤기 때문에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귀를 자극하는 쇠소리와 기계 소리는 갈수록 저를 미치게 만들었지요.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공사를 하는 거야? 집을 나서 주변 공사판을 돌아다니기까지 했습니다.


'건물을 짓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나를 못살게 굴고 있구나'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리를 꽥 지르며 한바탕 싸움을 했으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다 싶었지요. 한여름에도 사방 문을 꼭꼭 닫아 놓고 지낼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요.


버스나 열차를 타고 지방으로 이동할 때, 객실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치 저를 방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글 좀 쓰려고 하면 냅다 소리를 지르고, 책 좀 읽으려도 하면 자꾸만 뽀시락거립니다.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거슬리고 신경에 거슬렸지요.


책을 출간하면, 그리고 강의를 하고 나면, 사람들의 평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온라인에 서평을 올리고, 수강생은 후기를 남기지요. 다행히도, 대부분 독자와 수강생은 '좋은 소감'을 남겨줍니다. 참 든든하고 힘이 됩니다.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러나, 꼭 한두 명 있습니다. 이런 것도 책이라고 썼느냐, 돈 아깝다, 읽을 게 없어서 한 시간만에 다 읽었다 등등 제 글과 책을 비하하고 힐난하는 서평을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강의 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놓고 부정적인 후기를 쓰는 사람은 드물었지만, 뒤에서 수군거리는 말들이 제 귀에 다 들렸습니다. 듣고 있기가 힘들었지요.


세상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수도 없이 다짐하면서도, 사람 마음이란 게 좋지 않은 소리를 반복해서 들으니 평정을 잃을 수밖에 없더군요. 마음 속에 박힌 가시가 하나둘 늘어가면서, 저는 성격이 점점 더 괴팍해지기도 했습니다.


정.신.의.나.약.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로 인해 제가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고 마음이 흔들렸던 이유는 정신의 나약함 때문이었습니다. 정신의 나약함이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제 자신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자세는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면 무슨 일을 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지요.


둘째,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에 목이 말랐던 탓입니다. 자신에 대한 신념은 아랑곳없이, 타인의 인정과 칭찬에만 기대고 있었으니 조금이라도 삐딱한 소리를 들으면 참지 못했던 것이지요.


셋째, 결과에만 연연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고 강의를 준비하는 모든 순간에 집중하고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데, 자꾸만 사람들 반응을 살피고 점수를 매기려는 습성에만 치우쳤던 것이지요. 마라톤을 뛰면서 백미터마다 다 왔냐고 묻고 있는 꼴이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주변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과 행동. 뜻대로 풀리지 않는 많은 일들.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스트레스 받으며 일일이 신경을 쓰고 감정의 풍파를 일으키는 이유는, 단연코 정신의 나약함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신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나를 괴롭히기 위함인가? 아니면, 나름의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가? 이성적으로 구분하는 습관을 키워야 합니다. 집을 짓기 위한 공사일 뿐이지요. 책을 읽고 난 개인의 평가일 뿐입니다. 강의 듣는 사람 각자의 생각과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고요.


세상은 '그냥' 돌아가는데, 자꾸만 그것들을 내 삶에다 갖다 붙여 인과관계를 만듭니다. 이런 습성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제가 어제 썼던 <'그리고'라는 접속사의 위력>이라는 글도 같은 맥락입니다.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은 그 사람 나름의 이유와 배움과 습관 탓일 뿐, 나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지요. 억지스럽게 갖다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정신이 나약한 이유는, '내가 뭔가 하려고만 하면 자꾸만 세상과 타인이 방해를 한다'는 피해의식 때문입니다. 아무도 내 삶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나를 해코지하려 들지 않습니다. 과대망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경망스럽게 굴지 말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묵묵히 몰입하여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공사를 중지시킬 수는 없습니다. 공사판 소음을 없앨 수도 없습니다. 무조건 좋은 후기만 쓰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공공 장소에서 통화를 하지 못하도록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럴 만한 방법도 힘도 없습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에 신경을 쓰는 것만큼 어리석은 태도는 없습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에너지 낭비이고요. 삶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만 찾아야 하고, 그것에만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것만 살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인가? 할 수 없는 일인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과감히 수용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구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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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합니다. 언제까지 세상과 타인의 소음에 신경 쓰며 질질 끌려다닐 수는 없습니다. 신경을 쓰면 쓸수록 세상은 더 소란스러워지고, 사람들은 더 말이 많아질 겁니다. 도끼로 내려찍듯 콱 잘라내야 합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만큼, 내 삶은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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