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경험으로 타인을 돕는 글쓰기
자신의 경험은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개인적이고, 특수하고, 남들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여기는 것이죠. 그래서 쓰기를 망설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얘기를 누가 읽겠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요. 개인적인 이야기가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10년간 11권의 책을 쓰고 649명의 작가를 배출하면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의 비밀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보편적 감정을 건드리는 능력이라는 겁니다.
나의 개인적 경험을 보편적 메시지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극히 사소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바꾸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그 구체적인 5단계 프로세스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첫째, 경험 속 가장 강렬한 감정을 포착해야 합니다. 사건이 아니라 감정에 집중하는 단계입니다. 많은 사람이 경험을 쓸 때 사건을 나열하곤 합니다.
"2023년 3월, 저는 회사에서 해고당했습니다. 15년을 다닌 회사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아내는 울었습니다. 저는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은 있지만 감정이 없습니다. 이렇게 쓰면 독자는 "그래서 뭐 어쨌다고?"라고 반응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력서일 뿐이지요. 하지만 감정을 포착하면 달라집니다.
"해고 통보를 받고 회사를 나섰을 때, 손이 떨렸습니다. 지하철에 앉아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분노도 아니었고, 슬픔도 아니었습니다.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공허함이었습니다. 15년간 쌓아온 제 정체성이 한순간에 증발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위 먼저 쓴 글은 사건의 기록입니다. 두 번째 쓴 글은 감정의 기록입니다. 독자는 사건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감정에 공감합니다.
그때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그 감정이 몸의 어떤 반응으로 이어졌나요?
그 느낌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면 뭔가요?
감정을 명확히 포착하는 것, 그것이 1단계입니다. 감정이 명확해지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둘째, 나의 개인적 경험에서 '우리'로 나아갈 수 있는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개인에서 보편으로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보편적입니다. 실직의 공허함, 이별의 아픔, 실패의 좌절감, 성공의 기쁨, 배신의 분노... 이런 감정들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합니다.
내가 느낀 감정을 지구 반대편 누군가도 느꼈고, 100년 전 누군가도 느꼈습니다. 여기서 보편성이 나옵니다. 앞서 예로 든 '나의 해고 경험'은 특수합니다. 하지만 '정체성을 잃은 공허함'은 보편적입니다. 굳이 해고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키운 사업이 망했을 때
평생 해온 일을 은퇴로 그만뒀을 때
자녀가 독립해서 빈둥지가 되었을 때
오랜 관계가 끝났을 때
모두 다른 사건이지만 비슷한 감정입니다. 정체성의 상실이죠. 이게 보편성입니다. 1단계에서 포착한 감정을 중앙에 적고, 그 주위에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상황 5가지를 적어 봅니다. 경험은 특수하지만, 감정은 보편적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구체적 장면에 보편적 통찰을 결합합니다. 구체성과 보편성의 균형을 잡는 단계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보편성을 찾는 과정에서 구체성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누구나 상실감을 느낍니다. 상실감은 인생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상실을 통해 성장합니다."
추상적이고 교훈적입니다. 감동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구체적 장면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은 구체적 장면과 보편적 통찰이 공존합니다.
"해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직은 새로운 시작의 기회입니다." → 보편적이지만 공허합니다.
"해고 통보서에 서명하는 순간, 15년간 매일 출근하던 그 건물이 갑자기 낯설어 보였습니다. 마치 처음 온 곳처럼. 우리는 오랜 시간 한 곳에 있으면 그곳이 나의 일부인 줄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라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장소가 나를 만든 게 아니라, 내가 장소에 의미를 부여했던 것임을요."
→ 구체적 장면(서명하는 순간, 건물이 낯설어 보임) + 보편적 통찰(우리의 착각, 의미 부여)
구체적 장면은 독자를 그 순간으로 데려갑니다. 보편적 통찰은 독자가 자기 경험과 연결하게 만듭니다. 이에 관한 공식이 있습니다.
★구체적 장면 → "그때 깨달았다" → 보편적 통찰
"(구체) 딸이 초등학교 입학식 날, 제 손을 뿌리치고 친구들에게 달려갔습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요. → (전환)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 (통찰)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붙잡는 게 아니라 놓아주는 것임을.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응원이라는 것을요."
