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가르치려 하면 아무도 가르칠 수 없다
수강생 모집이 최대 관건입니다. 특히 초보 강사일수록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내 강의를 듣길 바라지요. 그러다보니, 내 강의는 대학생에게도 좋고 직장인에게도 유익하며 주부나 은퇴를 앞둔 분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확신에 차게 됩니다.
하지만, 강사라면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강의라는 말은 누구에게도 절실하지 않은 강의라는 뜻과 같다는 점입니다입니다. 타깃을 넓게 잡을수록 메시지는 희석되고 정작 내 강의를 꼭 들어야 할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멀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강사 포지셔닝이 모호해지는 이유는 잠재 고객을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수강생 범위를 좁히면 매출이 줄어들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히다 보니 강의 제목부터 내용까지 두루뭉술한 표현들로 채우게 되는 거지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수강생들은 자신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찾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에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명확한 처방전은 타깃 좁히기 방법입니다. 가르칠 대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그들만의 언어로 말을 거는 전략입니다.
첫째, 뾰족한 송곳이 되어야 합니다. 타깃을 좁힌다는 것은 단순히 연령대나 성별을 정하는 수준을 넘어 그들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과 결핍을 파고드는 과정입니다. 뭉툭한 주먹보다는 뾰족한 송곳이 두꺼운 얼음을 더 잘 뚫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타깃을 구체화할 때는 다음 세 가지 필터를 적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대상의 페르소나를 세밀하게 설정해 봅니다. 단순히 사회초년생이 아니라 "이제 막 입사해서 첫 월급을 받았는데 어떻게 저축해야 할지 몰라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재테크 유튜브만 뒤적이는 20대 후반 남성"처럼 그려보는 방식입니다. 대상이 구체적일수록 그들이 느끼는 통증의 지점을 정확히 건드릴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특정 상황에 매몰된 문제에 집중합니다. 글쓰기 강의를 한다면 글 잘 쓰는 법이 아니라 "보고서 반려를 하도 많이 당해서 상사 앞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대리급 직원을 위한 보고서 작법"처럼 상황을 한정 짓습니다. 이렇게 범위를 좁히면 강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수강생은 이것이야말로 내 이야기라고 확신하며 수강 신청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끝으로, 강의 결과물을 단 한 줄로 정의할 수 있게 만듭니다. 모두를 가르칠 때는 결과물도 모호하지만 타깃을 좁히면 결과가 선명해집니다. "이 강의를 듣고 나면 전셋집 계약서 혼자 쓸 수 있다"거나 "한 달 만에 체지방 삼 킬로그램을 확실히 뺄 수 있다"라는 식의 약속이 가능해집니다.
둘째, 대상을 한정 지으면 수강생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타깃이 뾰족해질수록 그 집단 안에서의 입소문은 훨씬 빠르고 강렬하게 퍼집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강사보다 "서른 살 비전공자 개발자 지망생들 사이에서 최고로 꼽히는 강사"가 훨씬 더 탄탄한 팬덤과 높은 강의료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사 본인도 콘텐츠를 준비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가르칠 대상이 명확하니 그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례를 찾기도 쉽고 강의장에서 어떤 유머를 던져야 할지도 분명해집니다. 타겟에 딱 맞는 언어와 사례를 사용할 때 강의의 몰입도는 극대화되며 이는 곧 높은 만족도와 재수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듭니다.
셋째, 용기 있게 범위를 줄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최고의 강사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애쓰지 않습니다. 내 강의가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들을 과감히 걸러내고 내가 진정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소수에게 집중합니다.
지금 자신의 강의 소개서를 다시 읽어보며 혹시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소리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길 바랍니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굳이 수강료 내면서까지 내게 와서 듣지는 않을 겁니다.
범위를 좁히는 것은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확실한 기회를 잡는 일입니다. 모두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오직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타깃을 좁혀보길 권합니다. 타깃이 선명해지는 순간 모호했던 포지셔닝은 저절로 해결되며 그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수강생 입장에서는 두루뭉술하 '좋은 얘기'보다, '와! 이건 완전 내 얘긴데!'라는 생각이 드는 강의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타깃을 좁히고, 오직 한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강의를 설계하길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