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사람 생각이 난다

죽다 살았다

by 글장이


종일 토하고 연거푸 설사를 한 탓에 결국 탈수 증상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천장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메슥거리는 데다가 몸살에 근육통에 오한까지. 제정신으로는 견딜 수가 없어서 강의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 연로하셔서, 제가 조금이라도 어디 아프다고 하면 여간 걱정하시는 게 아닙니다. 당장 죽을병도 아니기에 굳이 알리지 않기로 작정했지요. 일을 핑계로 대고는 종일 사무실 맨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서 각종 검사를 했습니다. 노로바이러스와 장염이 겹쳤다고 합니다. 수액 맞고 약을 타서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어떻게 병원에 다녀왔는지 하나도 기억 나질 않습니다.


연중 행사처럼 일 년에 한 번은 쓰러지는 것 같습니다. 감기 등 잔병치레 줄어들어 좋다 했더니, 한 번씩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아파서 더 골치입니다. 강의를 취소해야 했으니 수강생들에게 알릴 수밖에 없었고요. 많은 분들 걱정과 심려 끼쳐 죄송한 마음까지 더해졌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사흘간 있었던 일입니다. 일주일이 지난 어제와 오늘, 이제야 겨우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잡곡밥에 김치찌개 마구 퍼먹을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인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감기만 걸려도 독자들에게 죄 짓는 거다, 그래서 건강 관리 철저히 해야 한다.... 강의 때마다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정작 저 자신이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 아닐 수 없습니다.


오락가락하는 정신으로 사무실 맨바닥에 가만히 누워 있으니, 제일 먼저 서글프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련과 고난 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건강 챙기지 못해 힘없이 쓰러져 있는 저 자신이 모습이 왜 그리도 처량하게 느껴지던지요.


다음으로는, 사람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10년간 저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 그들 중에는 터무니없는 말과 행동으로 제 뒤통수를 친 뒤에 등 돌린 사람들도 있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를 지켜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떠난 이들에 대한 분노보다는 곁에 머물러주는 이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먼저였습니다. 다만, 그렇게 고마운 사람들에게 저는 과연 무엇을 얼마나 해주고 있는가 질문 앞에서 딱히 답할 게 없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별 문제 없이, 아쉬울 것 없는 인생 잘 살아가고 있다고 늘 자부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무너지고 나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지울 수가 없었지요. 다행히, 잠시 스쳐가는 열병이라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이번 일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더라면, 그 많은 고마운 사람들에게 영원히 갚지 못할 빚을 안고 떠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편히 눈 감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주변 고마운 이들에게 제 마음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그들에게 아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마음을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못난 과거를 살았습니다. 제 인생에도 많이 미안하지요. 그 또한 살아 있는 동안 제 인생에 갚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합니다.


멀쩡하게 일상 살아갈 때는 주로 매일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어떤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매진하게 되지요. 그런데, 몸이 아파 쓰러지게 되면 딱 두 가지 생각밖에 나질 않았습니다.


첫째는,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둘째는, 사람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번 병은, 제게 "잠시 멈추고, 삶을 돌아보고, 사람을 생각하라"라는 신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멀쩡할 때는 그들을 향한 분노와 질투와 시샘과 증오로만 시간을 보냈거든요. 그런데, 아프고 나니까 그런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습니다.


인생 절반 넘게 살고 보니, 평소 제가 느끼는 불안하고 불편하고 부정적인 모든 감정들이 참말로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생각들이었단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토록 미워해서 뭘 어쩌겠단 소리일까요.


물론, 세상에는 인면수심 싸가지 없고 예의 없고 오직 자기 생각만 하며 살아가는 못된 인간들도 분명 있습니다. 허나, 그런 인간들을 내 마음에 품고 증오한다 하여 무엇이 달라질까요?


예수님도 부처님도 못다 한 일을 제가 무슨 수로 하겠습니까. 타인을 내 뜻에 맞게 바꾸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어찌 해보겠다며 안간힘을 쓰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위지요.


이제 몸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 기운도 납니다. 곁을 지켜주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 잘 전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분노와 증오는 뒤로 하고, 미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지워야겠습니다. 아프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고, 또 내 하루가 얼마나 귀한 일상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갈 거라고 짐작합니다. 매일 매 순간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보다는, 매일 매 순간 누군가를 미워하고 짜증내고 속상해하며 살아가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사람을 증오하는 마음 자체가 나와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거든요. 오히려 그런 마음이 내가 하는 일을 방해하거나, 감정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는 사실도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매일 매 순간 어떤 감정을 품을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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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감정은 좋은 생각을 불러옵니다. 좋은 감정과 좋은 생각은 사람의 의욕과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킵니다. 결국 모든 게 좋아진다는 뜻이지요. 자신의 감정에 관심 가지며 살아야 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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