내 경험 중 가장 선명한 장면 하나를 구체적으로 씁니다. 그 장면에서 느낀 것, 본 것, 들은 것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이 장면이 내게 알려준 보편적 진실은 뭔가? 구체적 장면은 나만의 것이지만, 그 안에 담긴 통찰은 모두를 위한 메시지입니다.
넷째, 나의 이야기를 우리의 질문으로 전환합니다. 서술 방식의 전환입니다. 보통, 경험을 쓸 때 대부분 이렇게 시작하지요. "저는...", "제가...", "나는..."
독자는 듣습니다. 하지만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관찰자로 남습니다. 질문을 던지면 달라집니다. 독자가 함께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나의 이야기 : "저는 해고당한 후 한 달간 집에만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산책을 나갔고, 그때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질문: "해고당한 후 한 달간, 저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일을 잃었을 때, 나는 무엇을 잃은 걸까?' 급여? 직함? 아니면 그 이상의 무엇이 또 있는 걸까? 독자 여러분의 정체성은 직업과 얼마나 단단히 묶여 있나요? 만약 그 직업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첫 번째 글은 자기 경험의 보고입니다. 두 번째 글은 우리 모두의 질문입니다. 독자는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닙니다.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가 됩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지 않나요?"
"혹시 독자 여러분도 이런 순간이 있었나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우리는 왜 이렇게 반응할까요?"
"독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독자는 질문을 받는 순간 자기 경험을 떠올립니다. 나의 이야기가 그의 이야기가 됩니다. 내 경험을 쓰다가 중간중간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지요. 질문은 독자를 깨웁니다. 수동적 읽기에서 능동적 사고로 전환시킵니다.
다섯째, 경험을 넘어 행동 가능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실용성입니다. 좋은 글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넘어, 무엇인가 할 수 있게 만듭니다.
"해고당한 저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겨냈습니다. 여러분도 힘내세요."
위로는 됩니다. 하지만 독자는 여전히 막막합니다. "어떻게 이겨내라는 거지?"
보편적 메시지는 행동 가능한 통찰을 담아야 합니다.
"해고 후 한 달간 제가 배운 것은 이것입니다. 정체성을 회복하려면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저는 매일 아침 산책 30분을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공원에 '출근'했습니다. 당신도 해 볼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게 무엇이든, 작은 루틴 하나를 만드세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하세요. 그 반복이 새로운 정체성의 뿌리가 됩니다. 저는 산책을 반복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무엇을 반복할 수 있을까요?"
이제 독자는 막막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액션 플랜이 생겼습니다. 마무리에도 공식이 있습니다.
"내 경험 + 그로부터 배운 것 + 독자가 시도할 수 있는 액션 플랜"
추상적 조언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을 제시해야 합니다.
"매일 아침 5분간 ___를 해보세요."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___라고 물어보세요."
"오늘 밤, 종이에 ___를 적어보세요."
경험은 개인의 것이지만, 통찰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내 경험을 보편적 메시지로 바꾸는 5단계 프로세스를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1단계: 경험 속 가장 강렬한 감정을 포착하라
2단계: "나만 그런가?"에서 "우리 모두 그렇다"를 찾아라
3단계: 구체적 장면에 보편적 통찰을 결합하라
4단계: "나의 이야기"를 "우리의 질문"으로 전환하라
5단계: 경험을 넘어 행동 가능한 통찰을 제시하라
이 5단계를 따라가면, 개인적 경험은 보편적 메시지가 됩니다. 이런 개인적인 얘기를 누가 읽겠냐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립니다. 인간의 감정은 보편적이기 때문입니다.
이혼 경험, 실직 경험, 질병 경험, 실패 경험... 모두 특별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상실감, 좌절감, 두려움, 희망은 모두가 아는 보편적 감정입니다.
쓰고 싶은 경험 하나를 정합니다. 그리고 이 5단계를 하나씩 적용해 봅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길잡이가 될 테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쓰고,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 이것이 진짜 글의 힘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