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경험을 돈이 되는 콘텐츠로 바꾸는 방법
강사로 활동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나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주제입니다. 글쓰기, 책쓰기, 블로그, 사업 등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이 바로 주제입니다.
남들은 주식으로 수억을 벌었다거나, 영어를 원어민처럼 한다거나,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화려한 이력이 있어 보이는데 정작 나는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선뜻 시작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저도 더 심했습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 더할 수 없는 초라하고 루저의 인생. 그런 제가 무슨 글을 쓰고 어떤 강의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러한 막막함이 찾아오는 이유는 강의 주제를 자꾸만 바깥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서점에서 어떤 책이 잘 팔리는지, 유튜브에서 어떤 키워드가 뜨는지 살피다 보면 정작 내가 가진 고유한 색깔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한 주제는 준비하는 과정부터 고통스럽고, 무엇보다 청중 앞에서 이야기할 때 스스로 확신이 안 생겨서 목소리가 떨리게 됩니다. 카페에서 친구랑 마주앉아 수다를 떨 때는 3시간 동안 한 번도 긴장하지 않습니다. 무대와 카페, 그 차이를 알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강의 주제를 잡는 핵심은 거창한 이력을 찾는 게 아닙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크고 작은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돌아보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빈 종이 한 장을 펴놓고 경험 리스트를 촘촘하게 적어 내려가는 과정입니다.
경험 리스트를 쓸 때 제일 큰 방해꾼이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걸 누가 돈 내고 배우겠어"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지요. 세상 모든 사람이 에베레스트 정복법을 배우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집 앞 뒷산을 오르는 방법이나 무릎 아프지 않게 내려오는 요령 등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 저거 내 얘긴데!"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큰 관심과 호기심 갖게 마련입니다.
리스트를 채울 때는 세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면 갈피를 잡기 쉽습니다. 첫째, 내가 시간과 돈을 제일 많이 쓴 분야를 살펴봅니다. 지난 3년간 카드 내역과 일정을 확인해 봅니다. 요리가 좋아서 주말마다 맛집을 찾아다니며 조리법을 연구했는지, 아이 교육을 위해 육아서를 여러 권 읽었는지, 퇴근 후 스트레스를 풀려고 매일 가죽 공예에 빠졌는지 떠올려 봅니다. 내가 즐거워서 파고들었던 그 시간 속에 이미 강의의 씨앗이 심어져 있습니다.
둘째,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묻는 질문을 떠올려 봅니다. 어떻게 그렇게 계획을 잘 세워?, 사진 찍을 때 구도는 어떻게 잡아?, 대화할 때 왜 사람들이 네 앞에서 편해져? 등과 같은 질문들입니다. 나에게는 숨 쉬듯 쉬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잠을 설칠 만큼 간절한 비결일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당연함이 남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가는 지점을 찾으면 됩니다.
셋째,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이겨낸 사례를 적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참한 강의 주제가 됩니다. 10kg 감량에 성공한 경험, 지독한 불면증을 이겨낸 습관, 좁은 집을 넓게 쓰는 정리 기술. 내가 직접 부딪쳐서 깨달은 풀이법은 어떤 이론보다 힘이 셉니다. 수강생들은 강사의 화려한 성공보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그 상황을 빠져나왔는지에 더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리스트 작성이 끝났다면 이제 그 재료들을 다듬어서 강의라는 상품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험을 그냥 나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려면, "문제 → 원인 → 풀이법"의 짜임새를 갖추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먼저, 수강생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정리 정돈이 주제라면 그냥 집을 치우자가 아니라, 퇴근 후 현관문을 열었을 때 쌓여있는 짐을 보고 한숨부터 나오는 분들이라고 정확히 짚습니다.
다음으로, 왜 그걸 못 하는지 뿌리를 짚어줍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의 불안감이나, 수납 가구만 자꾸 사들이는 잘못된 방식 같은 것들을 알려주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겪으며 효과를 봤던 구체적인 풀이법을 알려줍니다. 한 번에 집 전체를 치우려 하지 말고, 하루 딱 10분 동안 서랍 한 칸만 정리하는 법. 여기에 숫자를 섞어서 3분 만에 끝내는 옷 개기 공식 같은 이름을 붙여주면 더 끌리는 콘텐츠가 됩니다.
이렇게 내 삶에서 끌어올린 주제로 강단에 서면 강사 스스로가 제일 먼저 변합니다. 억지로 외운 지식이 아니라 내 몸이 기억하는 이야기를 하니까 표정이 살아나고 몸짓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대본을 잊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 삶의 한 부분을 들려주는 거라서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여유 있게 답할 힘이 생깁니다. 카페에서 친구랑 수다 떨듯이, 긴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청중의 반응도 좋습니다. 강사도 나와 똑같은 고민을 했구나, 그 방법이라면 나도 오늘부터 해볼 수 있겠다 등등 용기를 공감하고 용기 얻어갈 수 있습니다. 내 사소한 재능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빛이 되는 경험을 하는 순간, 강사로서의 자존감이 확 올라갑니다.
강의 주제가 막막하다면, 밖을 보는 눈을 안으로 돌려보면 됩니다. 내가 살아온 모든 시간, 실패했던 순간, 작게나마 해냈던 기억들이 모두 소중한 강의 자료입니다. 지금 바로 종이 한 장을 꺼내서, 나의 경험 리스트를 1번부터 30번까지 적어 내려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 사소한 기록이 평범한 사람을 프로 강사로 만드는 시작점이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