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말고 완성주의, 3단계 전환법

글쓰기, 환상 말고 현실

by 글장이


완벽주의는 언뜻 좋은 태도처럼 보입니다. 높은 기준을 추구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고,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글쓰기에서 완벽주의는 독약입니다.


완벽주의는 글을 완성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끝없이 고치고, 의심하고, 미루게 합니다. 결국 훌륭한 초고는 많지만 완성된 글은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됩니다. 지난 10년간 649명의 작가를 배출하면서 확신하게 된 진실이 있습니다. 완벽한 글 한 편보다 완성된 글 열 편이 작가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완벽주의를 버리고 완성주의로 가는 3단계 전환법을 정리해 봅니다. 이 전환만 이루어지면, 초보작가의 글쓰기 속도와 성과는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첫째, 완벽의 기준을 '객관적 숫자'로 바꿔야 합니다. 완벽주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완벽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 문장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뭔가 2% 부족한 느낌이야..."


이런 막연한 기준으로는 영원히 완성할 수 없습니다. '괜찮다'의 기준이 계속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70점이면 만족했는데, 오늘은 80점이 필요하고, 내일은 90점을 원합니다.


완성주의자는 다릅니다. 명확한 숫자로 기준을 정합니다. "이 글은 A4용지 1.5매를 채우면 완성이다." "퇴고는 세 번까지만 한다." "오늘 자정까지 마침표를 찍는다."


완성주의에 도움되는 훈련이 있습니다. 완성 기준표를 만드는 겁니다. 아래는 한 편의 글 기준입니다.

초고 작성: 주제 정하기 → 구조 짜기 → 본문 쓰기 (여기까지 2시간)

1차 퇴고: 논리 흐름 점검 (30분)

2차 퇴고: 문장 다듬기 (30분)

3차 퇴고: 맞춤법 검토 (15분)

완성 선언: 위 과정을 마치면 무조건 완성


3시간 15분이 지나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완성됩니다. 완벽주의자는 자기 머릿속 기준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 숫자로 기준을 정하면, 머릿속 목소리가 아니라 현실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 글이 완벽해지면 발표하겠다"가 아니라 "이 기준을 채우면 발표하겠다"로 바꿔야 합니다. 분량, 시간, 퇴고 횟수, 뭐든 좋습니다. 명확한 숫자로 정하는 거지요.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완성의 기준을 숫자로 바꾸는 순간, 완성은 선택이 아니라 도달점이 됩니다.


둘째, '초고는 원래 쓰레기'라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완벽주의자가 글을 완성하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초고부터 완벽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첫 문장을 쓰면서 이미 퇴고를 시작합니다. 한 문장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한 시간을 써도 한 문단을 넘기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초고는 원래 엉망입니다.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했고요. 스티븐 킹도 말했습니다. "첫 번째 초고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쓴다."라고 말이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쓴 11권의 책, 모든 책의 초고는 형편없었습니다. 문장은 어색하고, 논리는 엉성하고, 군더더기 투성이었습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초고의 목적은 완벽한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생각을 일단 종이 위에 쏟아붓는 겁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거지요. 완성주의자는 이걸 압니다. 그래서 초고를 쓸 때는 평가를 멈춥니다.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냥 씁니다.


'쓰레기 초고 훈련' 방법이 있습니다. 30분 타이머를 켜고, 그 시간 동안 절대 지우지 말고 쓰게 합니다. 문장이 이상해도,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도, 논리가 엉망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쓰고 봅니다.


초고가 있으면 고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고가 없으면 고칠 것도 없습니다. 형편없는 초고라도 있으면, 거기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빈 화면만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압니다. 엉망으로 써놓은 초고를 퇴고하다 보면 생각보다 쓸 만한 문장이 많다는 사실을요. 완벽한 초고를 쓰려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대신 쓰레기 같은 초고를 기꺼이 써내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좋은 글은 처음부터 좋게 쓰인 게 아니라, 나쁜 초고를 계속 다듬어서 만들어진 겁니다.


셋째, 완성 후 발표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완벽주의자의 마지막 함정은 완성 후에도 발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글은 다 썼는데... 아직 세상에 내보내기엔..." 글을 완성했지만 발표하지 않으면 그건 완성이 아닙니다. 서랍 속에 묻힌 글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완성주의자는 압니다. 완성의 마지막 단계는 발표라는 사실을 말이죠. 발표는 두렵습니다. 당연합니다. 내 글이 세상에 나가면 평가받습니다. 비판받을 수도 있고, 무시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루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발표하지 않으면 영원히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진짜 피드백은 세상에 내놓았을 때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4시간 규칙'을 강제합니다. 글을 완성하면 24시간 안에 무조건 발표하는 거지요. 블로그든, SNS든,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세상에 내놓는 겁니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완성하면 자동으로 발표되는 구조를요.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용기를 내서 발표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못 합니다. 대신 '완성하면 자동으로 발표되는 시스템'을 만들면 거기에 익숙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발표한 글 중 90%는 큰 반응이 없을 겁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그 90%가 있어야 나머지 10%가 나옵니다.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습니다. 배트를 계속 휘둘러야 언젠가 홈런이 나옵니다. 발표를 두려워하지 말고, 발표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완벽주의에서 완성주의로 전환하는 3단계를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1단계: 완벽의 기준을 객관적 숫자로 바꿉니다. 2단계: 초고는 원래 쓰레기라는 진실을 받아들입니다. 3단계: 완성 후 발표를 습관으로 만듭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 편 쓰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한 편씩 완성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완벽하지 않아서 발표 못 했는데, 이제는 70점짜리 글이라도 당당히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완벽한 글 한 편을 꿈꾸며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했던 과거보다, 부족해도 완성된 글 열 편을 세상에 내놓은 지금이 훨씬 더 성장했다는 사실에 흐뭇합니다.

스크린샷 2026-01-04 083204.png

완벽주의는 환상입니다. 완성주의는 현실입니다. 오늘부터 완성주의자가 되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완성하고, 그리고 발표하면 됩니다. 완성된 글들이 쌓이는 순간, 자신감과 자존감도 함께 상승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요약 독서법 강사 자격 과정 3기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4106942835


KakaoTalk_20250108_15350419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