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독서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읽기 싫어서 안 읽는 것이야 별 문제 없겠지만, 읽고 싶은데도 마음처럼 읽지 못한다면 답답함을 느끼겠지요. 문제는, '읽지 못하는' 것이 어떤 능력의 부재 때문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첫째, 책 읽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 대부분은 "한 번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독서를 노동으로 만듭니다. 재미 있는 드라마는 끝까지 보지만, 재미 없는 드라마는 보다가 끄지 않습니까. 책도 똑같습니다.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나크는 "독자에게는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독서를 즐기기 위한 기본 권리지요. 읽다가 흥미 없으면 언제라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읽는 행위가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둘째, 그들은 "책은 반드시 유익한 것이어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네, 좋습니다. 유익한 책을 읽으면 삶에 도움 되겠지요. 하지만, 이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읽고 싶어서' 읽는 게 아니라,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읽는다는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서, 소설, 에세이 등의 책을 '가볍게' 여기고, 인문학이나 철학 또는 학문적 탐구에 관한 책들만 가치 있는 책으로 여기는 것이죠. 한 마디로, 괜히 똥폼 잡느라 어려운 책만 집어들고는 읽기 힘들다 불평하는 셈입니다.
재미 있는 책이 남는 책입니다. 깊이 있고 어려운 학문도 가치 있겠지만, 공감 능력과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는 데 도움 되는 책도 얼마든지 가치 있습니다.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책' 말고, '읽고 싶은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셋째, 책 읽기가 힘들다 말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어야 한다"라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읽는 모든 내용을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독서라고 믿는 것이지요.
이해하면 좋겠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 나오면 그냥 넘어가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를 하던 습관이 독서에까지 이어져서 그런 겁니다. 몽땅 외우고, 빠짐없이 이해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원인이지요.
읽다가 모르는 부분 나오면 그냥 넘어가도 됩니다. 흥미로운 부분만 집중해서 읽어도 됩니다. 뒤에 가면 앞의 내용이 이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그냥 모르는 채로 넘겨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한 권의 책에서 기억하는 건 전체의 5%도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5%가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나머지 90%를 모조리 이해하려고 애쓰다가 독서 자체를 포기하는 건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원인은 하나로 모을 수 있습니다. 책을 너무 엄숙하게 대한다는 거지요. 재미 없으면 덮어도 되고, 흥미로운 책 먼저 골라 읽어도 되고, 이해 안 되는 부분 그냥 넘어가도 됩니다. 책 마음대로 읽을 자유를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이 진정한 독서를 시작하는 마땅한 태도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