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정리하는 시간
한 동안 쉬지 못했습니다. 독이 오른 것도 아니고, 다시 욕심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정규 프로그램에 조금 더 정성을 쏟았을 뿐입니다.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멈추기로 했습니다. 아니,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늘이 그 첫날입니다.
제주 바람은 찹니다. 일기 예보에서 말하는 온도를 그대로 믿을 수 없습니다. 옷을 든든히 챙겨오길 잘했습니다. 해질 무렵에 도착했습니다. 꽤 오랜만이다 싶긴 했지만, 6년이나 지났는 줄은 몰랐습니다. 열심히 살았나 봅니다. 다시 만났습니다, 제주.
여행 다녀온다는 소식을 강의 시간에 전하고, 인스타그램에도 사진 몇 장 올렸습니다. 잘 다녀와라, 행복한 시간 보내라, 좋겠다, 부럽다 등등 많은 분들이 인사를 보내 주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참 듣기 좋은, 행복한 인삿말이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여행 떠나시는 걸 보니 제가 다 설렙니다.
대표님의 휴가에 제 마음이 다 편안해집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왜 이런 말이 듣기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마치 제 마음을 대신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저 자신한테 말해 주고 싶었거든요. 잘 생각했다. 이제 좀 쉬어도 된다. 모든 걸 내려놓고 푹 쉬자. 잠시 멈추자. 호흡 좀 하자.
일도 많았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제 삶을 거쳐간 수많은 사건과 관계가 있었지요. 사랑도 있었고 상처도 많았습니다. 행복하다 말하고 아프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내가 어떤 상황이든 시간은 흘렀고, 인생은 지나갔지요. 시간은 화살처럼, 제 삶에 자국을 남겼습니다.
제 인생, 다시 생각해 봐도 기가 막힙니다. 어떻게 그런 일들이 다 일어났을까요. 저는 어떻게 그 숱한 고난을 다 거쳐 여기까지 온 것일까요. 때로 신기하기도 하고, 때로 뭉클하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은, 즐긴다기보다는 생각을 좀 정리하는 시간 가지며 보내려 합니다. 이렇게 멈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한 탓에 삶을 몽땅 잃어버린 적 있었지요. 이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겁니다.
3월부터 "라이팅 코치 양성과정"을 론칭합니다. 제 2의 이은대, 제 3의 이은대를 만들기 위한 시작입니다. 지난 7년 동안 제가 배우고 익힌 모든 것들을 응축하여 8주 과정에 담았습니다. 돈을 버는 것은 물론이고, 의미와 가치 듬뿍 가질 수 있는 사업을 더 많은 이들이 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새로운 사업 론칭을 앞두고, 이렇게 겨울 여행을 온 것이지요.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려는 생각보다는, 멈추고 돌아보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3박 4일 작정하고 왔는데, 첫날부터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여행 오길 잘했습니다.
제주도 푸른 밤. 밤이 푸르다는 말, 제주도의 바다를 일컫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니까, 그래서 밤도 푸른 빛을 띈다는 소리인 줄 알고 살았습니다.
제주도 푸른 밤. 마음이 맑아진다는 뜻이었네요
지금 행복하십시오!