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소리
나도 글을 제법 쓰는 편이라, 이은대 작가의 글쓰기 시연은 별로 도움되지 않았다.
이은대 작가의 글은 다소 강성이라 읽기 불편하다.
전과자, 파산자, 막노동꾼의 글이라 그런지 거칠고 투박하다.
깊이 생각할 거리가 없어서 가볍게 느껴진다.
입에 담지도 못할 만큼 더한 이야기도 많지만 여기에에서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보니 어떤가요? 만약 여러분 중에 누군가가 책을 출간했는데 위와 같은 후기를 읽는다면, 기분 괜찮겠습니까?
아마 속상하고 불편할 겁니다. 때로 화가 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 다시는 글 쓰지 않겠다고 작정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꼭 알고 계셔야 합니다. 제가 다 조사해 봤는데, 제 책을 읽고 저런 후기를 남긴 이들은 모두 하나 같이 "책을 쓴 적도 없고, 글도 제대로 공부한 적 없고, 독서도 그닥 많이 하지 않는"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란 사실입니다.
첫 책을 출간한 지 7년 지났습니다. 그 사이 여섯 권을 더해 총 일곱 권의 개인 저서를 냈지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비평을 받았는데요. 거의 악성에 가까운 평가들은 죄다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 한 겁니다.
반면, 저처럼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며 꾸준히 독서하는 사람들은 같은 평가를 해도 저를 배려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주었습니다.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고 책 읽는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죠.
일을 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평가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점수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후한 점수를 받으면 기분 좋고, 형편없는 점수를 받으면 속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평가를 받든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초보 작가일수록 멘탈이 약합니다. 온라인상에 자신의 책에 대한 나쁜 평가가 올라오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 받기도 합니다. 이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유가 분명합니다.
첫째, 글 쓰고 책 읽는 삶을 살아가는 나와 비슷한 이들은 결코 '상처를 주는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좋은 말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조언을 건넨다는 말이지요. 자기 생각이라고 해서 작가 입장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채 마구 떠들어대는 족속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둘째, 나보다 못한 사람의 평가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작가는 독자의 평가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자도 독자 나름이지요. 자신이 독자라는 이유로 작가한테 마구 상처를 줘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보다 더한 갑질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비평은 독자의 자유 아니냐고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 독자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 자유니까요.
셋째, 어떤 일을 하든 같은 길을 걷는 사람한테 에너지 받아야 합니다. 독자와 청중은 나름의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삐딱하게 말하고 있습니다만, 저도 또 다른 분야에서 독자인 동시에 청중이니까요. 내 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서로의 삶에 동질성을 느끼는 이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것이 훨씬 이롭습니다.
권리? 인권?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놈의 권리와 인권을 강조한 결과가 무엇입니까? 해도 너무합니다. 도가 지나쳤습니다. 지금 당장 온라인 접속해서 아무 기사나 눌러 댓글 한 번 살펴 보세요. 그야말로 시궁창입니다. 아무말 대잔치입니다. 사람이 사람한테 하는 말이라고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처참한 막말들이 난무합니다.
그 사람이 공인이라는 이유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상처를 줄 권리는 우리에게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해도 세상에는 항상 날을 세워 타인을 물고 뜯으려는 족속들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그들을 모두 없앨 수는 없으니, 이제 우리 스스로 마음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작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모두의 입맛에 딱 맞는 글을 써야 한다는 법도 없고,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도 없습니다.
책 쓰는 사람 중에 다른 사람 '깔려고' 작정하고 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모두가 '좋은 마음'으로 글 씁니다. 비록 실력이 부족하고 연습량이 미치지 못해 다소 성에 차지 않는 책을 내놓을 때는 있습니다. 당연히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실력을 쌓아야겠지요. 이것은 작가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허나, 부족하다는 이유가 비난 받아도 될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제 글과 책에 대한 비난은 피식 웃고 넘어갑니다. 읽어 보면 압니다. 이 사람이 지금 진심으로 나를 위해 조언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까고 있는지. 바보가 아니면 다 알 수 있지요. 대신, 우리 자이언트 작가의 글이나 책을 모욕하는 비판은 절대로 참지 않습니다. 꼭 알려줄 겁니다. 다른 사람 향해 손가락질할 자격 누구에게도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자기 삶의 이야기를 백지 위에 펼쳐놓는 행위가 왜 이토록 힘겨워야 하고, 왜 이토록 남의 눈치를 봐야 하며, 왜 이토록 갈등하고 걱정하고 근심해야 하는 일이 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남을 돕겠다는 선한 마음이 욕 먹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밀려 좌초하는 일 결코 없어야 합니다.
초보 작가님들이나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 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귀에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와이파이는 당신의 심장과 연결하십시오. 마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진짜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당신이 어떤 글을 쓰든 세상에는 비난하는 존재가 있게 마련입니다. 초점을 그들에게 맞추면 영원히 상처만 받게 됩니다.
당신은 글을 쓸 자격 충분하고,
당신은 글을 제법 잘 쓰고 있으며,
당신은 이미 작가입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