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책 1권도 못 읽는다? 사실 정상입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by 글장이


올해는 꼭 책 좀 읽겠다고 다짐하고, 서점에서 한두 권 사고, 며칠은 펼쳐보다가 어느새 책상 한쪽에 먼지가 쌓입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또 같은 다짐을 합니다. 내년에는 진짜 읽어야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라면, 아마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 사실은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란 거지요.


대한민국 성인의 61.5%는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습니다. 이건 느낌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에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38.5%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은 성인이 열 명 중 네 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여섯 명은 한 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숫자도 있습니다. 책을 읽은 사람들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2.4권입니다. 한 달에 한 권도 아니고, 1년에 두세 권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좀 놀랐습니다. 독서 코칭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저만 책을 안 읽는 것 같다"라고 말하거든요.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 눈에 띄니까 그렇게 느끼는 건데, 실제로는 읽지 않는 사람이 압도적 다수입니다.


그러니까 1년에 책 한 권 못 읽었다고 스스로를 탓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이 사회에서, 그건 아주 보통의 일입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게으른 걸까요? 전혀 아닙니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첫째, 콘텐츠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틱톡.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재미있는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5초 안에 자극을 주는 숏폼 영상에 익숙해진 뇌에게 "이 책 앞부분 50페이지는 좀 지루한데 뒤로 가면 재밌어져"라고 말하는 건 솔직히 좀 무리한 요구입니다.


우리 뇌가 게을러진 게 아닙니다. 뇌는 원래 적은 노력으로 빠른 보상을 주는 쪽을 선택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점에서 책은 유튜브에 비해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둘째, 독서 교육이 독서를 싫어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책은 늘 과제와 함께 다가왔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책. 독후감을 위한 독서. 수행평가를 위한 독서.


그 시절 책에 관한 즐거웠던 기억보다 귀찮았던 기억이 더 많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책에 손이 가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책이 싫은 게 아니라, 책에 붙어있던 강제의 기억이 싫은 겁니다.


셋째, 진짜 바쁩니다. 이건 핑계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하면 녹초가 됩니다. 저녁에 가까스로 쉴 시간이 생기면 그 시간마저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습니다. 그 틈에 책까지 읽으라고 하면, 독서는 '쉼'이 아니라 '또 하나의 할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읽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읽으면 분명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을 의무감으로 받아들이면 독서는 시작도 전에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 대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영국 서식스대학교 연구팀이 실험한 적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한 뒤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했더니, 음악 감상, 산책, 커피 한 잔보다 6분간의 독서가 스트레스를 가장 크게 줄여줬습니다. 68%나요.


독서를 오래 해온 사람들에게 왜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공부하려고"라는 대답보다 "마음이 편안해져서"라는 대답이 훨씬 많습니다. 책은 의무가 아닙니다. 조용히 나를 돌보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 하나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고 "그래, 나도 좀 읽어볼까"라는 마음이 살짝이라도 든다면, 거창한 계획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아주 작은 것 하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을 검색해보는 것이죠. 빌리지 않아도 됩니다. 가서 구경만 해도 됩니다. 서가 사이를 걸으면서 눈에 띄는 제목이 있으면 꺼내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는 겁니다. 재미있으면 좀 더 읽고, 아니면 다시 꽂아두면 됩니다. 돈도 안 들고, 의무도 없고, 누가 확인하지도 않습니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수많은 사람이 바로 이 작은 행동 하나에서 독서를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부담 없는 접촉이 시작이었다고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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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책을 한 권도 못 읽었다면, 그건 게으른 게 아닙니다. 시대가 그렇고, 환경이 그렇고, 살기가 그렇습니다. 스스로를 탓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는 건 마음 어딘가에 작은 궁금증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도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그걸로 충분합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두루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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