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중심 딱 잡고 살아가기
할 줄 아는 일도 없고, 딱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먹고 살 길이 막막했지요. 그러다가 문득 글을 쓰고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을 한 곳이 바로 감옥이었습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썼습니다. 며칠 그렇게 했더니 같은 방을 쓰는 수감자들이 슬슬 방해를 하고 시비를 걸더군요.
교도관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내가 글을 쓰면서 살고자 하니 가능하다면 독방으로 옮겨달라고 말이죠. 그때 제 앞에 앉아 있던 뚱뚱하고 안경 쓴 교도관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여기 있을 땐 여기 생활에 충실하세요. 돈도 안되는 일을 뭐하러 하려고 합니까. 다들 이 안에서 뭔가 해 보려고 하지만, 반짝하고 말아요. 그냥 몸이나 만드세요."
틀린 말 같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맞는 말 같지도 않았습니다. 갈등했지요. 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치 제가 '작가'라는 허영에 빠진 사람인 것 같은 취급을 받은 느낌이었죠.
맨 처음 인력시장을 찾았을 때, 사무실 소장이 저를 위아래로 훑으면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이런 일 안 해 본 사람 같은데 할 수 있겠냐고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 돈을 벌어야 가족이 먹고 사니까, 당시에는 절실함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꼰대 같은 일꾼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함께 일한다고 해서 자기 일당을 빼앗기는 것도 아닌데, 허구헌날 저한테 그냥 집에 가라고 윽박지르곤 했습니다. 텃세를 부리를 거지요. 현장에서 일 못한다는 잔소리를 들으면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고 싶습니다. 일당 9만원 손에 쥐기 위해 꾹 참고 일했습니다.
막노동 현장에서 제 마음대로 일이나 사람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욱하는 감정에 받아치면 싸움밖에 되지 않고, 그리 되면 결국 일감을 받지 못하니 저만 손해였습니다. 방법이라고는 그저 꾹 참는 것밖에 없으니 몸도 마음도 지칠뿐이었지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연세 탓인지 밖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전부 다 곧이곧대로 듣습니다. 이름조차 모르는 어떤 풀떼기가 간에 좋다는 말을 듣고 와서는 산으로 들로 그 풀을 뜯으러 다니신 적도 있습니다. 간에 좋기는커녕 무릎만 상했습니다.
척추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아야 했을 때도 주변에서 근거도 없이 수술 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왔지요. 제가 설득하느라 아주 진을 뺐습니다. 심장 혈관이 터지기 직전까지 위험한 순간에 이르렀을 때에도 어느 영감이 수술 받지 않아도 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바람에 큰 일 날 뻔했지요.
지난 여름에 주변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해서 짐까지 다 싸 놓았다가, 운세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짐을 다 풀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아무 일 없을 거란 소리를 듣고는 이틀만에 다시 짐을 싸서 결국 다녀오신 적도 있습니다.
강의도 열심히 듣고 글도 잘 쓰다가 갑자기 중단했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책 쓰는 것 시간 낭비라고 했다네요. 공저 프로젝트 참여한 사람이 갑자기 멈추길래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공저 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꾸준하게 열심히 하던 사람이 그렇게 해 가지고는 돈 못 번다는 말을 듣고 딱 멈춰 버립니다. 감사일기 좋다고 하니까 감사일기 쓰다가, 유튜브가 돈이 된다 하니 또 유튜브 했다가, 1인기업 해야 한다는 소릴 듣고는 다시 1인기업 한다고 준비합니다.
글 쓰면 좋다 하니 글 쓰다가, 아무 소용없다고 하니 다 때려치웠다가, 다시 주변 사람들 책 낸다 하니 자기도 글 쓴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아무 문제없이 사람과 잘 지내다가 주변 소문에 그 사람 엉망이라 하니 관계를 딱 끊고, 그러다가 그 사람 잘 나간다 하면 또 친한 척 살살거립니다.
교도관의 말을 듣고 글쓰기를 포기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의 삶은 만날 수가 없었겠지요. 인력 시장에서 꼰대의 말만 듣고 일을 접었더라면, 아마 그 시절 우리 가족 배 쫄쫄 곯았을 겁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 자신과 남한테 피해만 주게 될 테니까요. 남의 말을 듣고 뭔가를 하면 반드시 후회합니다. 후회는 결국 남 탓으로 돌아갑니다.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상처만 주는 것이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인생이었습니다. 살기 위해 별짓을 다 해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 이 만큼 삶을 일궈낸 것은 두 가지 원칙 덕분입니다.
제 인생 원칙입니다. 얼핏 보면 아주 고집 센 이기주의처럼 느껴집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은,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얕습니다. 진정한 친구? 진정한 조언? 글쎄요. 저는 지금껏 그런 경우 만나 본 적 없습니다.
다들 자기 입장에서 그저 툭 던지는 한 마디를 조언으로 생각합니다. 아무 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참고 정도 할 만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 '툭 던지는 조언'에 목을 맵니다.
한 번 물어 보세요. 지금 나에게 건넨 그 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정색을 하고 물어 보세요. 당신이 내 인생 책임질 수 있습니까? 당신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이 책임질 겁니까? 아마 이 질문에 책임지겠다고 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책임도 지지 않을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는 것이 과연 마땅한 일일까요?
어렵고 힘들어도 깊이 생각하고 중심 잡아야 합니다. 자기 인생을 책임질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럴수록 책임감 가져야 합니다. 내 인생 내가 책임지겠다는 생각만 하면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습니다. 명심하세요! 다른 사람 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쉽고 간단한 일로 성공했다는 말 들어 본 적 없습니다. 쉽고 간단하다는 광고도 막상 들어가서 보면 할 일이 태산입니다. 과장 광고였던 것이죠. 세상에 쉬운 일 없습니다. 성취와 보람을 느낄 만한 일은 전부 다 어렵고 힘들고 불편합니다. 어렵고 힘들고 불편한 일을 해야 결과가 좋다는 뜻입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더 힘들고 어렵고 불편한 일을 선택하십시오. 그러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몸도 마음도 편안한 일이라면, 글쎄요, 낮잠이나 술자리나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지금 숨이 컥컥 차오르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겁니다. 반대로, 그저 만만하고 할 만하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당장 멈춰 생각하고,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괜찮다. 쉬어라." 때로 요런 달콤한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마귀입니다. 자기 인생은 치열하게 만들어 놓고, 다른 사람한테는 쉬라고 하다니! 괜찮기는 뭐가 괜찮습니까. 지금 세상이 얼마나 냉혹하고 살벌한데 뭐가 괜찮다는 말인가요.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뭐가 됐든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사람의 말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가만히 살펴 보세요. 그들은 무엇이든 하지 말라고만 합니다. 하라고 권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들 인생 자체가 멈춰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 발목을 잡는 것이죠.
자신이 경험하고, 자신이 판단하고, 자신이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고나서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지겠다는 태도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두려움과 불안 따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