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극복하는 원칙 5단계
두려움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아니, 모든 동물의 본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풀을 뜯어 먹는 노루가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는 순간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주변에서 호랑이나 하이에나가 출몰하기 직전이지요. 풀을 뜯는 것을 멈추고 전력질주를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인간도 다를 바 없지만, 조금 특별한 두려움을 함께 가집니다. 날짐승, 이웃 부족의 침략, 환경의 변화 등 자연으로부터의 공격에 대비하는 두려움은 짐승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실패하면 어쩌나, 거절 당하면 어쩌나 하는 등의 내적 두려움도 함께 갖게 되었지요.
두려움은 사람을 쪼그라들게 만듭니다. 인생의 본질은 확장에 있어 도전하고 성취하고 나아가는 것이 기본이지만, 바로 이 두려움 때문에 주춤하고 망설이는 탓에 삶이 위축되기도 합니다.
두려움은 두 가지 방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하나는 부정적인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먼저, 부정적인 측면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번지점프를 예로 들겠습니다. 점프대에 서면 두렵습니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야 점프를 할 수 있는데, 자꾸만 뒷걸음질 치는 것이죠.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꼼짝할 수가 없습니다.
자, 그렇다면 번지 점프대 위에서 느끼는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혹시 뛰어내리다가 잘못되어 죽거나 다치면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일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저는 아직 한 번도 번지 점프를 하다가 죽거나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적 없습니다. 안전 장치, 안전 요원 충분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실제하지 않는 '만약'이라는 허상 때문에 두려워하는 겁니다.
긍정의 측면은 무엇일까요? 극복입니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면, 극복이란 단어가 세상에 존재할 필요조차 없었겠지요. 극복은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극복은 귀중한 스토리텔링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번지 점프대에서 두려움을 극복하면, 비로소 자유를 만나게 되는 것이죠.
이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계속 뒷걸음질만 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나아가 극복하고 자유를 만날 것인가.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횟수가 늘수록 두려움은 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안전 요원들도 맨 처음 번지 점프를 할 때는 두려웠을 겁니다. 그러나, 한 번 뛰고 두 번 뛰고 열 번 뛰는 동안 그 두려움이 사라진 것이죠. 아득한 높이의 번지 점프대 위에서도 그들은 태연하고 초연합니다. 마치 평지에 서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들은 두려움을 극복한 덕분에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이나 칭찬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지금 하는 일이 실패하면 어쩌나. 제대로 못 해서 욕 먹으면 어떻게 할까. 이번에도 작심삼일로 끝나면 어쩌지......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 우리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미래에 벌어질 일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하기를 바라고, 실패하기를 꺼려하는 습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확률은 늘 반반이란 사실이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확률은 제로입니다. 만약 실패를 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그 실패로부터 뭔가 배우게 될 겁니다. 성공하게 된다면 그 또한 성취감 느낄 수 있을 테고요. 실패든 성공이든 성장하게 된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평화가 아니라 퇴보를 의미하지요.
감옥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저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인생 끝난 줄 알았으니까요. 도저히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 매일 술만 퍼마셨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제가 느꼈던 두려움 중에 실제로 벌어진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제 머릿속에서 펼쳐진 망상에 불과했던 것이지요.
감옥 안에 있을 때는 두려움을 직시했습니다. 대체 무엇이 두려운가! 저 자신한테 수도 없이 물었습니다. 두렵기는 한데 무엇이 두려운지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었지요. 그래서 결단했습니다. 두려움의 실체를 만나기 전까지는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그 후로 저는 준비했습니다. 언젠가 두려움의 실체를 만나게 되면 당당히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할 테니, 그 때를 대비해서 힘을 길러놓자. 매일 글 쓰고 책 읽었지요. 치열했습니다. 남은 인생에서 그 때처럼 쓰고 읽으라면, 글쎄요, 자신없습니다.
쪼그라들어 있을 때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근성과 패기를, 쓰고 읽는 동안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제가 읽은 모든 책에는 '두려움과 맞서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작가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고 사례가 다르고 경험이 달랐지만, 결국은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두려움을 어떻게 떨쳐버리고 극복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내용이었죠.
때로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 그 최악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진지하게 가정해 봅니다. 그런 다음, 최악의 상황보다는 조금이라도 낫게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준비합니다. 언제나, 예외없이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준 이유는 살아남으라는 신호이지 물러서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나아가며 삶을 확장하고, 더 나은 인생을 건설하라는 깊은 의미입니다.
우리가 무슨 예수나 부처도 아니고, 두려움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일 테지요. 허나, 이왕 품게 되는 두려움이라면 그것을 제대로 활용해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써먹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첫째,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지 실체를 명확하게 밝힌다.
둘째, 그 두려움의 끝에서 만나게 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본다.
셋째,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한다는 각오로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넷째,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나와 내 삶을 뿌리째 뽑아내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 사실을 믿는다.
다섯째, 모든 결과에 대해 배울 점을 하나 이상 찾고 기록하여 같은 실수나 실패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다.
원칙, 공식, 법칙...... 이런 말 싫어했습니다. 뭐 그냥 대충 살면 되는 거지 라고 생각했었지요. 글 쓰고 책 읽으면서, 인생에도 원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학 공식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삶을 지탱하는 중심을 잡아내기엔 충분했습니다.
위 다섯 가지 원칙으로, 저는 두려움과 맞서 싸웁니다. 많이 당당해졌습니다. 제법 이룬 것도 많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칙을 세워두니까 어떤 선택과 결정 앞에서 망설이는 일이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에너지가 남으니까, 그 에너지를 모아 진실로 필요한 곳에 몰빵합니다. 더 성장하고 더 성취하게 되었지요.
두려워서 몸을 떨었을 땐, 그래서 뒷걸음질 쳤을 때는 항상 후회했습니다. 바보 같이 왜 그랬을까. 하지만 뭐가 됐든 한 번 부딪쳐 보자 도전했을 때는 한결 같이 뿌듯했고 기분 좋았습니다. 저는, 두려움 덕분에 삶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수많은 두려움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 겁니다. 신의 의도이자 계산이니까요. 당신이 만든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 지,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